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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오십프로', 신하균·오정세·허성태가 완성한 '연기 차력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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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12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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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최수빈 기자] 배우 신하균 오정세 허성태라는 이름만으로도 '오십프로'를 볼 이유는 충분했다. 그리고 '오십프로'는 왜 이들을 믿고 보는 배우라 부르는지 매회 증명하고 있다. 여기에 장르를 유연하게 오가는 연출까지 더해지며 세 배우의 연기 시너지는 극대화됐다. 그렇게 '오십프로'는 한 편의 '연기 차력쇼'를 완성해 가고 있다.

지난달 22일 첫 방송한 MBC 금토드라마 '오십프로'(극본 장원섭, 연출 한도화)는 평범해 보여도 이름 좀 날리던 세 남자가 운명에 의해 다시 움직이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총 12부작으로 현재 6회까지 방영됐다.

 

작품은 국가안보실장 권순복(안내상 분)과 국정원 대공팀장 조성원(김상호 분)이 북한 장교와 결탁한 국정원 1차장 한경욱(김상경 분)의 마약 밀수 정황을 추정하는 과정으로 시작한다. 대한민국을 마약 국가로 만들 수 있는 거대한 거래를 막기 위해 두 사람은 국정원 내부 비공식 블랙요원 정호명(신하균 분)을 투입하고 북한 역시 특수 공작원 불개(오정세 분)를 움직인다. 여기에 화산파 강범룡(허성태 분)까지 얽히며 이야기는 거대한 작전으로 번져간다.

하지만 작전은 실패했고 USB를 가진 채 사라진 불개와 권순복의 죽음은 여객선 사건을 미궁 속으로 빠뜨린다. 그렇게 10년의 시간이 흐른다.

거대한 첩보 액션극으로 보였던 이야기는 예상 밖의 방향으로 흘러간다. 한때 국가 최고의 블랙요원이었던 정호명은 중국집 오란반점 주방장이 돼 갱년기 증상에 시달리는 평범한 가장이 됐고 북한의 전설적인 공작원 불개는 기억을 잃은 채 봉제순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간다. 화산파 강범룡 역시 동네 편의점 사장으로 변해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중이다.

이 설정만 놓고 보면 자칫 어설픈 B급 코미디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오십프로'는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 합으로 이 설정을 자연스럽게 끌고 간다. 특히 신하균 오정세 허성태 세 배우는 극의 중심을 단단히 붙들며 작품의 설득력을 높인다. 세 사람의 호흡만으로도 다음 회를 기다리게 할 정도다.

오십프로는 평범해 보여도 이름 좀 날리던 세 남자가 운명에 의해 다시 움직이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MBC
'오십프로'는 평범해 보여도 이름 좀 날리던 세 남자가 운명에 의해 다시 움직이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MBC

극의 중심축인 신하균은 정호명이라는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완성해 가고 있다. 10년 전 정호명은 총기 사용과 액션에 능한 국정원 최고의 블랙요원이었다. 신하균은 냉철한 눈빛과 절제된 움직임만으로 분위기를 장악하며 단숨에 상대를 제압하는 카리스마를 보여준다. 특유의 무심한 표정과 묵직한 톤은 에이스 요원이라는 설정에 설득력을 더한다.

하지만 현재의 정호명은 다르다. 그는 오란반점 주방장이자 가족들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가장이다. 아내 눈치를 보는가 하면 어딘가 허술해 보이는 얼굴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임무 앞에 서는 순간 분위기는 180도 달라진다. 능청스러운 일상 연기 속에서도 본능처럼 살아나는 블랙요원의 감각, 몸에 밴 액션과 날카로운 눈빛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친근한 얼굴과 압도적인 프로페셔널함 사이를 오가는 신하균의 연기는 '역시 신하균'이라는 소리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오정세의 존재감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기억을 잃은 불개, 봉제순으로 살아가는 그는 한없이 기가 죽어 있다. 직장에서는 상사의 갑질과 인신공격을 묵묵히 견디고 부당한 상황 속에서도 제대로 반항 한 번 하지 못한 채 그저 참기만 한다. 어리바리하고 어딘가 부족해 보이는 말투와 행동, 우스꽝스러움과 짠함을 오가는 분위기를 오정세는 능청스럽게 살려낸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기억을 되찾은 이후다. 순둥순둥하고 힘없던 봉제순은 사라지고 북한 특수 공작원 불개의 본성이 단숨에 튀어나온다. 눈빛부터 달라진 그는 거침없는 액션과 냉혹한 판단력으로 화면을 장악한다. 그러면서도 코믹한 결도 놓치지 않는다. 다시 기억을 잃었을 때는 금세 허술하고 겁 많은 봉제순으로 돌아온다. 극과 극의 온도 차를 자연스럽게 오가는 오정세의 연기는 단연 인상적이다.

오십프로는 매주 금, 토요일 오후 9시 50분 시청자들과 만난다. /MBC
'오십프로'는 매주 금, 토요일 오후 9시 50분 시청자들과 만난다. /MBC

허성태 역시 작품의 유쾌함과 묵직함을 동시에 책임진다. 화산파의 전설이었던 강범룡은 현재 편의점을 운영하며 평범한 일상을 보낸다. 부하 마공복(이학주 분)과 티격태격하는 장면에서는 허성태 특유의 능청스러운 호흡 덕분에 대사 하나하나에 살아 있는 말맛이 느껴진다.

그러나 마공복이 위험에 처한 순간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동네 편의점 사장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전설적인 조직 보스의 얼굴이 드러난다. 참아왔던 분노를 폭발시키며 거침없는 액션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장면에서는 강렬한 카타르시스까지 느껴진다. 허성태는 생활형 코미디와 묵직한 액션을 자연스럽게 오가며 강범룡이라는 인물을 입체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이처럼 '오십프로'의 가장 큰 강점은 서로 다른 결의 장르를 자연스럽게 엮어낸다는 데 있다. 첩보 액션극처럼 시작했지만 블랙 코미디와 생활 밀착형 서사, 누아르적 결을 유연하게 섞어낸다. 그렇다고 어느 하나가 붕 뜨지도 않는다. 무겁기만 할 수 있는 이야기 속 웃음 포인트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코미디가 과해질 즈음 액션과 긴작암을 더하며 균형을 맞춘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신하균 오정세 허성태라는 세 배우가 있다. 이들은 웃음과 액션, 생활감 넘치는 현실 연기까지 자유자재로 오가며 매회 '연기 차력쇼'를 펼친다. '오십프로'를 봐야 할 이유는 분명하다. 세 배우가 만들어내는 제대로 된 연기 합,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오십프로'는 매주 금, 토요일 오후 9시 5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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