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원양 오징어잡이 선단을 향한 국제사회의 비판이 커지고 있다. 어획량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고 전 세계 바다에서 남획을 일삼고, 고래상어 등 보호종까지 포획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위성 추적 결과, 보고량보다 4배 많아
9일 영국의 환경·인권단체인 환경정의재단(EJF)은 ‘파괴적 오징어 어업의 전 세계적 급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서 EJF는 "중국의 오징어 어획량이 전 세계 오징어의 약 50~70%를 차지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2023년 기준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보고된 중국의 어획량은 전체의 38% 수준이지만 실제 어획량은 이를 훨씬 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JF는 중국 오징어 선단이 ‘불법·비보고·비규제 어업(IUU 어업)’을 일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인도양의 경우 중국 어선이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보고한 어획량보다 AIS(선박자동식별장치) 신호를 바탕으로 추정한 어획량이 4배 많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2023년 인도양에서 약 4만1000t의 오징어류를 어획했다고 보고하면서도, 잡은 오징어의 종과 해당 구역을 제대로 명시하지 않았던 점을 문제 삼았다.

EJF는 다른 오징어 어장에서도 비슷한 상황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북서인도양·남서대서양·남동태평양은 전 세계 오징어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 ‘3대 오징어 어장’으로 꼽힌다. 이들 해역에서 공식 보고된 중국 선단의 오징어 어획량은 66만3000t(전체 22%)이다. 대부분 특정 국가가 주권이 미치지 않는 공해이지만, 이곳에서 어업하는 선단은 자국 정부와 지역수산관리기구(RFMO)에 조업 현황과 어획량을 보고해야 한다.
무분별 포획도…돌고래 이빨, 상어 지느러미만 노려

보고서는 중국 어선들은 국제사회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해상에서 불법 환적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어획량을 속이기 위해 해상에서 냉동선으로 잡은 오징어를 옮기고 조업을 계속하는 것이다. EJF는 중국 어선들이 불법 환적을 숨기기 위해 AIS를 끄거나 신호를 조작하는 패턴이 반복적으로 포착됐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 어선에서 일한 선원들에 대한 인터뷰를 근거로 중국 선단에서 강제노동이 횡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오징어 어선 20척에서 25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한 필리핀 국적의 선원은 “남은 음식만 먹고, 구타를 당하는 등 돼지처럼 취급받았다”, “빵·면·우유는 모두 유통기한이 지났다. 바닷물을 마시고 목욕하는 데 쓰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인도네시아 국적의 선원은 “각기병에 걸린 선원이 있었는데 선장이 계속 일하라고 해 쉬지 못했다. 병과 관련 없는 약만 받다가 증세가 악화해 결국 숨졌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중국 선단이 돌고래·대왕쥐가오리·고래상어 등 국제적인 보호종까지 남획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상어의 경우 샥스핀 수프용으로 고가에 거래되는 지느러미만 떼어내고, 나머지 몸통은 그대로 바다에 버리는 일이 빈번했다. EJF는 ”이들 해양생물은 한 번 개체 수가 줄면 회복까지 수십 년이 걸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 어선을 타고 남서대서양에서 조업했던 인도네시아 선원은 “상어 몸통은 버리고 지느러미만 떼어 갔다. 모두 1t 정도 될 것”이라고 증언했다. 또 다른 인도네시아 선원은 “부선장과 선원들이 물개를 잡아 이빨을 가져갔다”, “배를 갈라 간을 먹기도 했다”고 전했다.
제임스 베이츠 포클랜드 제도 어업협회 사무총장은 “중국 원양 어선단의 불빛은 우주에서도 볼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라며 “어족 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영국·아르헨티나·포클랜드제도 등을 포함하는 지역에 수산관리기구를 설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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