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어제 투표용지 부족사태가 발생한 서울 등 6개 지역에서 재선거를 해야한다며 선거소청을 신청하기로 최고위원회에서 의결했습니다. 만약에 선거소청이 받아들여진다거나 대법원에 선거 무효소송을 제출해 인용될 경우에는 정말로 재선거를 치러야 합니다.
그런 경우라면, 그 비용은 누가 내야 하는 걸까요?
공직선거법 277조에 따르면 지방선거에 필요한 경비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도록 되어있습니다. 선거소청을 포함해 새로운 사유가 발생해 재선거를 치를 경우에도 지자체는 지체없이 추가 부담을 해야합니다. 뿐만 아니라 현장 실사 등 선거소청에 필요한 비용 역시도 지자체가 부담하게 되어있습니다. 사고는 선관위가 쳤는데, 수천억 원에 달하는 비용은 각 지자체가 부담하게 생긴 꼴입니다.
만약 6개 지역에서 모두 선거가 다시 치러진다면, 지자체는 얼마를 추가로 부담해야할까요? 선관위는 이번 9회 전국 지방선거 관리비용이 약 1조2천억 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기준은 선관위가 투표용지 인쇄부터 참관인 여비까지 선거 전반에 걸쳐 필요한 비용을 정해놓은 '산출 기준' 입니다. 실제로 각급 선관위에서 지자체에 요청하는 금액은 이 산정 기준의 약 80% 수준 입니다. 그러니까 이번 선거에서 전국 지자체가 각급 선관위에 보낸 금액은 약 9천6백억 원 정도 되겠죠.
만약 국민의힘의 주장대로 서울과 부산, 인천, 울산, 경기, 전남광주에서 재선거가 치러지게 됐을 때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을 계산하려면 광역별로 나눠봐야 하겠죠. 그런데 선관위는 아직 결산을 하지 못해 광역별로 비용을 나눠볼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다만 4년전 8회 지방선거를 기준으로 봤을 때 6개 자치단체에서 전체 선거 비용의 56.1%을 부담했습니다. 여기에 국민의힘이 교육감선거는 소청 대상에 포함하지 않은 점을 고려해 6개 시도 교육청이 부담하는 비중을 제하면 전체 비용의 약 41.4%가 됩니다. 이를 이용해 단순 비율로 계산하면 최대 4천억 원(9천6백억 원 x 41.4%)이 추가로 투입돼야 하는 셈입니다.
하지만 이는 지자체로서는 예상치 못한 금액입니다. 그러니까 국민의힘의 주장대로 재선거가 치러지게 되면, 결국 지자체는 자연재해 등을 위해 마련해둔 예비비를 사용하거나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비용을 납부해야하는 상황이 되는거죠. 결국 고스란히 주민 복지와 재난 대비에 쓰여야 할 지역예산이 줄어드는 겁니다.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이 선관위의 행정 부실을 명분 삼아 무차별적인 선거 불복판을 벌이고 있다"며 "국민의힘이 벌인 도박의 대가는 주민들에게 가야 할 수천억 원의 예산을 볼모로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같은 지자체의 이중 부담 문제에 선관위는 "아직 실시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만약 재선거가 치러지게 되면 공직선거법상 지자체가 해당 비용을 부담하게 되는 것은 맞다"고 설명했습니다.
장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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