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10.5% 성장했다고 한국은행이 9일 밝혔다. 우리나라가 고속 성장하던 1976년 1분기(1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수출 기업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 임금 상승에 따른 것이다.
근로자 보수 증가율, 통계 공표 이래 최고
한은은 이날 2026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을 발표했다. 1분기 명목 GDP 성장률이 높았던 것은 구성항목인 피용자보수가 전기 대비 4.0% 증가한 덕분이다. 증가율이 2010년 2분기 통계 공표 이후 가장 높았다. 기업의 이윤에서 인건비를 제외한 총영업잉여는 17% 늘었다. 이 역시 역대 최고 증가율이다.
1분기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11% 증가하면서 명목 GDP 성장률을 상회했다. GNI 증가율 역시 고도 성장기인 1976년 1분기(12.7%) 이후 최고였다. 국외순수취요소소득(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벌어 들인 소득에서 외국인이 국내에서 벌어들인 소득을 뺀 것)이 9조2000억원에서 13조7000억원으로 큰 폭 늘어난 덕분이다.
1분기 실질 GDP 1.7% → 1.8%로 상향 조정
1분기 실질 GDP는 1.8% 성장했다. 앞서 한은이 지난 4월 23일 발표한 속보치(1.7%)보다 개선된 것이다. 2020년 3분기(2.2%) 이후 5년 6개월만에 가장 높다.
한은은 “속보치 추계 때 반영하지 못한 3월 일부 실적치 자료를 반영한 결과 수출, 설비투자, 민간소비 등 지표가 개선됐다”고 밝혔다. 수출 증가율이 5.9%로 속보치(5.1%)에서 상향 조정됐고 설비 투자도 4.8%에서 6.6%로, 민간 소비는 0.5%에서 0.6%로 올라갔다.
반면 건설 투자는 2.8%에서 1.4%로 내려갔고, 정부소비는 0.1%에서 -0.4%로 감소 전환했다.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이 줄어든 영향이라고 한다.
실질 GNI는 9.2% 증가했다. 역대 최고 증가율이다.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값으로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상품의 물가 수준을 나타내는 GDP디플레이터는 전년 대비 12.9% 상승했다. 상승률은 1981년 3분기(16%) 이후 45년 만에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