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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어서 못 잡아요" 배우도 작가도 떠난다...K컬처 흥행 속 연극만 침체

무명의 더쿠 | 06-15 | 조회 수 1131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8/0005371658?sid=103

 

(중략)

15일 연극계에 따르면 최근 한 대형 극단은 전현직 소속 극작가 3명의 해외 이적 소식을 접했다. 인기 작품을 써왔던 극작가들이 더 나은 대우를 약속하는 곳으로 떠나며 이후 공연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 극단 관계자는 "좋은 배우도 필요하지만 결국 '책'(대본)이 좋아야 흥행을 기대할 수 있다"며 "줄 수 있는 돈이 없다 보니 이들의 이적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 사례는 최근 연극계의 어려움을 대변한다. 투자 부족으로 다른 장르에 비해 유입되는 돈이 적고, 핵심 인력이 빠져나가자 연극의 질이 하락해 인기가 떨어지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6월 13일까지 누적 기준 연극의 티켓예매액은 608억여원으로 대중음악(4553억여원), 뮤지컬(1940억원)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연극은 공연 횟수와 투입되는 인력이 많아 비용이 높은 장르지만 티켓 가격이 낮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1~6월 전국의 연극 공연 횟수는 3만여건으로 모든 장르 중 1위지만 4000여건 공연된 대중음악의 매출(예매액 기준)과 비교하면 7분의 1 수준이다. 때문에 일부 연극이 노래가 나오지 않는데도 뮤지컬로 분류를 바꿨다는 '장르 논란'이 일기도 한다. '라이프 오브 파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이 대표적이다.
 

/그래픽 = 최헌정 디자인기자

/그래픽 = 최헌정 디자인기자
해외 진출을 막는 요인도 이같은 '돈 문제'다. 등용문 역할을 하는 공모전 규모가 작아 좋은 작품 발굴에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다. 흥행을 이끄는 '스타'가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연극 제작자이자 배우로 활동 중인 김수로씨도 최근 문체부와의 간담회에서 "대관료도 부담스러워하는 극단들이 많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상금을 올리고 해외의 거점을 마련하는 등 덩치를 불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장르는 'K컬처'의 인기와 적극적인 투자를 더해 국제 무대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인기 작품의 상표권을 사 오는 '라이센스 작품'에 의존하는 연극계와 다르게 자체 제작 작품으로 대형 수상에 성공하거나 우리 배우의 해외 진출을 이뤘다. 한국 작품 중 최초로 뮤지컬계 최고 권위의 토니상을 수상한 '어쩌면 해피엔딩', 아시아 배우 중 이례적으로 브로드웨이 주연을 맡은 아이비 등이다.

연극에 투입되는 돈을 불리기 위해 정부 주도의 지원과 함께 기업이 이끄는 민간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가장 큰 부담인 대관료를 줄이기 위한 공공 공연장 확대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연극계 관계자는 "굉장히 보수적으로 잡아도 극단의 절반 이상은 재정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며 "다른 장르처럼 국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투자를 늘려야 좋은 작품이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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