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 7만 돌파했지만 체감 못하는 일본인
AI·반도체주 급등에 진입장벽 높아져
"한국인들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로 주식부자 됐다던데…"
일본 증시가 사상 처음으로 7만 선을 돌파했지만, 정작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주식을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100주 단위로만 매매할 수 있는 일본 특유의 거래 방식 때문이다. 인공지능(AI) 열풍이 이끄는 주가 상승의 과실이 일부 투자자에게만 집중되면서 일본 증시의 구조적 한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8일 도쿄 증시에서 닛케이평균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6% 오른 71,053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4월 말 처음 60,000 선을 돌파한 이후 불과 두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다시 7만 선을 넘어섰다. 미국과 이란의 전투 종식 기대감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회복과 AI·반도체 관련 종목 강세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하지만 증시 활황의 이면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의 박탈감도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일본 반도체 메모리 기업인 키옥시아홀딩스다. 키옥시아는 최근 도요타를 제치고 일본 증시 시가총액 1위로 올라섰다.
키옥시아 주식은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약 300만 엔이면 매수가 가능했지만 최근 주가 급등으로 현재는 최소 900만 엔 이상이 필요하다. 이는 일본 증시가 기본적으로 100주 단위 거래 제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처럼 1주 단위 매매가 일반화된 시장에서는 주가가 9만 엔이라면 9만 엔만 있으면 투자할 수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최소 매매 단위가 100주인 만큼 같은 주식을 사려면 900만 엔을 한꺼번에 투입해야 한다. 한국돈으론 거의 1억원이 필요한 셈이다. AI 열풍의 중심에 선 종목일수록 개인투자자의 진입 장벽이 높아지는 구조다.
실제로 미쓰이증권에 따르면 키옥시아 주식의 5월 매매대금은 지난해 말보다 약 5배 늘어났지만 거래 참가자 수는 오히려 감소했다. 주가가 급등하면서 투자 수요는 커졌지만 실제 매수에 나설 수 있는 개인 투자자는 줄어든 것이다.
AI 상승장 올라탄 개인은 극소수
이번 닛케이 상승세 역시 소수 종목이 주도했다. 지난 4월 말 이후 닛케이평균 상승분의 절반 이상이 도쿄일렉트론, 키옥시아홀딩스, 소프트뱅크그룹 등 AI·반도체 관련 3개 종목에서 나왔다. AI 산업 확대 기대감이 증시 전체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정작 해당 종목을 보유한 투자자는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금융업계에서는 "AI 장세에 올라탄 개인투자자는 5~6명 중 1명 수준"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닛케이가 최고치를 경신해도 상당수 개인투자자들은 상승 혜택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는 오래전부터 100주 단위 거래 제도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저축에서 투자로"를 내세우는 일본 정부 정책과 달리 실제 시장 구조는 소액 투자자에게 불리하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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