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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치 통계 분석했더니…20대에서만 벌어진 일 [찢긴세대]①

무명의 더쿠 | 06-13 | 조회 수 2427

다 같이 가난해지자고? 양극화 기사엔 늘 이런 의문이 붙습니다. 정당하게 벌어서 부자가 됐고, 그만큼 격차가 나는 건 당연한데 왜 문제를 제기하느냐고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격차가 생기는 게 당연한 결과일 수 있지만, 최근에 나타나는 자산 격차의 흐름을 보면, 그저 당연하게만 받아들여도 될 일인지는 고민해 볼 부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제힘으로 버는 것만으로는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의 시대라면, 특히나 이제 막 출발선에 선 20대부터 이 격차가 시작됐다면 이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는 아닐까 하고요.

 

■글 싣는 순서
1) 9년 치 통계 분석했더니… 20대에서만 벌어진 일
2)"출발조차 포기"…사다리 앞에서 멈춰 선 이유

 

취재는 이렇게 시작했습니다. 최근 백화점 앞에 오픈런이 다시 시작됐다고 했습니다. 주식 등으로 많이 번 사람들이 시계와 가방, 주얼리 등 고가품을 사러 몰려간 거로 보입니다. 후배 기자가 현장에 나가 직접 취재했더니, 4050도 많았지만, 20대가 의외로 많다고 했습니다. 인터뷰를 한 20대 고객은 실제로 주식으로 돈을 벌어 고가 가방을 사러 왔다고 답했습니다. 처음엔 저보다도 한참 어린 이 친구가 부럽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다, 고물가 시대에 한 푼이라도 아끼려 단톡방에 본인이 쓴 돈을 인증한다거나, 먹을 것을 소분한다는 청년층 기사가 떠올랐습니다. 주식 투자도 애초에 종잣돈이 있어야 가능한 일일 겁니다. 그들이 이 뉴스를 보고 느낄 박탈감은 이보다 훨씬 클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최근 20대의 좌절은 이미 자산을 형성한 윗세대뿐 아니라, 주변 또래를 보면서도 실감하는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분석을 시작했습니다. 20대 안에서 격차는 얼마나 벌어져 있을지, 그건 정말로 20대가 불공정하다고 느낄 정도로 심각한 지를요.

 

이제 막 사회 첫발을 내디딘 20대는 누구나 모아둔 게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나마 다른 세대보단 세대 내 격차가 적을 거라고 기대했습니다. 다른 세대보단 비교적 평등한 세대여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결과는 반대였습니다.

 

■9년 치 통계 분석했더니…포착된 20대의 반전

 

국가데이터처에서 해마다 발표하는 가계금융복지조사를 2017년부터 가장 최근 자료인 2025년까지 분석했습니다. 20대가 가구주인 가구의 평균 자산을 소득 하위 20%부터 상위 20%까지 소득 5분위로 나눠 구해봤습니다. 빚을 뺀 순자산의 평균을 구하고, 자산 가운데서도 부동산과 주식 자산은 어느 정도인지, 그 격차가 얼마나 나는지 분석했습니다. 같은 방식으로 30대와 40대, 50대, 60대 이상까지 모든 세대의 세대 내 자산 격차도 따져봤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뜻밖이었습니다.

 

20대 가구의 경우, 지난해 소득 하위 20%는 빚을 뺀 자산이 평균 3,327만 원. 그런데 상위 20%는 자산이 6억 3천만 원이 넘습니다. 격차가 무려 19배에 달합니다.

 

 

물론 20대 가구는 표본(지난해 기준 529건)이 작아 상대적으로 결괏값의 변동성이 크지만, 다른 세대와 비교해 보면 이 격차가 더 두드러집니다.

 

30대는 격차가 5배 수준, 가장 많이 벌어진 60대도 10배 정돕니다. 20대의 세대 내 자산 격차가 압도적으로 컸습니다. 모든 세대 가운데 자산 격차 1위였습니다.

 

주목할 점은 또 있습니다. 다른 세대의 경우 자산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차이가 벌어졌지만, 20대의 경우 출발선에 선 순간부터 격차가 이미 크게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서울 신촌 대학가에서 만난 청년들은 비슷한 얘기를 했습니다. 단순히 윗세대뿐 아니라, 또래를 보면서 조급함이나 불안함을 느낀다고 했습니다. 최근 또래 대부분이 주식 시장에 직접 뛰어들고, 부동산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이 차이는 더 크게 다가오는 듯했습니다.
 

 

■가장 평등했던 세대의 역전…"코로나19가 기점"

 

그렇다면 20대 세대 내 자산 격차, 원래부터 컸던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20대 자산 격차가 벌어진 속도는 최근 들어서 급격히 빨라지고 있습니다.

 

9년 전인 2017년만 해도, 20대 자산 격차는 6배 수준. 모든 세대 가운데 가장 작았습니다. 이때는 나이가 많을수록, 즉 자산을 형성할 시간이 길수록 격차가 컸습니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는 이들과 아닌 이들의 차이가 20대에는 비교적 적었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상황은 달라집니다. 아래 그래프가 분명히 보여줍니다. 코로나19 당시, 시중에 풀린 돈으로 부동산 가격 등 자산 가치는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그 결과 2019년 17배 정도였던 20대 내 부동산 자산 격차가 2020년부터 60배 가까이로 급격히 벌어집니다.

 

부동산 다음은 주식이었습니다. 2023년부터 20대 내 주식 자산 격차가 본격적으로 벌어집니다. 다른 세대는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유독 20대 안에서만 자산 격차가 급격히 벌어졌습니다.

 

 


이에 따라, 2023년 20대 가구의 세대 내 자산 격차는 12.8배로 전 세대에서 1위를 차지했고, 2025년까지 3년째 굳건히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지난해엔 20대 내 자산 격차가 부동산만 놓고 보면 85배, 주식은 22배까지 차이가 날 정도로 더 벌어졌습니다.

 

■번 돈으로는 따라잡을 수 없다…○○찬스에 찢긴 세대

 

20대 내에서 급격히 자산 격차가 벌어진 이유, 더 들여다보면 더 뼈아픕니다. 소득 하위 20% 자산은 거의 변화가 없는데, 상위 20% 자산은 큰 폭으로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하위 20% 자산은 9년간 오히려 180만 원 정도 소폭 줄었습니다. 반면 상위 20% 자산은 4억 원 넘게 늘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소득 차이도 있겠지만, 꼭 소득 차만 영향을 준 건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소득 차이만 따로 떼서 보면 2025년 20대 가구의 상위 20%와 하위 20%의 소득 차이는 8.3배 정도로 모든 세대 가운데 가장 작았습니다. 2017년과 비교해 보면 소득 격차는 오히려 줄었습니다. 월급 차이만으로는 이 자산 격차를 설명할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결국은 물려받을 게 있었느냐, 없었느냐의 차이가 격차를 벌린 거로 보입니다. 특히 자산 가치가 올라갈 때 많이 물려받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실제로 최근 6개월간 서울 부동산을 증여받은 20대는 직전보다 66%나 늘어 모든 세대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청년층은 역대 최대라는 4050 중장년 세대와의 자산 격차에 이어, 이젠 같은 세대 안에서도 최대 자산 격차라는 이중 격차를 겪고 있는 셈입니다.

 

이런 이중 격차로 지금의 20대가 나이가 들수록 사회 양극화가 더 공고해질 수 있다는 점은 또 다른 우려입니다.

 

자본시장연구원 임나연 연구위원은 "자산을 물려받은 사람들이 그 자산을 통해 계속 자산을 불리는 구조"라며 " 부모로부터 여윳돈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인지, 반대로 자신이 부모를 부양해야 하는 상황인지 등에 따라 앞으로 격차가 더 커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무엇보다 자산을 쌓으려면 소득 안정성이 중요하다"며 "특히 청년층의 질 좋은 일자리와 같은 고용 안정이 필요하고, 이어 주거 안정성까지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문제들이 해결돼야 여윳돈으로 저축이나 투자를 해 격차를 조금이나마 줄여나갈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생략

 

https://n.news.naver.com/article/056/0012199416

 

 

[연관 기사]
[찢긴세대]② “출발조차 포기”…사다리 앞에서 멈춰 선 이유
갈라진 출발선…“20대 자산 격차 19배, 세대 중 최대”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58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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