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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촌스럽죠? 그런데 빠져들죠?"…심은지 작곡가, '러브 이즈'의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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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20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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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body, Come on now, Say 트-트-트-트라이앵글'


의미 없이 튀어나오는 랩.


'영원할 거라고. (워어어) 계속될 거라고 약속해. my love~'


클리셰 가득한 가사.


'설마 너 이러면 어떡하지. 저러면 어떡하지. 그러고 있을 거야 보나 마나 뻔하잖아 uh. 그만하고 대답해 줄래?'


촌스러운 나레이션.


분명 어설프고 촌스러운데, 자꾸 귀에 남는다. 노래가 시작되는 순간, 2000년대로 소환된다. 세대를 넘어 모두의 귀를 사로잡았다.


이 곡은 처음부터 성공할 수밖에 없었다. 당대 히트곡을 하나하나 분석해, 공통분모를 찾아냈다. 그 중 가장 강력한 요소들만 골라 철저히 설계한 것. 


영화 '와일드 씽'(감독 손재곤) 극 중 3인조 혼성 그룹 '트라이앵글'의 '러브 이즈'(Love is)가 관객들의 향수를 제대로 자극했다.


'러브 이즈'는 심은지 작곡가가 썼다. 이효리, 싹쓰리, 아이유, 트와이스, 데이식스, 원더걸스, 수지, 2PM, 샤이니, 권진아 등 그의 멜로디를 부른 스타만 수십 명이다.


이번에도 '심은지 사운드'를 완성했다. 그의 전매특허, 그때 그 시절을 소환했다. 심은지 작곡가에게 '러브 이즈'(Love is)의 숨은 이야기를 들었다.



D(Dispatch, 이하 D). '러브 이즈'는 개봉 전부터 화제였다. 3인조 혼성 댄스 그룹 '트라이앵글'의 세계관을 빌드업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이 곡을 맡게 된 과정이 궁금하다.


심은지 작곡가: 저는 원래 대중음악을 하던 사람이라 영화계와는 사실 접점이 없었어요. 그런데 이번 작품의 음악감독을 맡으신 이진희 감독님이 대학 동기예요. 연세대학교 작곡과 02학번 동기인데, 음악감독님께서 어느 날 연락을 주셨어요.


'음악 영화를 준비하고 있는데 배경이 2000년대 초반이다 보니, 그 시절의 감성을 잘 재현할 수 있는 작곡가를 찾고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마침, 제가 싹쓰리 프로젝트 작업을 하면서 만든 '그 여름을 틀어줘'라는 곡이 있었는데, 그 곡을 손재곤 감독님께 한번 들어보시라고 추천해 드렸대요.


감사하게도 감독님께서 그 곡을 좋게 들어주셨고, 흔쾌히 메인 테마곡 작곡을 맡아보면 좋겠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감독님, 음악감독님과 함께 작품과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러브 이즈'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D. '한때 가요계를 휩쓴 혼성 그룹의 대표곡'이라는 콘셉트를 받았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감각이 있었나. 실제로 참고한 곡이나 그룹도 있을 것 같다.


심 작곡가: 감독님께서 첫 미팅 때부터 가장 많이 강조하셨던 게 있었어요. 극 중 설정상 데뷔와 동시에 1위를 휩쓴 곡이어야 하니까, 관객이 영화관에서 한 번만 들어도 귀에 남고 '아, 이 정도면 정말 히트했겠다'라고 납득할 수 있는 곡이어야 한다는 말씀이었죠.


저도 가장 먼저 '직관적으로 좋은 곡이어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시키는 데 집중했어요. 당시 유행했던 곡들을 많이 들었어요. '이 곡은 왜 사랑받았을까', '저 곡은 왜 히트했을까'를 계속 분석했죠. 요소들을 하나하나 뜯어보면서 각 곡의 장점을 메모해 두고 그 과정에서 발견한 좋은 포인트들을 제 방식대로 녹여내서 곡을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어떤 특정 곡 하나를 따라가기보다는, 당시 히트곡들이 가지고 있던 매력의 공통분모를 찾아내 믹스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실제로는 디바, 쿨, 룰라, 유승준, UP, 듀스 같은 팀들의 노래를 정말 많이 들었어요. 그 시절을 대표했던 가수들과 그룹들의 음악은 거의 다 다시 찾아 들으면서 감각을 맞췄던 것 같습니다.



'러브 이즈'는 뉴잭스윙(New Jack Swing) 장르를 빌렸다. 발라드의 부드러움과 힙합의 거친 사운드를 섞었다. 댄서블한 힙합 비트 위에 알앤비 특유의 멜로디를 얹은 것.


비트는 잘게 쪼개지면서도, 스윙감이 넘친다. 듀스의 '여름 안에서' 같은 곡들이 미국 뉴잭스윙을 한국식으로 받아들인 초기 사례로 꼽힌다. 심 작곡가는 이현도 시절 한국 뉴잭스윙을 자기식으로 변형했다.


D. 1990년대~2000년대 가요 사운드는 서태지부터 S.E.S. 등 사실 굉장히 넓은데, '러브 이즈'를 만들 때 구체적으로 어느 해, 어떤 장르의 어떤 질감을 타깃으로 삼았나.


심 작곡가: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제가 참고한 시기는 1998년부터 2000년대 초반 정도였어요. 당시 활동하시던 작곡가분들 가운데 특히 뉴잭스윙 장르에 강점을 갖고 계셨던 이현도 님이나 양창익 님의 곡들을 많이 레퍼런스로 삼았고요.


장르적으로는 뉴잭스윙이라고 할 수 있지만, 사실 정통 뉴잭스윙을 그대로 재현하려고 했던 건 아니에요. 비트나 리듬감 정도를 차용하고, 그 위에 얹는 악기들은 오히려 한국적인 감성을 더 많이 담으려고 했죠. 그래서 결과적으로는 조금 더 말랑해진 한국판 뉴잭스윙에 가깝지 않나 싶어요.


D. '러브 이즈'는 2000년대 감성을 세련되게 부활시켰다는 호평을 받았다. 그 시절 가요 사운드를 재현하는 것과 현재의 청중도 즐길 수 있게 만드는 것. 이 두 가지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아갔나.


심 작곡가: 오히려 그 시절의 것을 충실하게 재현하는 쪽에 더 포커스를 뒀던 것 같아요. 어설프게 두 가지를 동시에 잡으려다 보면 이도 저도 아닌 결과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물론 감독님께서 말씀하신 '영화관에서 처음 듣는 사람도 바로 좋아할 수 있는 곡'이라는 조건에는 저도 크게 동의했기 때문에 방향은 단순했어요. '누구나 듣기 쉬우면서도 캐치하고, 그 시절 감성을 최대한 그대로 가져가자'. 이게 핵심이었습니다.


그런데 곡이 발표되고 놀랐던 건, 1990~2000년대 초반 감성을 잘 모르는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자녀분들이 이 노래를 좋아한다고 연락을 주신 주변 분들이 꽤 많았어요. 세대를 넘어 반응이 오는 걸 보면서, 어쩌면 그 안에 공통으로 통하는 무언가가 있었던 게 아닐까 싶어서 내심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러브 이즈'를 자세히 들어보면, 가사 한 줄 한 줄에, 음표 하나하나에 그 시절의 흔적이 숨어있다. 인트로에 나오는 카세트 되감기 효과음은 그 시절 필수(?) 사운드다.


화려한 브라스 소리, 별뜻 없는 영어 가사, 클리셰 넘치는 가사 등이 그 예다. 심은지 작곡가는 이 모든 걸 의도적으로 계산해서 가져왔다.


D. '러브 이즈'를 작업하면서 고집한 특유의 그 시절 사운드 요소가 궁금하다. 지금 들으면 좀 촌스럽다 싶은데 그래서 오히려 넣은 것들이 있나.


심 작곡가: 인트로부터 앞 뒤 맥락 없이 대뜸 "에브리바디", "컴온 나우"를 외친다거나 박지현 배우님의 촌스러운 나레이션 랩 부분이 그것들이고요. 강동원 배우님의 '영원할 거라고', '계속될 거라고' 이 파트도 사실은 굉장히 클리셰 같은 가사에 클리셰 같은 동작들이 연상되는 파트에요.


사운드 요소라면, 지금은 많이 쓰지 않는 클라비코드 같은 어설프고 촌스러운 질감의 소리나, 과하게 예쁜 하프 사운드, 알맹이는 없는데 얇고 쏘기만 하는 리드 사운드 같은 것들이에요. 그 시절 사운드 느낌을 내려고 일부러 사용했죠.


D. 가사를 쓸 때 특별히 고집한 표현이나 반드시 넣고 싶었던 단어는 무엇이었나.


심 작곡가: 아웃트로에 "트라이앵글 인 더 하우스"(Triangle's in the house)요.(웃음)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태사자 인 더 하우스'가 시그니처로 유명했잖아요. 오마쥬한 거예요.


그리고 제가 나름 의도했던 부분이 있다면 자수가 많은 단어를 빠르게 몰아치는 표현들이에요. 박지현 배우님 파트에 나오는 "그러면 안 돼, 이러면 안 돼", "왜 이리 왜 이리", "매일이 매일이" 같은 부분들인데요. 지금 기준으로 보면 조금 촌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런 표현들은 옛날 느낌을 살리려고 의도적으로 쓴 부분들이에요.



D. 배우 엄태구도 '러브 이즈' 랩메이킹에 참여(Concert Ver)했다. KASS 작곡가, 심은지 작곡가와 함께 3명의 가사를 어떻게 하나의 합으로 맞춰나갔는지 그 과정도 궁금하다.



후략



https://m.entertain.naver.com/home/article/433/0000128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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