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바쁘다는 이유로 아침 먹은 식기를 물에 담가두고 나왔다면, 이참에 습관을 바꿔야겠다. 장마와 무더위를 앞두고 ‘불림 설거지’ 습관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음식물이 묻은 식기나 조리도구를 물에 오래 담가두면 세균이 증식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져 식중독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설거지를 바로 하기 어려울 때 그릇이나 냄비를 물에 담가두는 이른바 불림 설거지는 많은 가정에서 흔히 하는 습관이다. 특히 조림이나 볶음 요리를 한 냄비, 밥풀이 눌어붙은 그릇 등은 물에 담가두면 세척이 쉬워져 편리하게 여겨진다. 문제는 기온과 습도가 높아지는 여름철에는 이 과정이 세균 번식 환경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음식물 찌꺼기가 남은 식기를 장시간 물에 담가둘 경우, 세균이 빠르게 증식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식중독균은 일반적으로 20~50도 사이에서 활발하게 번식하는데, 여름철 실내 주방 환경은 여기에 가까워지기 쉽다. 여기에 음식물 찌꺼기라는 영양분과 물이 더해지면 싱크대 안은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조건이 갖춰진다.
특히 퇴근 후 혹은 외출 후 돌아와 ‘씻어야지’하고 아침 식기를 그대로 담가두거나, 저녁 설거지를 다음 날 아침으로 미루는 습관은 여름철 위생 관리 측면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물에 오래 담가둔 식기를 이후 세제로 씻더라도 세균 일부가 남을 가능성이 있고, 설거지 물이 튀어 싱크대 주변이나 다른 식재료로 오염이 번질 위험도 있다는 것이다.
한 식품위생 전문가는 “불림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오랜 시간 방치’가 위험 요소”라며 “여름철에는 가능하면 짧은 시간만 담가두고 바로 세척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한 “특히 육류나 달걀, 우유가 닿았던 식기류는 장시간 방치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설거지 전 음식물 찌꺼기를 먼저 제거하는 습관도 권장한다. 설거지 전에 고무 주걱이나 키친타월 등으로 음식물을 미리 닦아낸 뒤 세척하면 오염을 줄일 수 있다. 설거지 후에는 식기를 충분히 건조시켜야 한다. 물기가 남아 있는 환경은 세균 번식을 돕기 때문이다.
의외로 위생 사각지대로 꼽히는 것은 수세미다. 젖은 상태로 싱크대 주변에 방치된 수세미에는 세균이 쉽게 증식할 수 있다. 여름철에는 음식물 찌꺼기와 수분이 남은 수세미에서 냄새가 나거나 미끈거림이 생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수세미 사용 후 세제를 이용해 충분히 헹군 뒤 물기를 꼭 짜서 말리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또한 아무리 깨끗해 보여도 2주에서 한 달 사이에는 새 제품으로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요즘처럼 초여름 더위가 빨라지는 시기에는 주방 위생 관리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식중독 예방의 기본은 세균을 ‘묻히지 않고, 늘리지 않고, 제거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무심코 반복해온 주방 습관을 한 번쯤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