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첨단기술의 유출 경로를 추적해 보면 최종 종착지는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 중심에 선 중국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적발된 해외 기술 유출 사건의 절반 이상이 중국과 연관됐다. 과거에는 연구원 개인이 자료 일부를 반출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면 최근에는 ‘공장 복제’ ‘유령회사 설립’ ‘협력업체 포섭’ 등 수법이 날로 지능화·조직화하는 양상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복제’ 사건이다. 삼성전자에서 18년, 하이닉스에서 10년간 근무한 반도체 전문가 A씨는 반도체 클린룸 조성 조건(BED)과 공정 배치도, 공장 설계도면 등을 빼돌려 중국 시안에 반도체 공장 건설을 추진하다가 2023년 재판에 넘겨졌다. 이 과정에서 그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출신 200여명을 고액 연봉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잇따랐다. 중국 판매법인 주재원으로 근무하던 C씨는 2022년 중국 화웨이 자회사로 이직하기 위해 사내 문서관리 시스템에 접속, 5900여장의 사진을 무단 촬영하는 등 영업비밀을 불법 유출한 혐의로 지난해 구속 기소됐다.
한 안보 전문가는 “중국 기업들은 단순히 금전적 보상만을 제시하지 않는다. 미인계를 활용하거나 사소한 기술 유출을 유도한 뒤 이를 빌미로 협박해 점점 더 핵심 기술을 요구하고, 법망을 피해갈 수 있는 전문 컨설팅까지 지원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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