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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집값보다 더 빨리 뛰는 주거비…‘월세화’에 짓눌린 2030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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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2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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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결혼을 앞둔 30대 이아무개씨는 최근 서울 송파구에서 신혼집을 구하다가 난관에 부닥쳤다. 이씨는 신혼부부 특별공급에 당첨돼 2028년 입주를 앞두고 있는데, 2년가량 임시로 거주할 집을 구하는 일이 예상보다 어려웠기 때문이다. 전세 매물의 씨가 마르자 월세로 눈을 돌렸지만, 소형 아파트조차 월세가 200만~300만원에 달하는 경우가 수두룩했다.

이씨는 "전세가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월세 매물을 둘러봤지만, 정작 가격을 보면 엄두가 나지 않았다"며 "아파트 중도금 대출이자에 월세, 관리비까지 고려하면 사실상 번 돈을 모두 집에 써야 하는데, 이렇게 사는 게 맞나 싶어 집을 알아볼 때마다 한숨만 나온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재학생 김소라씨(가명·25)도 최근 방학을 앞두고 학교 인근에서 자취방을 구하려다 계획을 접었다. 부동산을 둘러본 결과 원룸 월세 시세가 최소 100만원이라는 이야기를 접하면서다. 월세가 100만원 이하인 매물은 보증금이 5000만원 이상으로, 대학생들이 거주하기에는 부담이 컸다. 김씨는 "사실상 잠만 잘 수 있는 단칸방에 매달 100만원을 내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차라리 본가에서 생활하면서 KTX로 서울을 오가는 비용이 더 경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서울 주택의 전체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중이 70%에 육박하며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5월31일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매, 월세 매물 정보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서울 주택의 전체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중이 70%에 육박하며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5월31일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매, 월세 매물 정보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집값보다 더 뛴 월세…고액 월세도 늘었다

서울 전세시장의 매물 감소와 가격 상승이 월세시장으로 번진 가운데 월세 매물마저 줄어들면서 월세까지 동반 상승하고 있다. 특히 노원구 등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서울 외곽 지역에서 월세 상승세가 두드러지면서 서민들의 주거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는 집값보다 월세가 더 빠르게 뛰고 있다. 올해 1~5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2.71% 상승한 반면, 월세통합가격지수는 2.8% 오르며 상승 폭이 더 컸다. 거래에서도 고액 월세 비중이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1년간(지난해 6월11일~올해 6월10일)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 가운데 월 200만원 이상 고액 월세 비중은 17.81%(2만399건)로 집계됐다. 1년 전(14.98%)보다 2.83%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문제는 이 같은 월세 상승이 강남권 등 고가 지역보다 노원구·강북구·도봉구 등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서울 외곽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강남권 고가 주택이 월세시장을 주도했다면, 최근에는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외곽 지역에서도 월세 부담이 빠르게 커지면서 실수요자의 주거비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서울 권역별 월세통합가격지수 상승률을 살펴보면 올해 1~5월 강북 지역 상승률은 3.3%로 강남 지역(2.36%)을 웃돌았다. 자치구별로는 성북구가 5.02% 오르며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외곽 지역의 월세 상승세는 이미 상승 체감 수준을 넘어섰다. 올해 5월 신규 계약 기준 강북구 아파트 평균 월세는 98만6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7만9000원)보다 45.2% 급등했다. 매매가격 상승세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던 도봉구 역시 평균 월세가 88만3000원으로 지난해 5월(77만9000원) 대비 13.4% 올랐다. 세후 월급이 300만원인 직장인이라면 월세와 관리비로만 소득의 3분의 1 이상을 지출해야 하는 셈이다.

시장에서도 서울 외곽지역의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고액 월세 계약이 잇따르고 있다. 은평구 DMC센트럴자이 전용 84㎡는 지난 3월 보증금 1억원에 월세 350만원으로 계약됐고, 강북구 한화포레나미아 전용 84㎡는 지난달 보증금 5000만원·월세 310만원에 거래됐다. 노원구 월계센트럴아이파크 전용 84㎡ 역시 지난 4월 보증금 1억원, 월세 270만원에 임대차 계약이 체결됐다. 임대인들이 전세 대신 보증금을 낮추고 월세를 높이는 방식으로 임대 조건을 바꾸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오른 월세를 감수하더라도 집을 구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6월10일 기준 서울 아파트 월세 매물은 1년 새 12.7% 감소했다. 특히 매물 감소는 강북구(-62.4%), 구로구(-61.8%), 중랑구(-58.5%) 등 외곽 지역에 집중됐다. 강북구의 경우 10일 기준 아파트 월세 매물이 55건에 불과하다.

월세 부담 증가는 아파트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1인 가구가 밀집한 대학가 원룸과 빌라촌에서도 실질 주거비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 자치구 중 1인 가구 비중이 가장 큰 관악구에서 최근 한 달간(5월15일~6월15일) 체결된 연립·다세대주택의 평균 월세는 45만원으로 전년 동기(47만3000원)보다 소폭 낮아졌다. 그러나 같은 기간 평균 보증금은 7916만원에서 1억919만원으로 37.9% 급등했다. 서울시 비아파트 평균 전월세전환율(연 6.0%)을 적용하면 실질 주거비는 1년 사이 월 12만7000원(26.8%) 증가한 셈이다. 단독·다가구 주택과 오피스텔 역시 실질 주거비 부담이 각각 6.7%, 3.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무주택 청년, 월세화로 자산 격차 더 벌어져

전세의 월세화로 전세와 월세가 동반 상승하고 있음에도 정부는 최근 전세시장 축소를 두고 '시장의 정상화 과정'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전세 의존도가 과도하게 높았던 국내 주거 구조가 월세 중심으로 재편되는 것은 불가피하며, 오히려 비정상이었던 시장 구조를 바로잡는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월세 중심 시장으로의 전환 속도를 서민의 소득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주거 부담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자산이 부족한 2030 세대의 부담이 급격히 증가하는 양상이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39세 이하 가구주의 월평균 명목소득은 539만500원으로 전년 대비 1.7% 감소했다. 전체 연령대 가운데 명목소득이 줄어든 계층은 39세 이하 청년층이 유일했다. 반면 같은 기간 39세 이하 가구주의 월평균 실제 주거비 지출은 21만2400원으로 1년 전보다 11.6% 증가했다. 소득은 줄어들고 주거비는 늘어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청년층의 체감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실제로 최근 집값 상승과 전세의 월세화, 월세 급등은 무주택 청년층의 자산·소득 격차를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순자산과 소득이 모두 하위 20%(1분위)에 속하는 가구 가운데 20·30대 비중은 2020년 7.9%에서 지난해 15.2%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https://v.daum.net/v/2026062017015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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