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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드리며, 반성합니다>
본인은 지난 13일, 서울퀴어퍼레이드에서 사진 속 깃발을 올렸습니다. 사람의 언행에는 주석이 붙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도 역시 '제 의도는..' 등의 변명은 일절 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올린 깃발로 인해 큰 불편함을 느끼신 분들이 계십니다. 심지어 깊이 화가 나신 분들 또한 존재하심을 인지했습니다. 그러한 모든 분들께 뒤늦게나마 송구스럽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모 트위터 유저분의 말씀처럼, 윤석열은 실패한 독재자입니다. 다행히도 그의 내란책동은 공동체의 위기를 막기위해 달려온 수많은 이들에 의해 저지되었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이들이 윤석열이라는 자의 끔찍한 범죄로 인해 트라우마를 겪었으며, 공포에 떨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트라우마와 공포로 인한 상처가 완전히 치유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많은 시간과 투쟁이 필요합니다.
윤석열은 주요 범죄인 내란우두머리와 이적죄에 대해 각각 무기징역과 30년의 징역을 선고받았지만, 아직 2심과 3심이 남았습니다. 상처의 치유는 물론, 법의 심판도 완전히 끝나지 않은 것입니다. 그 외에도, 윤석열을 만들었던 정치세력과 구조에 대한 청산과 투쟁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아직도 그러한 정치세력과 구조를 추종하는 세력이 잠실 등지에서 활개치는 실정입니다.
재작년부터 (더 길게는 그 이전부터) 이어진 투쟁에서, 퀴어를 비롯한 많은 이들은 피땀과 노력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투쟁 과정에서는 많은 이들이 우익 혐오세력의 폭력적 언행에 위협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저 또한 남태령으로 달려간 수많은 연대자 중 하나였고 얼마전까지 노조에서 활동하며 윤석열 체제에 맞서 투쟁해왔기에 여러분의 비통한 심정에 공감하며 함께 마음 아파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저 자신만의 짧고 부적절한 생각과 판단으로 인해 올해 서울 퀴어퍼레이드에서 사진 속 깃발을 올렸습니다. 이 행동은 지난 시간동안 힘겹게 투쟁해온 다른 이들에게 무례한 행동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앞서 언급된 끔찍한 사회적/역사적 맥락들을 가벼이 여기며 온 마음으로 연대해온 이들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며 마음을 아프게 하는 행동이었습니다.
이러한 행동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끼며 반성합니다. 그렇기에 이후로는 투쟁과정에서의 언어 사용과 행동에 주의하겠습니다. 더욱 구체적으로는 해당 깃발을 더이상 깃대에 올리지 않겠습니다. 단 한 사람의 연대자라도 불편함을 느낀다면 그러한 선전물은 퇴출됨이 옳기 때문입니다. 또한 나 자신만의 좁은 시야와 판단에서 벗어나 더욱 많은 이들의 의견을 경청하여 모두에게 불편함이 없는 연대와 투쟁문화를 만들어가는 일에 함께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저의 행동으로 인해 아픔과 불편을 겪으신 모든 분들에게 깊은 사과의 마음을 전합니다.
죄송합니다.
2026년 6월 15일
윤어게이 깃발 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