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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집 고치는데 집값만큼 든다고요?"…배관 터지고 물 새도 손 못 대는 지방 아파트[부메랑된 고밀아파트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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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17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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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적률 300% 육박 비수도권 단지
일반분양 물량 부족해 재건축 난항
리모델링은 분담금·동의율 부담에
용적률 완화가 사업성 가르는 변수


서울도 문제지만 지방 고밀아파트 사정은 더욱 안 좋다. 아파트 짓는 데 드는 공사비는 수도권이나 지방이나 엇비슷하지만 집값은 하늘과 땅 차이기 때문이다. 이미 용적률 300%에 육박하는 낡은 단지를 허물고 새 아파트를 올려본들, 일반분양 물량이 턱없이 부족하다. 분양 수익으로 비싼 공사비를 메워야 하는 재건축 기본 공식이 애초에 성립하지 않는 셈이다. 주거 변화를 원치 않는 고령 소유주, 인구 소멸 위기 문제도 함께 안고 가야 해 재건축·리모델링 계산이 더 팍팍하다.

 

11일 찾은 지방 대도시의 A아파트. 준공 20년을 훌쩍 넘긴 이 단지는 이미 인프라 노후화로 인한 생활 불편이 일상이 됐다. 이 아파트 관리소장은 "단지 안 조경수 뿌리가 땅속 깊이 파고들어 낡은 배관을 건드리는 탓에 해마다 130건 넘게 배관이 터지거나 물이 샌다"며 "그때마다 보수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면적인 기반 시설 교체가 시급한 상황이지만 주민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발만 구르고 있다. 주거 환경을 개선할 정비사업이라는 선택지가 겹겹이 쳐진 규제와 비용 문제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떠올릴 법한 재건축은 일찌감치 선택지에서 지웠다. 이미 용적률 한계치까지 올려 쓴 탓에 현행법 내에선 사업성이 전혀 안 나오기 때문이다. 뼈대만 남기고 고쳐 쓰는 리모델링마저도 턱없이 비싼 분담금 고지서 앞에서는 말문이 막힌다. A아파트 리모델링추진위원회 관계자는 "내 집값이 평당 1000만원 남짓한 동네에서 집 고치는 비용으로 똑같이 평당 1000만원을 내라고 하면 어느 주민이 선뜻 도장을 찍어주겠나"고 했다.

 

규제가 완화된 재건축과 달리 리모델링은 종전 동의율 기준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첫발 떼기조차 쉽지 않다. 재건축은 조합 설립 문턱이 기존 동의율 75%에서 70%로 낮아진 반면, 리모델링 사업은 조합을 만들 때 66.7%, 실제 공사를 위한 허가 단계에서는 75%의 주민이 도장을 찍어줘야 한다. 궁여지책으로 이주하지 않고 필수 시설만 고치는 대수선을 검토하려 해도 행위허가와 등기 정리라는 복잡한 행정 절차가 발목을 잡는다.

 

지방 정비사업은 인구 문제와도 직결된다. 부산·대구·광주·울산 같은 지방 광역시는 인구 정점을 지나 내리막에 들어섰다. 부산은 1995년 약 389만명에서 2024년 약 326만명으로, 30년 새 60만명 넘게 빠졌다. 대구 역시 2011년 정점 이후 인구가 줄고 있다. 수요가 받쳐줄 때 지방 노후 단지를 정비하지 못하면 빈집이 늘고 관리가 무너지는 속도가 수도권보다 훨씬 빠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지방의 한 노후단지 입주민은 "이대로 10년, 20년을 보내면 결국 도시 슬럼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각종 장벽에 부딪힌 지방 노후 단지들이 멈춰 선 가운데 일부 단지는 자구책을 마련하며 활로를 찾고 있다. 부산 1호로 리모델링 조합을 설립한 해운대구 좌동 '해운대 상록 아파트'(1998년 준공)가 대표적이다. 시공은 포스코이앤씨가 맡았다.

 

조합은 지난해 말 총회에서 리모델링 후 조합원 배정 면적을 당초 30평에서 29평으로 1평 줄이기로 했다. 조합원 몫을 소폭 줄여 확보한 면적으로 일반분양 물량을 기존 104가구에서 144가구로 늘리고 분양 수익을 키워 조합원 비용 부담을 낮추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예상 분담금을 3억원 선으로 조율했다. 이 아파트가 다른 단지와 달리 이런 결단을 신속하게 내린 건 1000가구 모두 전용 59㎡ 단일 평형이라는 조건 덕이 컸다.

 

생략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277/0005777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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