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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전셋값 151개월만에 최대상승, 매물 2만건 하회… 이젠 ‘월세난’ 공포[10문10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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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16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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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문10답 - 무주택 ‘주거 사다리’ 붕괴 우려

메소포타미아때부터 있던 ‘전세’
프랑스·인도 등 유사제도 존재

韓 1970년대 고금리 업고 유행
무주택자 내집마련 종잣돈 역할

임대차3법 이후 ‘깡통전세’ 횡행
서울아파트 전셋값 1년새 6%↑

정부, 투기방지 대출 규제 강화
한도 산정시 DSR 포함도 검토

 



서울 주택 전셋값이 12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서울에선 ‘입주 가뭄’이 심화하면서 전세난이 구조화되고 있다. 최근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 건대를 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전세 감소는 정상화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전셋값 상승세를 두고 ‘과도기적 현상이며 폭등은 없다’고도 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세난이 공급 부족 와중에 실거주 강화와 대출 규제 등이 맞물린 결과물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산업화 시대 이후 전세는 무주택자들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해 왔다고도 봤다. 전세가 사라지고 월세화가 가팔라지면 주거 비용이 상승해 소비 여력은 줄고 내 집 마련 기간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100% 실수요인 전셋값이 오르면 매매 가격도 동반 상승하게 된다. 임대차 시장이 불안해지면 결국 가장 크게 고통받는 이들은 서민이다. 최근 전세를 둘러싼 논란, 전세의 순기능과 미래 등을 살펴봤다.

1. 전세의 기원은.

전세의 기원은 기원전 15세기 메소포타미아 문명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누지(Nuzi)라는 고대 도시에서 발견된 점토판에 전세 계약 내용이 새겨져 있었다. 전세는 전 세계 민법에 영향을 미친 나폴레옹 법전에도 나온다. 한국에서의 역사도 길다. 전세는 고려시대에 전신인 ‘전당’으로 처음 등장한다. 조선 전기에도 전세 제도가 있었다. 유학자인 퇴계 이황이 한양 서소문 인근에서 셋방살이를 했다는 기록이 역사서에 나온다. 현대적 개념의 전세가 자리 잡은 것은 1970년대 이후다. 산업화 시대 도시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주택 수요가 폭발했기 때문이다. 당시 금리가 연 10∼20%에 달했는데, 집주인들은 전세금을 은행에 넣어 두기만 해도 월세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2. 전세는 우리나라에만 있나.

다른 나라에도 전세와 비슷한 제도가 있다. 유엔해비타트는 2003년 발간한 보고서에서 전세를 ‘보증금을 맡기고 월세 없이 거주하는 주택 임대차 계약 형태’라고 정의하고, 볼리비아의 ‘안티크레티코’, 인도의 ‘거비’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안티크레티코는 큰 틀로 보면 한국 전세와 비슷하다. 전세금을 내고 2년간의 계약 기간 동안 월세 없이 거주한다. 다만 볼리비아에서 활용 비율은 3%대로 낮은 편이다. 법률상으로는 프랑스, 스페인, 아르헨티나, 스웨덴, 모로코, 이란 등에도 유사한 임대차 계약이 있다.

3. 전세 정착 이유와 순기능은.

전세 제도가 정착할 수 있었던 건 집주인과 세입자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전세는 임대차 계약임과 동시에 주택금융이 발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민간 금융 역할을 수행했다. 현재도 주거 수단이자 일종의 금융상품으로 간주되고 있다. 목돈이 필요한 집주인은 집을 일정 기간 내주는 대신 무이자로 자금을 융통할 수 있고, 세입자는 월세 부담 없이 저렴하게 주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사회 초년생 입장에서는 당장 손에 쥔 현금으로 좀 더 나은 주거 환경에서 거주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통상 전세금은 내 집 마련을 위한 ‘종잣돈’으로 여겨진다. 계약 만료 시 보증금을 돌려받는다는 점에서 저축성 개념을 포함하고 있다. 전세는 오랜 기간 무주택자에게 있어 주택 구입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로 인식되며 자가 보유자로 올라설 수 있는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해 왔다.

4. 전세 시장 안정성이 흔들린 계기는.

전세 시장에선 지난 2020년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전월세신고제)이 시행되면서 구조적 변동성이 심화했다. 임차인의 주거 안정성을 높이고 과도한 전세 가격 상승을 막겠다는 당초 취지와 달리, 임대차 3법은 전셋값 폭등과 전세 물량 품귀를 일으킨 것이다. 지난 2022년부터 임대차 시장에 타격을 준 전세 사기도 임대차법이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판도 있다.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매매값과의 격차가 줄었고, 무자본 갭투자(전세 낀 매매)를 횡행하게 했다. 무자본 갭투자란 세입자 보증금으로 매매 대금을 충당하는 방식이다. 매매가보다 높은 전세 보증금을 받아 매매 대금을 충당하는 ‘깡통전세’가 대표적인 예다. 시세가 2억5000만 원인 신축 빌라를 “원래 3억 원짜리인데 급하게 전세를 놓는다”며 2억8000만 원에 계약시키는 식이다. 임대인은 보증금을 반환할 여력이 없어 전세 사기로 이어졌다.
 

서울 주택 전셋값이 12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가운데 지난 7일 서울 한 부동산 중개업소 외벽에 전·월세 매물 안내판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5. 월세 중심으로 임대차 시장이 재편되는 이유는.

전세 중심 임대차 거래 구조가 월세로 빠르게 바뀐 배경에는 집주인, 세입자 모두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있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지난 2017년 4월 30%포인트를 웃돌던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비중 격차는 지난 4월 0.4%포인트까지 좁혀졌다. 업계는 전셋값 상승, 대출 규제, 고금리, 전세 사기 여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전셋값 상승과 대출 규제로 전세 자금 마련 문턱이 높아지자 월세를 선택하는 임차 수요가 많아졌고, 보증금 일부만 월세로 지급하는 세입자도 늘었다. 특히 전세 사기 건수가 급증한 2022년 이후 보증금 미반환 리스크가 커지면서 전세 신뢰도가 크게 훼손됐다. 집주인들은 시중 예금금리보다 높은 월세를 선호하게 됐으며, 보유세 등 세 부담으로 인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경향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6. 최근 전세난은 얼마나 심각한가.

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은 악화일로에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전세 상승률은 주택종합 기준으로 2013년 10월(1.04%) 이후 12년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아파트 기준으로는 2015년 4월(1.25%) 이후 11년 1개월 만에 최고치다.

지난해 발표한 10·15 부동산 대책에 따라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규제 지역 내 매매 계약을 한 매수인은 실거주를 해야 한다. 이로 인해 전세 물량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 건대를 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전세 공급이 줄고 전셋값은 폭등하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KB부동산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 가격은 6억8652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억4281만 원)에 견줘 6.8% 상승했다. 불과 1년 만에 4371만 원이 오른 것이다.

7. 현 정부의 전세에 대한 기조는.

정부는 전세 소멸이 정상적인 현상이라고 보고 있다. 이는 진보 정권 국정 철학과 무관치 않다. 지난 2023년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발간한 ‘민주당 재집권 전략 보고서’에는 ‘전세 축소를 통한 월세 전환 촉진’이 중장기적 정책 방향으로 제시됐다. 당시 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은 해당 보고서의 추천사를 썼다. 보고서는 “전세 비율을 줄이고 월세 비율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전세대출을 포함한 보증금만으로도 소자본 또는 무자본 갭 투기를 조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제언은 정책으로 실현되는 모양새다. 정부는 지난해 6·27 대책을 통해 실거주를 의무화했다. 10·15 부동산 대책에선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에 걸쳐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설정하면서 전세 세입자가 있는 집을 사는 것을 차단했다. 이러한 규제 여파로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됐다.

8. 전세대출이 집값 상승 원인?

이 대통령은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전세대출을 많이 해 준 것이 집값 상승의 주된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전세가와 매매가는 서로 밀고 당기는 관계에 있다. 전셋값이 오르면 매매값을 밀어 올리고, 매매값이 올라 전셋값을 끌어올리기도 한다. 현재 전세대출 규모는 집값이 폭등했던 문재인 정부 당시 전세대출로 수요가 몰리면서 형성된 바 있다. 문 정부 임기 초 36조 원이던 전세대출 잔액은 임기 말 162조 원으로 폭증한 이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세대출을 많이 해 줘서 집값이 오른 게 아니라, 집값을 따라 전셋값이 오르니 전세대출이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시장은 풍부한 유동성과 절대적 공급 부족이라는 두 개의 축에서 움직이고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현 상황에서 추가 전세대출 규제는 월세화만 가속화할 것”이라며 “규제 충격이 무주택 서민이나 실수요자에게 전이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9. 전세대출 규제 확대 가능성은.

부동산 투기심리를 억제하기 위해 전세대출 규제는 강화될 공산이 크다. 앞서 금융당국은 투기 목적의 비거주 1주택자 전세대출의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수도권 규제 지역 아파트를 소유하면서 다른 주택에 전세를 사는 1주택자가 규제 대상으로 거론된다. 고가 전세에 대한 보증을 제한하는 형태의 규제 도입도 언급되고 있다.

실거주자라도 전세대출 한도가 이전보다 줄어들 수 있다. 금융당국은 실거주 1주택자의 전세대출이나 무주택자의 고액 전세대출도 대출 한도를 산정할 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대출 차주 상환 여력을 더 깐깐하게 봐 한도를 조절한다는 의미다. 현행 DSR 규제는 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 원리금 상환분, 수도권 1주택자 전세대출 이자 상환분에만 적용되고 있다.

10. 월세화 등 전세의 미래는.

최근 ‘공급 가뭄’은 서울의 전·월세값을 같이 끌어올리고 있다. 전세난이 월세 전환을 앞당겼고, 임대료 상승에 이어 매매 가격도 같이 뛰는 ‘트리플 상승세’ 가 벌어지는 것이다. 잇단 규제 탓에 전세 매물은 자취를 감췄고, 세 부담 전가, 은행 예금 대비 높은 월세 이율 등이 맞물리면서 월세화도 가팔라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서울 주택종합 월세가격지수는 전월보다 0.81% 상승했다. 통계 작성(2015년 6월) 이래로 10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 폭이다. 전·월세값이 동시에 급등한 것은 그만큼 임대차 수급 불균형이 악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주거 사다리인 전세가 소멸되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이들은 무주택자다. 서구 사회와 달리 한국은 보증부 월세(반전세)가 대세다. 몇 천만 원대에서 수억 원대 보증금을 맡긴 후 월세를 내는 만큼 주거 비용은 상대적으로 더 많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2030세대는 전체 연령대에서 유일하게 소득이 감소한 반면, 월세 등 주거비 부담은 급증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1/0002797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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