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 9년 만에 찾아온 쌍둥이 중 첫째를 임신 15주 만에 먼저 떠나보내야 했던 산모. 하지만 슬퍼할 겨우도 없이 남은 둘째를 지키기 위해 22주를 눈물로 버텼다.
서울성모병원은 고현선 권역모자의료센터 산모태아부센터장(산부인과 교수) 팀이 쌍둥이 조산 위기에 처한 산모를 극적으로 관리해, 첫째 조산 후 무려 152일을 더 버틴 끝에 둘째 아이를 임신 37주 만에 만삭 자연분만으로 출산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이는 국내 최장 기간 ‘지연 간격 분만’ 사례이며, 해외에서는 153일 만에 출산한 사례가 있다.
30대 후반에 엄마가 된 산모 A씨는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쌍둥이의 태명을 ‘티키타카’로 지었다. 소중한 아가 둘이 세상에 나와 자연스럽게 잘 지내기를 바라는 소망을 담았다.
하지만 임신 15주 무렵 갑작스러운 양수 파수 증상으로 집 근처 산부인과를 거쳐 서울성모병원 권역모자의료센터로 긴급 이송됐다. 검사 당시 이미 자궁경부가 열려 있어 안타깝게도 첫째 태아는 자연 조산으로 먼저 떠나보내야 했다.
일반적으로 양막이 파수되고 조산이 발생하면 수일 내에 다음 태아도 추가 분만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하루하루가 절체절명의 위기였지만 고현선 교수팀은 남아 있는 둘째 태아를 지키기 위해 첫째 분만 직후 자궁경부봉합술을 시행하고, 자궁수축 억제 및 항생제 치료 등 집중 관리에 돌입했다.
이후 다태임신에서 선행 태아가 불가피하게 먼저 분만된 뒤 남은 태아를 자궁 내에 유지해 임신 주수를 연장하는 고난도 산과 치료인 ‘지연 간격 분만’ 과정이 이어졌다. A씨는 고위험 산모 병동에 입원해 자궁수축, 감염 징후, 출혈 여부 등을 모니터링받았으며, 상태가 안정된 후에는 외래 추적 진료로 전환해 임신 주수를 최대한 늘렸다.
눈물겨운 사투 끝에 임신 37주째에 접어든 산모는 자궁경부봉합사를 제거한 뒤, 지난 5월 19일 새벽 마침내 건강한 여아를 자연분만으로 품에 안았다. 첫째를 잃은 슬픔을 딛고 무려 22주를 더 견뎌낸 결실이었다.
긴 입원 생활을 견뎌낸 산모 A씨는 “힘든 상황에서도 의사, 간호사 선생님들이 늘 세심하게 살펴주어 정서적으로도 큰 위로가 되었다”며 “긴 시간을 버틸 수 있었던 건 의료진 덕분이며, 같은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을 고위험 산모들도 희망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고현선 교수는 “첫째 조산 이후 남은 태아의 임신을 장기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신중한 판단과 세밀한 관리가 필요한 과정”이라며 “산모가 장기간 입원 치료를 받는 동안 감염, 자궁수축, 출혈, 혈전 위험 등을 면밀히 관찰했고 안정화 이후 단계적 평가를 거쳤다. 힘든 과정을 견뎌낸 산모와 아기에게 감사와 축하를 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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