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대거 팔아치운 외국인 투자자들이, 정작 이들 종목을 기반으로 하는 레버리지 ETF 시장에서는 정반대의 매매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현물 주식은 정리하되, 이걸 기반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품을 활용해 상승 구간마다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12일에 걸쳐 삼성전자를 12조 6천억여 원, SK하이닉스를 7조 8천억여 원어치 각각 순매도했습니다.
두 종목에서만 무려 20조 4천800억 원어치를 팔아치운 것입니다.
오랜 매도세에 외국인 지분율도 연중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인공지능 수요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하자 대규모 차익 실현에 나선 것입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시장에서는 전혀 다른 양상이 나타났습니다.
외국인들은 레버리지 ETF를 매수했다가 며칠 뒤 차익을 실현하고 다시 사는 이른바 '핑퐁 거래'를 반복했습니다.
실제로 외국인들은 전체 12거래일 가운데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에서 7거래일 순매수를 기록했습니다.
삼성전자 레버리지 ETF 역시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는 패턴이 나타났습니다.
현물은 줄였지만, 상승 구간마다 고위험, 고수익 상품으로 공격적인 베팅을 이어가며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 비중을 유지한 셈입니다.
여기에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방식 변화까지 맞물리면서 반도체 수급 구조는 더욱 복잡해졌습니다.
과거처럼 현물을 직접 사기보다 2배 수익률을 노리는 레버리지 ETF로 갈아타는 개인 또한 늘어난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외국인의 ETF 교차 매매와 개인의 우회 투자가 맞물리면서, 반도체 '대장주'들의 수급 흐름을 정확히 읽으려면 현물뿐 아니라 ETF와 파생상품의 수급 흐름까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