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은 5억 빌려주는데…대기업·중소기업 '내 집 마련' 격차 69배
대기업 사내대출 10년간 65% 증가
중견기업 31%, 중소기업 35% 그쳐
대기업·중소기업 격차 57배→69배
"자가 마련을 고민하는 친구들은 모두 사내대출 복지를 가장 부러워하더라고요."
직장인 김모(30)씨는 지난해 결혼을 준비하면서 11억 원대 아파트 매수를 계획했다. 현금과 주택담보대출로 자금을 마련할 예정이었지만, 6·27 부동산 대책 이후 대출 한도가 6억 원으로 막히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김씨는 "사내대출 덕에 1억5,000만 원을 연 1~2%대 저리로 빌릴 수 있어 겨우 당초 계획대로 집을 살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기업의 사원 복지제도인 사내대출 제도가 자산 격차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삼성전자 노사는 주택 구입 자금을 최대 5억 원까지 연 1.5% 금리, 10년 상환 조건으로 빌려주는 사내대출 제도 도입에 합의했다. SK하이닉스 노조도 이에 준하는 수준인 5억 원 한도를 요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도 5억 원 한도 사내대출을 지원하고 있다. 이들 대출은 원리금이 연 소득 40%를 초과하지 않도록 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서 비켜 있다. 은행권 대출 문턱이 높아진 가운데 일부 기업 직원만 별도의 저금리 자금 조달 창구를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대기업 사내대출 65% 늘 때 중소기업 35%↑

대기업 사내대출 규모는 꾸준히 증가해 왔다. 9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SGI서울보증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기업이 실행한 사내대출에 대한 보증공급액은 2016년(4조493억 원)부터 지난해(6조6,821억 원)까지 10년 사이 65.0% 증가했다. 특히 주택 자금 대출 보증공급액이 77%로 크게 뛰었다. 올해 1~4월 사내대출 보증공급액도 2조 원을 훌쩍 넘겨 연간 6조 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반해 지난해 기준 중견기업과 중소기업 보증공급액은 각각 6,036억 원, 968억 원에 그쳤다. 최근 10년간 증가율도 30.8%, 35.2%로 대기업에 못 미쳤다.
중견·중소기업의 사내대출 규모와 증가율이 크지 않으면서 대기업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보증공급액 기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는 2016년 56.6배에서 지난해 69.0배로 늘었다. 대기업과 중견기업 간 격차도 8.8배에서 11.1배로 확대됐다. 사내대출 제도를 운영하지 않는 기업이 적잖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격차는 이보다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사내대출 규모가 큰 대기업일수록 통계에 잡히지 않는 대출이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퇴직금을 담보로 사내대출을 제공하는 기업도 있어 실제 대출 규모는 보증공급액보다 클 수 있다"고 귀띔했다.
전문가들은 자산 양극화를 완화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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