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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애프터스크리닝] '디스클로저 데이' ET에 머문 감각…스필버그, 욕심이 과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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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11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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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와의 조우', 'E.T.', 'A.I.', '마이너리티 리포트', '우주 전쟁' 등 영화로 유명한 SF(공상과학)의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의 신작이다. 그가 SF 장르의 영화를 선보이는 건 '레디 플레이어 원' 이후 약 8년 만이며, 외계인을 소재로 다루는 건 2005년 개봉한 '우주 전쟁' 이후 21년 만. 그간 외계 생물을 다룬 영화에 있어선 흥행 불패 신화를 기록했던 스필버그 감독인 만큼, 벌써부터 실시간 예매율 1위(9일 오후 기준)를 기록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같은 관심이 놀라운 이유는 '미지의 존재와 정체불명의 현상, 그리고 감춰진 진실과 폭로'라는 제한적인 소개를 제외하곤 영화 개봉 하루 전까지 거의 모든 부분이 비밀에 부쳐져 있기 때문. 시놉시스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칸 영화제 출품도 하지 않았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모든 기밀리에 다뤄지고 있는 중이다. 하나 이런 비밀스러운 행보가 오히려 입소문에 불을 붙이고 있는 중이다.

 

 

각본가 데이빗 코엡의 존재도 기대를 더한다. '디스클로저 데이'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직접 집필한 52페이지 분량의 원안을 토대로 데이빗 코엡이 약 2년에 걸쳐 각본을 완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데이빗 코엡은 '잃어버린 세계; 쥬라기 공원', '우주 전쟁',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등의 작품에서 스필버그 감독과 호흡을 맞췄던 바다.

 

 


▶애프터스크리닝

 

 


'E.T.'가 세상에 나온 지 벌써 4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지만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감각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 감동스러운 장면과 이상적인 설정만 빠졌을 뿐, 외계인 디자인부터 중추적인 요소까지 그때 그 시절 'E.T.'와 별반 차이가 없다.

 

 

가장 실망스러운 건 다니엘 켈너가 그토록 조심스럽게 다뤘던 '비밀'을 공개하는 방식과, 그 '비밀'의 정체. '디스클로저 데이'(폭로의 날)라는 제목이 아까울 정도로 극 초반부부터 허무하고 허탈하게 '비밀'을 공개하며 텐션을 확 죽여놓는다. 남은 2시간의 러닝타임 동안엔 다니엘과 마거릿의 도피만 반복될 뿐이다.

 

 

스필버그 감독이 꽁꽁 싸매고 있던 '비밀'의 정체도 막상 열고나니 속빈 강정일 뿐이었다. '디스클로저 데이'는 기본적으로 '로스웰 UFO 추락 사건', '51구역 외계인 연구설' 등 1940년대에나 유행했던 외계인 음모론을 기반으로 한다. 물론 인터넷이 없던 9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이런 의혹들은 수많은 창작자들의 머리를 번뜩이게 했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컨택트', '디스트릭트 9', '배틀쉽', '프로젝트 헤일메리' 등 기발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SF 영화들이 우후죽순 관객들과 만나온 덕이다. 일반적인 '외계인' 영화는 대중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이미 익숙한 장르가 됐다는 뜻이다.

 

 

하지만 스필버그 감독의 '디스클로저 데이'가 품고 있는 설정은 그야말로 '클래식'하다. 20년 전 개봉한 '우주 전쟁' 속 외계인 디자인과 콘셉트가 그리워질 정도로 전형적이고 진부한 외계인 설정들로 영화가 꽉꽉 차 있다. 외계인의 비주얼이 검고 큰 눈과 커다란 머리, 두 팔과 두 다리로 디자인됐다는 점만 봐도 고민이 길지 않았다는 걸 짐작할 수 있다.

 

 

여기에 설득력 없는 서사까지 더해지며 영화는 걷잡을 수 없는 구렁텅이로 빠져버린다. 다니엘이 품은 '비밀'을 왜 엔딩 속 방식으로만 풀어냈어야 하는지, 이를 국가적으로 막을 순 없었는지, 워덱스의 국장의 마지막 선택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 두 사람이 선택된 계기는 무엇인지, 왜 다른 신체 부위도 아닌 '눈'이 중요시 여겨지는지, 미스터리 서클의 의미는 무엇인지 등 그 어떤 것도 제대로 설명되지 않은 채 이야기가 정신없이 전개되며 혼란만 키운다. 심지어 종교적인 메시지까지 녹여 내려 욕심낸 탓에 '진실을 마주한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이냐'라는 중심 주제마저 붕 떠버리고 만다.

 

 

두 주인공 조쉬 오코너와 에밀리 블런트의 연기는 어디하나 모난 것 없이 무난하나 감정 표현은 다소 아쉽다. 이 역시 연출의 미흡함에 원인이 있다. 특히 각성 과정, 작품 전개에 따른 변화가 다소 급진적이라 두 주인공의 감정에 몰입하기 힘든 편이다.

 

 


https://m.entertain.naver.com/home/article/408/000031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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