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미디언 이수지가 간호사로 변신해 화제를 모았다.
지난 9일 이수지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핫이슈지'에는 '간호사 박소현 씨의 피땀눈물 [휴먼다큐 진짜 극한직업]'이란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이 영상은 페이크 다큐 형식으로 한 내과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캐릭터 박소현 씨의 하루를 따라간다. 앞서 이 채널에선 유치원 교사를 다뤄 큰 관심을 끌었다.
영상 속 박소현씨는 진료 시작 전부터 쉴 틈 없이 환자들을 응대한다. 접수용 키오스크 사용이 어려운 어르신을 대신해 접수를 돕는가 하면, 내과에서 진료하기 어려운 증상을 설명하느라 진땀을 뺀다. 한 환자는 "내가 녹내장이 온 것 같은데 이것 좀 고쳐달라"고 요구했고, 이에 박소현 씨가 "저희가 내과여서 진료가 어렵다. 근처 안과에서 진료를 보시면 된다"고 안내하자 "병원이 이것 하나 치료를 못 하냐"고 불만을 터뜨린다.
진료 대기실 풍경도 녹록지 않다. 대기 순서를 재촉하는 환자, 병원 안에서 뛰는 환자, 큰 소리로 통화하는 환자,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는 환자 등이 잇따라 등장한다. 박소현 씨는 "뛰지 않으실게요", "통화 조금만 자제하실게요", "마스크 올려 쓰실게요"라고 반복해 안내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짜증 섞인 반응이다.
특히 "챗GPT가 맞다는데요?"라고 주장하는 환자 장면도 눈길을 끌었다. 이 환자는 기침과 목 통증을 호소하며 "유튜브 쇼츠를 찾아보니 코로나 이후 새로 생긴 변종 바이러스 같다"고 말한다. 이어 마스크를 턱에 걸친 채 "챗GPT에 물어봤는데, 증상이 똑같다고 했다"며 의료진의 설명보다 온라인 검색과 인공지능 답변을 신뢰하는 모습을 보인다. 박소현 씨가 다른 환자들을 위해 마스크를 올려 써달라고 요청하지만, 환자는 "마스크를 올리면 숨이 안 쉬어진다"며 버틴다.
영상은 이 같은 장면을 통해 간호사가 겪는 어려움과 감정노동을 풍자했다. 아픈 환자를 상대해야 하는 직업적 특성상 친절을 유지해야 하지만, 동시에 무리한 요구와 민원, 비협조적인 태도까지 감당해야 하는 현실을 코미디로 풀어냈다.
점심시간 장면도 공감을 샀다. 박소현 씨는 컵라면을 먹으려 하지만, 주사 부위에 피가 난다는 환자의 호출에 젓가락을 내려놓는다. 다시 돌아와 보니 환자가 피로 착각한 것은 콧물이었고, 이후에도 점심시간에 찾아온 환자가 "왜 진료를 안 보느냐"고 항의하면서 결국 라면은 제대로 먹지 못한다.
영상 말미에는 퇴근 직전 접수 마감 이후 찾아온 환자가 "한 번만 봐달라"고 요구하는 장면도 담겼다. 박소현 씨는 병원 접수 시간이 끝났다고 안내하지만 환자는 포기하지 않고 진료를 요구한다. 영상은 "환자를 사랑하지 않고서는 감당할 수 없는 일들을 오늘도 묵묵히 해낸다"는 내레이션으로 마무리된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댓글에는 "드디어 간호사다", "간호사 편을 해줘서 고맙다", "이수지가 사회에 큰 일을 하고 있다", "이건 순한맛 현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현직 간호사들의 댓글도 눈에 띄었다. 25년 경력의 간호사라고 밝힌 누리꾼은 "이 영상이 많은 분들께 울림이 되길 바란다"며 "환자분들의 격려 한마디가 간호사들의 피로감을 한방에 날려준다"고 적었다. 또 다른 현직 간호사라고 밝힌 누리꾼도 "간호사는 감정 쓰레기통이 아니다. 저희도 누구의 딸이고 엄마고 언니이고 동생이고 친구"라며 배려 있는 응대를 당부했다.
다른 간호사들은 영상이 외래 중심으로 다뤄졌다며 "대학병원 3교대 간호사 편도 해달라", "병동은 더 극한이다", "환자와 보호자 컴플레인, 태움 문화, 3교대까지 다뤄야 한다"는 의견을 남겼다.

https://www.mt.co.kr/society/2026/06/10/20260610074820476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