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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데이미언 허스트展 44만명 돌파… “한국 젊은이들, 35년 전 작품 좋아해줘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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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11 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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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98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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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름알데히드 용액에 절인 수조 속 상어가 서울에서 새로운 흥행 기록을 쓰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세계적인 거장 데이미언 허스트(61)의 아시아 첫 대규모 개인전이 8일 누적 관람객 44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하루 평균 관람객 5645명. 지난해 화제를 모았던 론 뮤익 개인전과 비슷한 흥행 추이다. 관람객 중 20~30대 비율이 62%에 달한다.

전시 종료 18일을 앞두고 다시 방한한 작가는 10일 기자들과 만나 “서울에 와서 제일 놀라웠던 건 현대미술에 대한 큰 관심”이라며 “전세계 어딜 가도 미술관 관객이 줄어들고 있는데, 젊은 관객들이 사랑해주셔서 놀랍고 감사하다”고 했다. 이날 오후엔 작가와의 특별 대담도 성황리에 열렸다. 이진경 서울과학기술대 교수와 송수정 국립현대미술관 전시과장이 대담을 이끌었다. 선착순 관객 120명이 지난주 ‘접수 1초 만에’ 마감됐다. 다음은 허스트와의 일문일답.



-상어를 포름알데히드 용액이 담긴 수조 안에 넣은 계기가 있었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죠스’도 동기가 됐고, 영국 리즈의 해부학 박물관에서 일할 때 포르말린 용액에 담긴 작품들을 보면서 영감을 얻었다. 무섭지만 피해 갈 수 없고, 기억에서 도저히 지울 수 없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당신 작품은 죽음을 멈춰 세우려 했지만, 이젠 상어조차 늙어가고 있다. 결국 시간이 이긴 걸까.

“작품이 얼마나 유의미한지, 얼마나 오래갈 작품인지 결정하고 정의 내릴 사람들은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미래 세대다. 하지만 모든 작가들은 자기 작품이 시간을 이기기를 기대한다. 영국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가 한번은 내게 ‘작품을 만들 때 얼마나 오래 갈지 생각하냐’고 묻기에 ‘늘 그렇다’고 답했다. 그랬더니 호크니가 알려주더라. 그럴 땐 ‘작품이 나보다 오래 살아야 한다’고 답하라고.”


-1990년대 YBA(Young British Artists) 주역으로 세계 미술계를 도발했던 청년 허스트는 이제 거대한 시스템 중심에 서 있는 거장이 됐다. 예술가로서 지금의 당신을 움직이게 하는 가장 큰 내적 동력이 있다면?

“성공의 잣대와 기준이 무엇인지는 복잡하다. 지금 제 기준에선 죽은 뒤 묘비에 ‘멋진 아버지’라는 단어가 들어가길 꿈꾼다. 1990년대의 나는, 영원히 살 줄 알았다. 지금은 세 아이의 아버지다. 제 아이들이 그때의 저보다 더 나이 든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세월은 정말 많은 걸 바꾸는 것 같다.”


-많은 이들이 데이미언 허스트는 죽음을 말하는 작가라고 한다. 그런데 예전 인터뷰에서 당신은 “나는 죽음을 말하는 작가가 아니다. 죽음의 예술은 존재하지 않고, 예술은 결국 삶에 관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사실 죽음은 문화권마다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영국에선 죽음에 대해 잘 언급하지 않지만, 멕시코에선 반대로 죽음을 기념하고 파티를 연다. 어릴 때 어머니는 제게 피할 수 없으면 정면 돌파하라고 했다. 인간이 피할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죽음 아닌가. 죽음은 삶의 일부이고, 둘은 늘 함께한다.”


-그렇다면 수조 속 상어나 죽은 소 머리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정육점에서 생물을 도축해 소비하는 건 수용하면서 왜 미술관에선 안되나. 현실 그 자체를 100년, 200년 보존되는 작품으로 보여드리고 싶었다. 불쾌하더라도 사람을 확 끌어당기고, 작품을 통해서 한번쯤 사유하게 만들고 싶었다.”

-동물 학대라는 비판도 있다.

“제가 그 작업을 했던 35년 전과 지금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세상이 바뀌었다. 예전엔 예술을 위해 동물을 죽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기술이 그만큼 발전했기 때문에 진짜처럼 보이게 만들 수 있다. 예전에는 24시간마다 새로운 소머리로 바꿔줘야 했지만, 여러분들이 전시장에서 보고 있는 소머리는 사실 가짜다. 나비도 더 이상 진짜 나비를 사용하지 않는다. 기술로 얼마든지 진짜처럼 구현할 수 있는 세상이니까.”


-젊은 관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한국은 문화도 다른데 어떻게 좋아해주시는지 흥미를 느낀다. 1990년대엔 영국에서 사람들이 저를 알아보고 ‘당신 작품이 제 삶을 바꿨다’는 얘기를 했는데, 지금 한국에서 같은 얘기를 듣다니 이해가 잘 안 가지만 감사하고 재미있다. 사실 제 큰 아들은 ‘벽에 어떤 작품 걸어줄까’ 했더니, 제 작품이 아닌 뱅크시를 얘기해서 실망했는데(웃음).”

-인기만큼 논란도 많다. 당신 전시를 비판해야 의식 있고 ‘힙한’ 사람인 것 같은 분위기도 있다.

“35년 전 작품이 지금도 논쟁거리가 되고, 많은 사람에게 대화의 주제가 된다는 것 자체가 예술가로서의 성취 아닐까. 제 작품에 끌림과 혐오가 공존하는 게 좋다. 예를 들어 ‘천사의 해부학’ 작품은 대리석으로 천사를 조각했다. 영적이고 초월한 존재이지만, 마치 인간처럼 해부학적으로 장기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관객들이 그 작품을 보면서 아름다움과 모순을 동시에 느끼길 바랐다.”


관객들의 기발한 질문도 이어졌다. 멘털 관리법을 묻자 허스트는 “20년째 금주하고 있다. 술, 담배 하지 않는다”면서 “다만 설탕에는 중독돼 있다”고 했다. “수많은 작품 중 꼭 하나만 남겨야 한다면?”이라는 질문도 나왔다. 그는 죽은 소 머리와 살아있는 파리를 이용해 생명의 순환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천년’(1990)을 꼽았다. “만들 때부터 ‘최후의 한 점’으로 고려하며 만든 작품”이라고 했다. 전시는 28일까지. 관람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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