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앤스로픽의 최신 고성능 인공지능(AI) 모델인 ‘페이블 5’와 ‘미토스 5’의 외국인 사용 금지 조치를 내렸다. 두 모델이 출시된 지 사흘만에 내려진 조치다. 미국이 국가안보를 앞세워 일반 AI모델을 광범위하게 통제한 첫 사례라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연내 기업공개(IPO)를 앞둔 앤스로픽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미토스5의 접근 권한을 얻은 한국 정부와 기업들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괴물 AI’에 韓 정부-기업도 차단
12일(현지 시간) 앤스로픽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이날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최고경영자(CEO)에게 서한을 통해 페이블 5·미토스 5가 수출 통제 대상으로 지정됐다고 알렸다. 이에 따라 해외 이용자뿐 아니라 미국에 체류하는 외국 국적자도 해당 모델 사용이 불가능해졌다. 현재 앤스로픽 내 외국인 직원들도 모델 사용이 금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마존의 앤디 재시 최고경영자(CEO)가 페이블 5 모델이 사이버 공격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정부에 알렸고, 이에 따라 정부의 사용 제한 조치가 발표됐다. 앤스로픽은 미 정부의 조치에 “오해에서 비롯된 과도한 조치”라며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괴물 AI’로 평가받은 미토스 5는 앞서 앤스로픽이 자체적으로 일부 국가 기관과 기업에만 접근권을 부여했던 모델이다. 사이버 보안 취약점 탐지에 능해 금융 등 핵심 인프라 해킹에 악용될 수 있다는 이유였다. 페이블 5는 미토스 5에서 발견된 여러 위험 요소에 강력한 안전장치를 탑재한 뒤 내놓은 일반 대중용 모델이다.
미국이 미토스 5와 페이블 5에 대한 외국인 접근을 모두 차단함에 따라 미토스 5 접근권을 얻었던 한국 정부와 기업들도 접근권을 잃게 됐다. 미토스 5에 선별적 접근을 허용하는 ‘글래스윙 프로젝트’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SK텔레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이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글래스윙에 합류하긴 했지만 실제 모델을 사용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아직 본격적인 글로벌 보안 협력이 이뤄지고 있는 단계는 아니었다”며 “국가안보실 중심 협의체를 통해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중”이라고 했다. 참여 기업들 역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갑작스런 ‘AI 쇄국’…‘소버린 AI’ 필요성 재점화
미국의 이번 조치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AI 기업들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이 깔려있다 분석이 나온다. 미 싱크탱크 R스트리트 연구소의 아담 티어러 연구원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X 계정에 “(이번 조치는) 미국 내에서 AI의 정치화와 첨단 컴퓨팅에 대한 통제권의 중앙집권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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