
편의점 매대를 가득채운 바나나맛 우유, 온라인커뮤니티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의 편의점을 새로운 쇼핑 명소로 찾고 있다. 면세점과 백화점이 필수 코스였던 과거와 달리 한국인의 일상을 가까이서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편의점을 찾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21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방한 외래관광객은 476만 명으로 전년 대비 23% 증가하며 1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3월에는 외국인 입국자가 204만 6000명으로 월 기준 처음 2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렇게 늘어난 발길이 향한 곳 중 하나가 편의점이다. 관광객들은 라면과 삼각김밥, 바나나우유 같은 한국 먹거리를 직접 맛보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만의 음식 조합을 만들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며 편의점을 하나의 체험 공간으로 즐기고 있다.
수치로도 확인된다. 지난해 CU의 외국인 매출은 전년 대비 101.2% 증가했고, GS25는 74.2%, 세븐일레븐은 60% 늘었다. 특히 명동·홍대·성수·인사동 등 관광객 밀집 지역의 성장률이 일반 상권을 크게 웃돌았다.
CU가 봉지라면 100여 종을 갖춘 ‘라면 라이브러리’ 콘셉트로 운영하는 홍대상상점의 경우 지난해 외국인 매출 비중이 약 70%에 달했다. GS25의 외국인 결제 수단은 알리페이와 위챗페이가 전체 금액의 97.7%를 차지했다.
편의점 인기에는 온라인의 힘이 컸다. 중국 SNS 샤오훙수에는 ‘한국 편의점 필수 구매템’, ‘편의점 추천 리스트’ 같은 게시물이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들 게시물에는 빙그레 딸기우유, 오뚜기 참깨라면, HBAF 와사비맛 아몬드 등 편의점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제품이 추천 품목으로 자주 등장한다.
자신만의 조합을 즐기는 문화도 퍼졌다. 바나나우유와 파우치형 헤이즐넛 커피를 얼음 컵에 섞는 ‘뚱바라떼’가 대표적으로 모델 헤일리 비버도 지난달 한국 편의점에서 맛본 뒤 인스타그램에 후기를 남겼다.
이런 흐름은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체험형 여행’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 ‘2026년 세계 여행 트렌드 보고서’를 보면 MZ세대 응답자의 89%가 여행 중 현지 간식을 즐길 시간 확보를 중요하게 꼽았다. 한국 편의점이 식문화를 가장 손쉽게 체험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다.
마트 장바구니에서도 변화가 읽힌다. 롯데마트가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에서 2025~2026년 1~5월 외국인 관광객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가장 꾸준히 팔린 상품은 오리온 ‘비초비 대한민국 125g’으로 10개월 중 9개월간 판매 1위에 올랐다.
다만 올해 들어 장바구니의 성격이 달라졌다. 지난해 같은 집계에서 비초비, 농심 빵부장, 밀크 클래식 쌀과자, 롯데 제로 후르츠젤리, 빙그레 바나나우유, 허니버터아몬드 등 단맛 과자와 디저트가 상위권을 채웠다면 올해는 라면과 짭짤한 스낵의 존재감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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