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 10부 SBS 금토드라마 '멋진 신세계' 방송 회차를 기점으로 최문도(장승조)의 공고했던 성이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배우 장승조의 연기력 또한 브레이크 없는 폭주를 시작했다. 방송 직후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장승조 연기 좀 살살해라", "웃는데 소름 돋아서 TV 뒤로 물러섰다"라는 등의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최문도가 가진 악의 매력은 말 한마디, 웃음소리 하나까지 철저히 절제된 '통제력'에 있었다. 차세계(허남준)를 덫에 빠뜨리기 위해 소리 없이 판을 짜던 그 서늘한 지략가의 면모는 극의 텐션을 쥐락펴락해 왔다. 하지만 지난 회차에서 자신이 쥐고 흔들던 권력을 잃기 시작하자 최문도는 더 이상 본색을 숨기지 않았다. 장승조는 최문도라는 악인으로서 악을 내지르는 분노 표출과 같은 일차원적인 폭주에 머무르지 않았다. 눈가의 미세한 경련, 거칠어진 숨소리, 그리고 핏발 선 눈빛 등 벼랑 끝에 몰린 인간의 처절한 생존 본능과 악랄함을 날카로운 디테일로 포착해 내며 '생존형 괴물'의 탄생을 알렸다.
최문도가 차달수 회장(윤주상) 앞에서 서슴없이 무릎을 꿇는 대목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자신이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자존심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철저히 고개를 숙이는 비굴함을 보이다가도, 차달수가 고개를 돌린 찰나의 순간 품어내는 살기 어린 눈빛은 소름을 안겼다. 살기 위해 무릎은 꿇지만 언제든 목덜미를 물어뜯을 준비가 되어 있는 독사처럼, 장승조는 굴욕감과 분노, 그리고 맹렬한 야심이 뒤섞인 최문도의 이중성을 보여줬다.
최근 드라마 속 빌런들이 저마다의 사연과 슬픈 서사로 연민을 자아내며 면죄부를 얻는 것과 달리, '멋진 신세계' 속 장승조의 악역은 결이 다르다. 그가 연기하는 최문도는 동정할 여지가 없는 '가차 없이 나쁜 놈'이다. 장승조는 얄미운 서사나 뒤늦은 인간미로 캐릭터를 포장하지 않고,압도적인 연기와 캐릭터 해석력만으로 시청자를 설득시켰다.
https://v.daum.net/v/2026061209105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