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주에 넣은 것도 아니고, 코스피 1·2위에 투자했는데 하루에 10%씩 올랐다가 내려간다. 어제까지 수 천 만원의 수익을 내고 있었는데, 며칠 만에 주식 계좌가 마이너스가 됐다. 그런데 오늘은 또 급등했다. 심지어 오전 시장이 다르고, 오후 시황이 다르다. 하루에 수 천 만원을 벌고 잃으니, '나는 직장에서 뭘 하고 있나'라는 생각까지 든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파이낸셜뉴스] 40대 직장인 배지혁씨(가명)가 최근 장세에 대해 토로한 이야기다.
최근 국내 증시가 롤러코스터 장세가 이어지면서 일상 속에 무기력을 느끼는 국내 투자자들이 많아졌다.
지난 2일 코스피는 8801.49으로 장을 마감하며 '9천피'를 눈앞에 두기도 했다. 국내외 금융투자사에서는 올해 안에 코스피가 1만을 넘어설 거라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6·3지방선거 휴장일이 지나고 나니 시장 상황이 급변했다. 지난 4일 하락 마감한 데 이어, 지난 5일과 8일에는 각각 5.54%, 8.29% 급락했다. 9000포인트가 눈 앞이었던 코스피가 7000선 붕괴를 걱정하게 됐다. 하지만 9일 들어서자 코스피는 급반등했다. 전일 대비 8% 이상 급등하며 8000포인트를 회복한 것이다. 3거래일 동안 코스피의 변동폭은 1500포인트에 육박했다.
문제는 코스피의 변동성을 초대형주가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시가총액 2000조원에 육박하는 삼성전자의 주가는 이달 6거래일 중 4거래일 동안 5% 이상의 등락률을 보였다. 지난 1일 10.09% 올랐고 지난 5일과 8일에는 각각 6.40%, 10.15% 내렸고 9일에는 8% 이상의 상승을 보였다.
SK하이닉스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 5일과 9일에는 각각 9.92%, 7.68% 내렸지만, 이날은 15% 급등했다. 지난 8일 200만원이 깨졌던 주가는 9일 220만원대로 복귀했다.
여기에 단일종목 레버리지까지 지난 달 말 상장되며 개미들이 체감하는 변동성은 더욱 커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등락률을 2배로 추종하기 때문이다.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의 경우, 등락률 10%는 흔하고, 등락률 20%도 상장 2주 만에 2번이나 나왔다.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이날 30% 이상 상승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증시에 노출되면서 일부 투자자들이 '주식 중독'에 빠졌다고 지적한다. 주식 중독은 욕망과 불안이 뇌를 마비시키고, 강박적으로 본전에 집착하여 본업이 무너지는 상태를 말한다.
박종석 정신과 전문의는 최근 방송에 나와 " '나 혼자 뒤처진다', '나 혼자 벼락 거지가 된다'라는 불안감 때문에 포모 증후군이 발생하고, 뇌에서는 '뭐라도 해야 한다'라는 명령이 내려지며 무리한 투자를 하게 된다"라며 "이렇게 주식 중독에 빠지면 근로소득의 가치를 과소평가하고 '인생은 한 방'이라는 생각으로 고위험 투자를 하게 된다. 일상생활이 무너지고, 도파민적인 삶을 살며 인내심이 줄어든다. 인간관계가 파탄 나고, 거짓말, 무리한 돈 빌림, 심한 경우 공금 횡령까지 이어질 수 있다"라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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