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무계획 예능이 다시 뜬다”…짜인 웃음보다 날것의 리얼리티[SS연예프리즘]
2,389 13
2026.06.10 08:11
2,389 13
qaasuk

[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예능이 다시 길 위로 나갔다.

목적지는 흐릿하고, 일정표는 비어 있다. 숙소가 정해지지 않았고, 다음 끼니도 확실하지 않다. 출연자는 그때그때 결정하고, 제작진은 그 선택을 따라간다. 한동안 예능을 지배했던 촘촘한 룰과 미션, 세계관의 반대편에서 ‘무계획’이라는 오래된 문법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최근 예능가에서 무계획 콘셉트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최근 공개된 tvN ‘꽃보다 청춘: 리미티드 에디션’은 이 흐름을 가장 잘 보여준다. 프로그램은 “오늘 어디로 갈지, 어디서 잘지, 어떻게 이동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정유미, 박서준, 최우식의 국내 방랑기를 내세운다. 제한은 많지만 낭만은 무제한이라는 문구처럼, 편안한 여행보다 불편한 변수에서 재미를 찾는다.

나영석 PD의 넷플릭스 예능 ‘이서진의 달라달라’도 비슷하다. 이서진과 함께 계획도, 대본도 없는 미국 방랑기를 선보였다. 넷플릭스 공식 소개 역시 이 프로그램을 “지도도 없이 카우보이의 도시를 누비는” 방랑기로 설명한다. 정해진 목적지보다 이동 과정과 관계의 리듬에 초점을 맞춘 구성이다.

이 흐름에서 빼놓을 수 없는 프로그램은 ‘풍향고2’다. 유튜브 채널 ‘뜬뜬’에서 시작된 ‘풍향고’는 무계획 여행 예능의 최근 흐름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시즌2는 ENA 편성까지 이어지며 웹예능의 틀을 넘어 TV 예능으로 확장됐다. 유재석이성민지석진양세찬은 오스트리아와 헝가리를 배경으로 앱도, 예약도 없이 움직인다. 숙소도 현장에서 찾고, 식사도 그때그때 해결한다.


cFtTpf

여행 예능에서 가장 기본이던 사전 준비와 효율을 덜어내자, 오히려 출연자들의 성격과 관계가 더 선명하게 드러났다. 누가 먼저 불안해하고, 누가 상황을 수습하고, 누가 투덜대는지 그 반응 자체가 장면이 됐다. ‘풍향고2’가 보여준 힘은 거창한 사건이 아니라 불편한 상황을 함께 지나가는 사람들의 리듬에 있었다.

무계획 예능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분명하다. 시청자들이 과잉 기획된 예능 문법에 피로를 느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최근 예능은 게임과 미션, 룰, 세계관을 촘촘하게 설계하는 방식으로 발전했다. 제작진의 개입은 더 정교해졌고, 출연자는 그 안에서 목표를 수행했다. 화면은 빠르고, 자막은 친절하며, 웃음의 타이밍도 비교적 분명했다.

무계획 예능은 그 빈틈을 파고든다. 출연자를 낯선 상황에 놓고, 제작진도 모든 답을 미리 정하지 않는다. 길을 잘못 들고, 식당 문이 닫히고, 숙소를 구하지 못하고, 예상 밖의 말이 튀어나온다. 중요한 건 사건의 크기가 아니다. 출연자가 계획과 다른 상황을 만났을 때 보이는 표정과 말투, 침묵과 실수가 콘텐츠가 된다.

한 방송 관계자는 “최근 시청자들은 포맷을 이해하는 데 많은 시간을 쓰려 하지 않는다. 인물과 상황이 바로 보이는 예능을 편하게 받아들인다”며 “무계획 예능은 출연자의 성격이 빨리 드러난다. 제작진이 억지로 웃음을 만들지 않아도 관계와 상황에서 장면이 생긴다”고 말했다.

무계획 예능의 귀환은 예능이 과거로 돌아간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지금의 예능이 너무 많이 설계된 시대를 지나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다. 제작진이 모든 웃음을 계산하기보다, 출연자가 반응할 수 있는 공간을 남겨두는 것. 그 빈틈을 믿는 방식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https://naver.me/G8fNCCer





댓글 13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셀럽들도 사용하는 화잘먹 패드💗 핑크 글로우 패드 체험단 309 06.10 35,588
공지 서버 작업 공지 6/12(금) 오전 1시 ~ 오전 1시 30분 [완료] 06.11 7,715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5,380,067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2,699,009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3,274,117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989,661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141,230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6 21.08.23 8,593,935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73 20.09.29 7,506,192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31 20.05.17 8,722,360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22 20.04.30 8,609,672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590,791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93279 기사/뉴스 [단독] 공지사항 돌연 삭제…미래운용, 스페이스X 당일 편입 불발되나 10:12 4
3093278 정치 벨기에에서 잭팟 터뜨리고 온 이재명 대통령 2 10:11 188
3093277 기사/뉴스 [속보] 한은 총재 “물가안정에 중점…늦지 않게 금리 인상” 10:11 64
3093276 기사/뉴스 [월드컵] "연차·반차 썼어요"…붉은악마들, 광화문 속속 집결 10:10 264
3093275 유머 별명 지을때 외형가지고 짓는게 제일 나쁘다 2 10:10 297
3093274 유머 어제 구해줘홈즈 집보러갔는데 안방에 있는 책 이름이 10:09 386
3093273 기사/뉴스 길어지고 과격해진 '개표소 봉쇄 시위'…일대 '요새화' 흐름 2 10:09 132
3093272 이슈 들튀했어야하는 아기 푸바오💛 1 10:08 212
3093271 이슈 르릿캣 엠카 조합사진 중 가장 취향인 조합은? 2 10:08 140
3093270 기사/뉴스 5월 취업자 4만명 ‘뚝’… 반도체 호황에도 제조업 일자리 위축 10:08 38
3093269 이슈 강미나 인스타그램 업로드 2 10:07 439
3093268 정보 테러 단체 연루자로 몰려 추방당한 소말리아 출신 월드컵 심판 근황 뜸 10:07 393
3093267 이슈 여자 나이 40이 넘으면 투명인간 취급을 받는다고한다 24 10:06 1,571
3093266 유머 올해도 시작된 절미언니네 마당냥이들의 방충망 등반 9 10:04 834
3093265 팁/유용/추천 kb pay 퀴즈 3 10:03 188
3093264 이슈 하이라이트 비스트 윤두준 2026 북중미 월드컵 입중계 라이브 3 10:03 257
3093263 기사/뉴스 “월세 100만원 내면 ‘텅장’… 부모찬스 없는 나, 믿을 건 레버리지 한탕” 10:03 276
3093262 이슈 <콩콩팜팜> 이광수X김우빈X도경수 프리뷰 | 현장에서 직접 배우는 목장 운영 전반에 대한 기술과 철학에 미소가 끊이지 않는 인재 3인입니다 📷 2 10:02 307
3093261 기사/뉴스 음주운전하다 경찰 오자 소주 1병 '술타기'…징역형 집유 3 10:01 271
3093260 기사/뉴스 개미들 '피눈물'…조금만 버티면 됐는데, 1조2천억 강제처분 20 10:01 1,2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