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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스위스 사회학자 장 지글러 별세

무명의 더쿠 | 06-17 | 조회 수 1142
향년 92세…스위스 은행 '검은돈' 은닉 폭로에 힘써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의 저자인 스위스의 사회학자이자 정치가, 인권 운동가인 장 지글러가 지난 10일(현지시간) 92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AFP·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지글러의 아들 도미니크는 지글러가 파킨슨병 합병증으로 요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지글러는 1967~1983년, 1981~1999년 스위스 연방의회에서 사회민주당 소속으로 의원직을 맡았다. 스위스 제네바 대학교와 프랑스 소르본 대학교에서는 사회학과 교수를 지냈다.

1960년대 유엔에서 활동하며 아프리카 국가들의 빈곤을 목격한 뒤 사회주의 이념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프랑스의 작가 시몬 드 보부아르, 장 폴 사르트르와도 가깝게 지냈다.

2000~2008년 유엔 식량특별보고관을 역임하던 당시에는 다국적 기업과 다자 기구, 이스라엘을 맹렬히 비판했다. 특히 가자 지구를 '거대한 강제수용소'라고 칭했다.

'스위스의 맨얼굴'(Une Suisse au-dessus de tout Soupçon), '왜 검은돈은 스위스로 몰리는가'(La Suisse lave plus blanc) 등 다수의 저서를 통해 스위스 은행이 전 세계 독재자와 범죄자들의 '검은돈'을 은닉·세탁해 온 어두운 이면을 폭로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로 인해 자국민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으며, 의원 면책 특권을 잃었고, 급기야는 살해 위협까지 받아야만 했다.

몇 년에 걸쳐 6건 이상의 명예훼손 소송을 당하면서 벌금과 법률 비용으로 파산하는 처지에 놓였고, 제네바대에서 받는 급여도 차압당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스위스를 떠나지 않았다.

2022년 한 인터뷰에서 법정 공방과 관련해 "나는 모든 소송에서 졌다"면서도 "그것이 법정을 이용해 싸울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고 생각했다. 은행가들은 소송에서 제기된 질문에 답해야만 했다"고 회상했다.

또 다른 저서 '스위스와 금, 그리고 죽은 자들'에서는 "나는 스스로를 죄 있는 무고한 자들과 무고한 죄인들의 나라 일원임을 고백한다"며 "나는 그 나라에 속하지만, 나치들이 약탈한 금과 홀로코스트의 수익이 내가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정도로 그 나라를 오염시켰다"고 토로한 바 있다.

또 "아돌프 히틀러와 그의 부하들이 약탈한 금의 상당수는 여전히 스위스에 있는데, 본질적으로는 스위스의 주요 은행들이 자이르의 전 독재자 조제프 데지레 모부투의 개인 계좌에 보관하고 있는 피 묻은 돈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1997년 이 책이 출판된 뒤 스위스에서는 지글러를 비난하는 여론이 들끓었다. 한 시민단체는 스위스 연방 검사에서 지글러를 반역죄로 기소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으나, 지글러는 반역죄로 기소되지 않았다.

1998년 7월에는 홀로코스트 희생자들의 휴면 계좌를 조사하던 미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스위스 은행에 불리한 증언을 해 또다시 자국민들로부터 비난받았다.

https://n.news.naver.com/article/421/0009008978?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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