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거제, 야호!' 리센느, '중소의 기적'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610 3
2026.06.09 12:32
610 3

https://m.entertain.naver.com/home/article/003/0013995560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거제, 야호!' 밈(meme)으로 대세 걸그룹이 된 '리센느(RESCENE)'의 신드롬에 힘 입어 그간 중소 가요 기획사 활약이 재조명되고 있다.

9일 차우진 대표(대중문화 평론가)가 이끄는 엔터문화연구소가 이달 발행한 리서치 리포트 '중소의 기적'에 따르면 '중소의 기적'이 등장한 2011년부터 해당 수식에 묶인 팀은 27개로 조사됐다.

중소의 기적이라는 말은 큐브엔터테인먼트의 비스트가 당시 이른바 '3대 기획사'로 통한 SM·YG·JYP엔터테인먼트 외 남자 그룹으로는 처음으로 '멜론 뮤직 어워드' 대상(올해의 아티스트)을 받았던 때 나왔다.

비(非) 빅3 남성 아이돌 대상은 그 전에도 그 후에도 한동안 없었다. 다만 같은 시기 울림엔터테인먼트의 인피니트, 스타쉽엔터테인먼트의 씨스타도 나란히 차트를 뚫으면서 중소 기획사 그룹들의 활약이 이어졌다.

엔터문화연구소는 17년 간 데이터를 모은 뒤 중소의 기적엔 크게 3개의 조건이 필요하다고 봤다. ▲미디어 환경이 기적의 종류를 정하고 ▲초기 팬 확보가 기적의 트리거가 되고 ▲음악 동력이 기적을 지속시킨다는 것이다.

엔터문화연구소는 미디어 환경을 기준으로 27팀을 크게 3개 시기로 나눴다. 방송·음원 시대(1기 2009~2013년), 유튜브·소셜미디어 시대(2기 2013~2018년), 숏폼·알고리즘 시대(3기 2018~2026년)다. 각 시기마다 작곡가·프로듀서의 연속 히트로 올라가는 음악중심형, 직캠·밈·바이럴이 1차 트리거가 되는 바이럴형, 메인스트림 공식을 거부하고 독자 경로를 찾는 틈새공략형 등에 각각 속하는 팀이 나온다.

그런데 1기엔 바이럴형이 한 팀도 없다. 당시에는 바이럴을 일으킬 경로 자체가 없었다. 이 시대의 기적은 전부 프로듀서의 이름과 묶인다. 신사동호랭이(비스트), 스윗튠(인피니트), 용감한형제(씨스타·AOA). 작곡가가 곧 무기였다.

[서울=뉴시스] 2014년 EXID '위아래'로 활동할 당시 하니 모습. (사진 = 뉴시스 DB) 2026.06.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바이럴형은 2기에 처음 등장한다. 유튜브가 주요 채널이 되고, 트위터가 활성화되면서 '덕후들의 놀이터'가 되고, 초기 페이스북의 큐레이션 페이지가 뉴미디어로 전환되면서 '일반인(비 아이돌 팬)'에게 아이돌 영상을 대량 노출시키기 시작했다.

그 과정을 통해 '우연을 기회로 바꾸는' 구조도 생겼다. EXID의 하니 직캠(2014)이 "위아래"를 역주행시킨 것이 본격적인 사례였다. 흥미로운 건, 바로 이 '역주행'이라는 현상 자체가 2기의 산물이고 엔터문화연구소는 특기했다. 이 회사는 "음원 발매 후 시차를 두고 재발견되는 사례는 SNS와 커뮤니티 바이럴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1기 시절엔 '역주행'이라는 단어조차 없었다"고 했다.

3기에는 세 유형이 모두 성립하기 시작했다. 음악중심형(스테이씨), 바이럴형(브레이브걸스), 틈새공략형(QWER)이 각각 등장해 성과를 냈다. 그만큼 미디어가 다양해졌다는 뜻이다.

미디어가 많아졌다는 건, 게이트 키핑이 그 만큼 약화됐다는 뜻이다. 음악을 노출하고 접할 수 있는 경로도 다양화됐다. 엔터문화연구소는 이를 미디어의 민주화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미디어가 민주화될수록 발견 장벽은 낮아지는 대신, 지속 장벽은 높아진다. 심지어 기회 비용의 주기도 짧아지고 있다.

방송에서 소셜 미디어로 넘어갈 때 대형 기획사는 3~5년이 걸렸다. SM·JYP가 유튜브 채널을 2006~2008년에 열었지만 사실상 뮤직비디오 아카이브로만 썼다. 기획사 차원의 소셜 미디어 전략은 2012~2013년 체계화됐다. 그 틈에 방탄소년단(BTS)이 트위터를 4년 간 선점했다. 소셜 미디어에서 숏폼으로 넘어갈 때는 1~2년으로 줄었다. 지코의 '아무노래' 챌린지(2020년 1월)가 전환점이 됐고, 2021~2022년에는 빅4 기획사 전부 숏폼 챌린지를 컴백 필수 프로모션으로 표준화했다. 리센느가 쓴 기회 비용은 겨우 1년 남짓이다. 엔터문화연구소는 "다음의 미디어 전환이 무엇이 될 지는 모르지만, 확실한 것은 앞으로 중소 기획사가 쓸 수 있는 기회 비용은 더 짧아질 것이란 점"이라고 짚었다.

엔터문화연구소가 '중소의 기적'을 위해 결정적인 조건으로 보는 건, '초기 팬 확보'다. 1기에는 음방 출연이 곧 음악 노출이고, 음악 노출이 곧 팬 확보였다. 2기에선 각 팀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첫 팬을 만들었다. EXID는 하니 직캠이 페이스북·커뮤니티에서 폭발한 뒤 역주행을 일으켰다. 크레용팝은 유튜브에서 자체적으로 '무한도전'과 비슷한 콘셉트의 예능을 매니저가 직접 찍었다. 동시에 홍대·강남·명동·대학로에서 길거리 공연을 했다. 방탄소년단은 멤버들이 직접 트위터에 셀카와 자신의 이야기를 올리며 팬을 찾았다. 그 과정을 통해 아미(ARMY)는 '소비자'가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동료'가 될 수 있었다. 마마무는 데뷔 전 협업 싱글(범키, 케이윌)을 선공개하며 업계 관계자와 음악 마니아의 관심을 끌었고, 소셜미디어에 출연하면서 멤버들의 매력을 가감 없이 전달했다.

[서울=뉴시스] 리센느 원이, 미나미. (사진 = 원이 유튜브 캡처) 2026.06.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3기에 이르러서는 음악 노출과 팬 확보가 완전히 분리된다. 리센느가 그 전형이라고 엔터문화연구소는 전했다. 원이의 개인 유튜브 채널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는 전문 콘텐츠 스튜디오(솔파스튜디오)가 기획·제작한다. 원이의 '거제 소녀', 미나미의 '갸루', 제나의 '신라공주' 같은 캐릭터는 기획 과정에서 설계되고, 한 채널에 여러 멤버 캐릭터가 동시에 출연해 성장한다. 이전에도 멤버 1인이 유입 경로를 제공했지만, 그 동력이 아이돌 본인이 아니라 전문 스튜디오의 역량이란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QWER의 경우, 유튜버 출신 멤버의 기존 팬들이 유입되면서 밴드 팬으로 전환됐다. 초기 팬을 확보한 경로가 게임·스트리밍 커뮤니티란 점이 중요하다. 에이티즈는 데뷔 초기부터 해외에서 소규모 투어를 하면서 해외 팬을 먼저 만났고, 그 동력을 국내로 역수입한 경우다. 키스오브라이프(키오프)는 유튜브 커버와 R&B 차별화로 음악 마니아부터 먼저 모았다.

3기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팀의 음악'이 아닌 다른 무언가로 첫 팬을 만든다. 멤버 캐릭터, 서브컬처 팬, 해외 도시의 공연장, 음악 마니아 등 음악을 노출하기 전에 관계를 먼저 만들고, 그 관계가 음악 소비로 전환된다. 음방 노출이 곧 팬 확보였던 1기와 정반대 구조다.

엔터문화연구소는 "그래서 '좋은 곡을 쓰면 팬이 온다'는 전제는 3기에선 성립하지 않는다. 좋은 곡은 여전히 필요하다. 다만 그건 팬을 유지하는 조건이지 확보하는 조건은 아니다. 음악을 들을 사람을 먼저 만드는 별도의 기술은 차라리 팬의 발명이라고 봐야 한다. 그 기술은 음악 역량과 전혀 다른 역량(캐릭터 구축, 커뮤니티 침투, 현장 운영)을 요구한다. 이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작곡이 아무리 좋아도 발매되자마자 곡이 묻혀버린다"고 설명했다.

엔터문화연구소는 그러면서 미디어가 어떻게 바뀌든, 1~3기를 관통하며 검증된 사실이 있다고 특기했다. "바이럴은 가속기고, 음악 동력은 필수 조건이다. 바이럴 없이 동력 만으로 살아남은 팀은 있지만 반대로 음악 동력 없이 바이럴만으로 장기 생존한 팀은 한 팀도 없다. 다시 말해, 바이럴은 있으면 좋고 심지어 없어도 상관없지만, 음악 동력은 없으면 안 되는 조건이다. 만약 자원이 부족해서 둘 중 하나만 택해야 한다면, 무조건 음악 동력에 배팅해야 한다. 어쩌다가 바이럴 효과를 봐도 음악 동력이 없으면 한 번 소비되고 끝이다. 하지만 음악 동력이 있으면 바이럴 없이도 버틸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빌보드 월드 앨범 1위(2014)를 찍은 B.A.P가 전속 계약 소송 후 해체한 예를 들며 조직의 안정성은 모든 전략의 전제 조건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아티스트-소속사의 관계가 깨지면 어떤 미디어 환경에서든 기적은 끝나버린다. 이건 관계가 아니라 거버넌스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블랙핑크 로제가 미국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협업한 '아파트', 넷플릭스 K-팝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신드롬이 착시 현상을 불러 일으키기도 하지만 2024~2025년은 엔터업계의 침체기로 평가된다. 실물 앨범 판매가 2023년 1억1570만 장에서 2024년 9330만 장으로 9년 만에 처음 역성장했다(−19.6%). 같은 시기 위클리·에버글로우·퍼플키스·체리블렛 등 중소돌은 대거 해체하거나 활동을 종료했다

[서울=뉴시스] 리센느. (사진 = 더뮤즈엔터테인먼트 제공) 2026.06.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글로벌 한류 팬은 2012년 926만에서 2023년 2억 2500만으로 24배나 늘었는데, 역설적으로 중소 기획사의 진입 장벽은 더 높아졌다. 국내외 동시 진출이 사실상 기본값이 되면서 필요한 자본의 규모도 올라갔기 때문이다. 키스오브라이프의 소속사 S2엔터테인먼트는 52억 원 시리즈A를 유치했고(2025.08) , 리센느 소속사 더뮤즈엔터테인먼트는 20억 원 규모의 시리즈A를 마감했다(2026.06). 중소 기획사들도 저(低) 자본으로 버티는 시대가 지나고, 외부 투자로 최소 2년을 버틸 체력을 만드는 게 새로운 생존 조건이 됐다.

엔터문화연구소는 그래서 중소기획사들이 통제 가능한 것과 운을 구분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리포트의 핵심을 다시 짚어보면 '중소의 기적'을 만드는 데에는 세 축, 즉 시대의 기회를 읽는 눈(미디어 전략), 첫 팬을 만드는 기술(초기 팬 확보), 운을 구조로 바꾸는 실력(음악 동력)이 필요하다. 심지어 운은 바이럴의 시점에만 작용한다. 그리고 바이럴이 없더라도 '중소의 기적'은 가능하다.

엔터문화연구소는 "리센느의 '러브 어택'도 마찬가지다. 리센느의 곡은 데뷔 때부터 좋다고 소문이 났다. NME와 데이즈드(DAZED)가 꼽은 2024년 최고의 K-팝 곡, 그래미닷컴의 '2024년을 뜨겁게 달군 K-팝 10곡'에도 이름을 올렸다. 부족했던 건 곡이 아니라, 그 곡을 들어줄 사람을 만드는 일이었다. "거제 야호~"가 울려 퍼진 순간, 이 곡은 비로소 발견될 기회를 얻었다"고 짚었다.

(중략)
 

댓글 3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에이쁘X더쿠] 여름 톤업 스트레스 OUT! 진짜 여름톤업, UV 톤업 선 밀크 체험단 50인 모집 346 06.07 73,945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5,352,550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2,657,662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3,247,725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945,733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138,470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6 21.08.23 8,591,164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73 20.09.29 7,499,151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30 20.05.17 8,719,291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22 20.04.30 8,604,904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582,770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90460 유머 헐리우드에서 맷데이먼을 집에 데려오는데 쓴 돈 13:56 164
3090459 유머 애니 비포 애프터 레전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jpg 2 13:55 289
3090458 이슈 더바디샵의 창립이념 9 13:54 803
3090457 정보 폐암 4기 아빠, 이 약이 아니면 호스피스를 준비해야 해 (청원요청) 9 13:53 508
3090456 기사/뉴스 [취재석]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어느 대기업 첨단 반도체 팹 들어올까 13:53 73
3090455 유머 가난하게 사는법? 6 13:53 384
3090454 이슈 남자 만나려고 주짓수 등록했다는 여자 연예인.jpg 4 13:53 786
3090453 기사/뉴스 단 1분 늦었다고 30만원 증발…안선영, 자격증 주관업체 저격 79 13:51 1,961
3090452 기사/뉴스 순천 낙안읍성서 ‘전국 국악대전’…노년부·학생부 종합대상 신설 13:51 75
3090451 정보 잠실 극우들이 일반시민 검열하는 영상 8 13:50 487
3090450 이슈 유전 감독 아리 애스터 근황...twt 2 13:49 559
3090449 정치 이재명 대통령 : 일본과 완전한 협력을 하려면 진정한 사과가 선행되어야 한다 대한민국이 돈이 부족해서 ‘과거 치료비나 돈 못 번 것 다 내놔’라고 하지 않는다. 돈 문제가 아닌 정서의 문제 29 13:48 773
3090448 정치 지금 잠실 올림픽공원에 있는 자칭 민주시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라고 합니다 😨😰😱 4 13:47 764
3090447 기사/뉴스 초등생 '최애 간식'의 배신…부모들 경악할 '충격' 결과 25 13:46 2,121
3090446 유머 하품할때 이상한 습관이 있는 댕댕이 2 13:46 388
3090445 이슈 소를 박는게 도대체 무슨 말이야??????? 그게 무슨 맛이야?????? 8 13:46 915
3090444 이슈 [MLB] 오늘자 이정후 성적 . jpg 17 13:44 810
3090443 기사/뉴스 [단독] 이창동 ‘가능한 사랑’, 넷플릭스 아닌 극장서 먼저 본다 2 13:44 441
3090442 이슈 이제는 정말 >힙합<을 꼭 해야만 했다는 트레저 멤버들 1 13:43 314
3090441 유머 신라공주와 최성곤의 만남.ytb 5 13:43 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