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해수 온도가 오르면서 영국 해역에서 문어가 급증하고 있다. 일부 어민들은 기록적인 어획량으로 수익이 늘고 있지만, 문어가 늘면서 게와 바닷가재는 급감하면서 생계를 위협받는 어민들도 증가하고 있다.
영국 해양생물학협회(Marine Biological Association)는 지난해 잉글랜드 남서부 데번·콘월 해안에서 처음 확인된 문어 개체수 급증 현상이 올해 웨일스와 스코틀랜드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연구를 이끈 브라이스 스튜어트 영국 해양생물학협회 선임연구원은 "과거에도 문어 개체수가 일시적으로 증가한 적은 있었지만 이번에는 지금까지 본 것 중 최대 규모"라고 말했다.
이번에 급증한 종은 보통문어(Common Octopus) 또는 지중해문어(Octopus vulgaris)로 불리는 종이다. 원래 영국 해역에도 서식하지만 개체 수가 적어 평소에는 거의 관찰되지 않는다.
연구진은 지난해 온화한 겨울과 따뜻한 봄철 번식기가 이어진 데다 최근 수년간 지속된 해수 온도 상승이 개체수 폭증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스튜어트 연구원은 "이제 영국 바다가 문어가 살기에 훨씬 적합한 환경으로 변하고 있다"며 "따뜻해진 바다 덕분에 개체수가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문어 급증으로 어업계는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뛰어난 포식자인 문어는 어민들이 설치한 통발 속 게와 바닷가재를 적극 사냥한다. 이 때문에 갑각류 어업에 의존하던 어민들은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실제 일부 어민들은 게와 바닷가재 개체수 감소로 인해 조업을 포기하거나 배를 처분했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반면 문어를 잡는 어민들은 특수를 누리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 문어 어획량은 전년 대비 무려 7700% 증가했다. 영국 최대 수산시장 중 하나인 데번주 브릭섬(Brixham)에서는 최근 하루 동안 100톤의 문어가 거래돼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문어 증가는 해양생태계 구조를 바꾸고 있다. 문어는 게와 바닷가재뿐 아니라 다양한 어류를 먹이로 삼는다. 반대로 물개와 붕장어, 큰머리돌고래(Risso's dolphin) 등 상위 포식자에게는 새로운 먹이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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