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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권리금 최대 5억” 성수 다음 격전지 된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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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08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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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1/0004628533?sid=101

 

아디다스·르라보·말본까지 몰려드는 북촌
보증금 10억원에 월세 5000만원 매물도
권리금 최대 2~5억원... 48년 노포도 폐업
‘공실 없는 젠트리피케이션’ 우려 커져

5일 서울 종로구 정독도서관 삼거리에서 바라본 북촌로5가길 초입에 아디다스 북촌 헤리티지점과 뉴발란스 북촌 허브가 마주한 채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이 지나가고 있다. 정혜진기자

5일 서울 종로구 정독도서관 삼거리에서 바라본 북촌로5가길 초입에 아디다스 북촌 헤리티지점과 뉴발란스 북촌 허브가 마주한 채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이 지나가고 있다. 정혜진기자서울 북촌·서촌 일대 상권이 외국인 관광객 증가를 발판으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전통 한옥과 골목 분위기를 앞세워 성장한 상권에 대형 브랜드들이 잇따라 진출하면서 임대료와 권리금이 치솟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리단길과 가로수길이 겪었던 젠트리피케이션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5일 종로구 정독도서관 인근 북촌로5가길을 찾자 거리 초입에 위치한 아디다스 북촌 헤리티지 스토어 앞은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볐다. 북촌로5가길에서 삼청로까지 이어지는 이른바 ‘삼청정독길’은 과거 카페와 공방, 소규모 편집숍 중심의 상권이었지만 최근에는 아디다스와 르라보를 비롯한 패션·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매장이 잇따라 입점하며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7일 상업용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북촌과 서촌은 외국인 관광객 증가의 최대 수혜 지역으로 꼽힌다. 한옥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데다 경복궁과 광화문 등 주요 관광지 접근성이 뛰어나면서 평일에도 유동인구가 꾸준한 ‘주7일 상권’으로 자리 잡았다. 이에 따라 자본력을 갖춘 브랜드들이 기존 점포를 빠르게 대체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 방문 외국인 관광객은 156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카드 소비액은 50% 급증했다.
 

5일 서울 종로구 북촌로5가길에 새로 들어선 골프웨어 브랜드 말본의 첫 단독 플래그십 스토어인 ‘말본 가옥’ 앞을 외국인 관광객이 지나가고 있다. 정혜진기자

5일 서울 종로구 북촌로5가길에 새로 들어선 골프웨어 브랜드 말본의 첫 단독 플래그십 스토어인 ‘말본 가옥’ 앞을 외국인 관광객이 지나가고 있다. 정혜진기자최근 북촌 상권의 흥행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골프웨어 브랜드 말본의 플래그십 스토어인 ‘말본 가옥’이 꼽힌다. 말본은 강남구 도산공원과 성동구 성수동에 이어 북촌을 새로운 거점으로 선택했다. 연면적 208㎡ 규모의 2층 건물을 임차했으며 월 임대료는 약 3500만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북촌에서 공인중개업소를 운영하는 김모 씨는 “지난해 중순 이후 임대료가 두 배 가까이 뛰었다”며 “성수동 상권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브랜드들이 북촌으로 이동하고 있는데, 대부분 30평대(100㎡) 이상 단독 건물 통임대를 선호해 조건에 맞는 매물은 임대료를 집주인이 원하는 수준으로 받을 수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실제 이 일대 3층 건물 한 곳은 현재 카페가 단독 임차 중이며 연면적 455㎡ 규모에 보증금 10억 원, 월세 5000만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전용면적 기준으로 환산하면 3.3㎡당 월 임대료가 36만 원을 넘는다.

(중략) 상권 내 핵심 입지의 경우 시설과 집기를 제외한 순수 바닥 권리금만 2억~5억 원 수준에 형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5일 서울 종로구 북촌로5가길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오가고 있다. 우측의 3층 통임대로 나온 건물은 임대료가 5000만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정혜진기자

5일 서울 종로구 북촌로5가길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오가고 있다. 우측의 3층 통임대로 나온 건물은 임대료가 5000만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정혜진기자서촌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북촌과 함께 대표적인 ‘주7일 상권’으로 꼽히는 서촌은 특히 중형 규모 이상 매물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통의동 대림미술관 골목 끝에 나온 한 양식당 매물은 보증금 6억 원, 월세 4000만 원 수준으로 제시됐으며 권리금도 3억~4억 원에 이를 것으로 중개업계는 보고 있다. 정부서울청사 창성별관과 경복궁역을 연결하는 자하문로 핵심 상권의 경우 3.3㎡당 임대료가 약 30만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높아진 임대료는 상권 구성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자하문로에서 48년 동안 영업해온 백반집 청하식당은 지난 4월 결국 문을 닫았다. 인근 점포 상당수는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 중이며, 이미 아디다스와 이솝 등 글로벌 브랜드와 고급 편집숍들이 속속 자리를 잡고 있다.
 

5일 서울 종로구 서촌 자하문로의 메인 거리에는 소규모 가게나 공방이 사라지고 대형 편집숍과 브랜드 점포들이 들어선 상태다. 정혜진기자

5일 서울 종로구 서촌 자하문로의 메인 거리에는 소규모 가게나 공방이 사라지고 대형 편집숍과 브랜드 점포들이 들어선 상태다. 정혜진기자오랫동안 지역을 지켜온 자영업자들은 권리금을 받고 떠나더라도 마냥 반길 수 없는 분위기다. 한 상인은 “권리금이 수억 원이라고 해도 수년 동안 쌓아온 단골 고객과 상권 내 입지를 모두 포기해야 한다”며 “결국 다른 곳에서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북촌과 서촌이 상업적으로는 성장하고 있지만 지역 고유의 개성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조용호 메이트플러스 팀장은 “북촌과 서촌은 가로수길처럼 대규모 공실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브랜드 중심 상권으로 재편되면서 결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획일적인 상권으로 변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도 고민이 깊다. 서울시 관계자는 “다양한 소상공인과 로컬 브랜드가 상권을 키워 놓으면 이후 자본력을 갖춘 업체들이 진입해 상권이 획일화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며 “로컬 브랜드 지원 정책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시장 흐름을 바꾸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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