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qoo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숨진 교사들 유서에 반복된 말 [플러스 인터뷰]

무명의 더쿠 | 06-20 | 조회 수 2533

"교사는 항상 누군가한테 사과하고 있어요. 누군가한테 항상 사과하고 있더라고요."

박두용 교사유가족협의회장은 지난 3년 동안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교사의 유가족들을 마주해 왔다. 그가 수많은 자료를 검토하며 반복적으로 확인한 건, 교사들의 유서와 마지막 기록이었다.

예외 없이 이런 문구가 적혀 있었다고 했다.
 

죄송합니다 / 잘못했습니다 / 앞으로 잘 살피겠습니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초·중·고교 교사는 107명이다. 사망한 교사들의 유가족, 그리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살아남은 생존 교사들은 2023년 9월 ‘교사유가족협의회’를 만들었다. 현재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교사 13명의 유가족이 함께하고 있다.

본래 IT 업계에서 일했던 박 회장이 이 일에 뛰어든 건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 이후다. 숨진 교사는 그의 사촌동생이었다. 당시 경찰은 동생의 죽음을 개인사로 설명했다.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뛰어든 그에게, 다른 유족들의 연락이 잇따랐다.

 

■ "교사들, 모순 속 양자택일 강요받아"

박 회장은 교사들이 계속해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유를 "의무는 있는데 권한이 없기 때문"이라고 봤다.

"예컨대 학생 간 다툼이 발생하면 교사는 이를 해결할 책임을 지는데, 사실 확인을 위해 CCTV를 열람하거나 상황을 증거로 남기려 영상을 찍으면, 오히려 아동학대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고소를 당해요. 교사가 모순 속에서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는 거죠. 왜 이 권한 없는데 행사했냐. 근데 안 하면 왜 선생인데 책임을 지고 안 하냐. 이게 계속 들이밀어지는 거예요."

박 회장은 교사들이 놓인 처지를 이렇게 묘사했다.

"칼도 없고 방패도 없는데 포크 하나, 조그마한 이쑤시개나 주고 해결해라. 이런 꼴이죠."

그는 악성 민원의 본질이 '반복'에 있다고 잘라 말했다. 한 학부모가 교사에게 한 번 요구하는 것은 견딜 수 있을지 몰라도, 그것이 20~30명의 학부모로 늘어나고, 매일 밤낮과 주말까지 반복되면 교사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박 회장이 민원 창구의 분리를 주장하는 이유다. 교사 개인이 모든 민원을 직접 상대하게 하는 구조부터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학부모 한 사람 입장에서는 1이나 2만큼밖에 요구 안 했다고 볼 수 있어요. 그런데 그게 20명이 되면 40이잖아요. 선생님은 견딜 수 있는 건 10인데. 나머지 30을 적어도 누군가가 대신해 주는 그런 매뉴얼, 그런 장치가 있다면 10으로 견딜 수가 있잖아요."

■ "순직 인정 부담은 유가족 몫…파산 각오해야"

박 회장은 교사가 사망한 뒤 남겨진 가족들의 삶에 대해서는 아무도 충분히 말하지 않는다고 했다.

"비참 그 자체죠. 직업을 잃고, 빚에 시달리며 아이들은 PTSD에 시달리는 삶."

교사가 사망하면 유족들은 진상조사와 순직 심의라는 벽에 부딪힌다. 박 회장은 경찰이나 소방, 군인과 달리 교사 직군은 지원 체계가 사실상 전무하다고 했다.

현재 알려진 교사 직군의 순직 인정률은 21%. 박 회장은 이 통계가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사망자가 100명이 있으면 다른 직군은 80명, 90명이 순직 신청을 하는데 교사분들은 애초에 100명 사망하면 10명 신청을 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누적 집계된 자살 사망 교사가 550명에 이르지만, 이 가운데 순직 신청자는 50명에 불과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박 회장은 특히 교사 순직 절차에서 입증 책임을 오롯이 유족이 떠안는 점이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유족들이 고인의 순직을 신청하는 이유는 보상금이 아니라 명예 때문이라고 했다.

"포렌식 비용, 변호사 및 노무사 비용 등 수천만 원이 드는 과정을 견뎌내야 하는데, 순직을 만약에 도전하다가 못 받으면 정말 파산하는 상황이 되는 거예요. 돈은 순직이 인정된다고 해도 진짜 오히려 더 마이너스가 돼요."

 

https://n.news.naver.com/article/056/0012203342

 

[주의] 이 글을 신고합니다.

  • 댓글 17
목록
0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 투쿨포스쿨 무드 프라이밍 아이즈 체험단 30명 모집 97
  • [공지] 언금 공지 해제
  •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6
  •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74
  •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32
  •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23
  •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 모든 공지 확인하기()
    • 최근 일본인이 뽑은 90년대 대표 일본 여배우 TOP3.jpg
    • 06:01
    • 조회 146
    • 이슈
    1
    • 아이티 셰프가 만든 퓨전 떡볶이 🇰🇷🇭🇹
    • 05:22
    • 조회 637
    • 이슈
    2
    • 챌린지에 진짜 진심인듯한 마이티마우스+김종국조카
    • 04:49
    • 조회 723
    • 유머
    3
    • 새벽에 보면 등골 서늘해지는 괴담 및 소름썰 모음 48편
    • 04:44
    • 조회 168
    • 유머
    • 멋진 신세계 이전까진 아직 프로가 아니었던 허남준
    • 04:44
    • 조회 1333
    • 이슈
    2
    • 핑계고 김지선이 말아주는 썰 한번만 봐줄사람
    • 04:39
    • 조회 1343
    • 이슈
    5
    • 🇮🇩⛴️ 속보 | 인도네시아에서 한 남성이 페리에서 아내를 바다로 던졌다. 다행히 그녀는 난간에 매달려 완전히 떨어지지 않았다. 구조된 후, 여성과 그녀의 가족은 남성이 정신 질환을 앓고 있어 고소를 하지 않았다.
    • 04:37
    • 조회 1517
    • 이슈
    3
    • 민경누나 라디오스타 예고
    • 04:33
    • 조회 836
    • 이슈
    1
    • 콩콩 새시리즈하는데 또 예의차린 김우빈 보고 질색하는 이광수 도경수 봐줘
    • 04:28
    • 조회 806
    • 이슈
    1
    • 예의 바른 앵무새가 된 사연
    • 04:19
    • 조회 337
    • 유머
    1
    • 눈낮은것보다높은게낫지않냐는데 ㅇㅈ합니다
    • 04:15
    • 조회 863
    • 이슈
    • 96년의 역사 동안 남성 월드컵에는 공개적으로 동성애자 또는 양성애자라고 밝힌 선수가 한 명도 없었습니다.
    • 04:12
    • 조회 2673
    • 이슈
    18
    • 갑자기 유준이 영어천재로 만드네 ㅋㅋ
    • 04:07
    • 조회 1123
    • 이슈
    4
    • 유쥰아 그래도 이번엔 밥 먹자
    • 04:05
    • 조회 555
    • 이슈
    1
    • 사고 속출하는 설악산
    • 04:02
    • 조회 1683
    • 기사/뉴스
    9
    • 베몬 스쿨어택 미공개 drip 무대 떳는데 편집추정이유가
    • 03:53
    • 조회 826
    • 이슈
    1
    • 친애하는X 5화 최애씬 "그게 싫으면 무릎 꿇고 한번 빌어볼래요? "
    • 03:50
    • 조회 846
    • 이슈
    5
    • 언니 신세대시네요 하자마자 영심이 얘기하는거 진짜 너무 웃겨서 쓰러질것같다
    • 03:48
    • 조회 1020
    • 이슈
    • 고아성언니 첫 소절 시작하자말자 그냥 바루 함박웄음 지음
    • 03:45
    • 조회 1094
    • 이슈
    1
    •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발의한 민주당 국회의원들 이훈기 권향엽 최민희 정진욱 장종태 이광희 황운하 김현 조인철 양부남 박지원 정준호
    • 03:44
    • 조회 932
    • 정치
    12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