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신세계 허남준 / 사진=SBS
[아이즈 ize | 한수진 기자]
'멋진 신세계' 허남준이 로맨틱 코미디의 신세계를 열어젖혔다.
지난 5~6일 방송한 SBS 금토드라마 '멋진 신세계' 9·10회에서는 차세계(허남준)가 신서리(임지연)를 향한 마음을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질투와 애원, 직진 고백을 쏟아내는 모습이 그려졌다. 허남준은 차세계의 롤러코스터 같은 감정의 낙차를 능청스럽고도 애절하게 소화하며 '新 로코 장인'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줬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대사 소화력이다.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특성상 남녀 주인공 사이에는 필연적으로 다소 작위적이거나 과장된 대사가 오가기 마련이다. 그러나 오글거리는 대사도 허남준의 입을 거치면 설렘의 언어로 탈바꿈한다. 차세계가 신서리가 내민 사탕을 받아먹고 "더럽게 달달하네"라며 읊조리는 장면이나, 자신을 밀어내는 서리를 향해 "다른 새낀 다 집어치우고 넌 나만 봐"라고 애원하는 장면 등이 그랬다.
멋진 신세계 허남준 / 사진=SBS
오글거리는 대사를 오글거리지 않고 오히려 절박하고 관능적으로 들리게 만드는 허남준의 연기적 유연함은 '멋진 신세계'의 멜로 텐션을 유지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특히 9화와 10화를 거치며 폭발한 차세계의 입체적인 감정선은 허남준의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고스란히 증명했다. 서리가 출연하는 드라마의 합방신을 광고주 파워로 취소시키고 스스로를 '신서리 사생'이라 칭할 때는 꼿꼿했던 재벌이 사랑 앞에서 얼마나 유치하고 지질해질 수 있는지를 천연덕스럽게 그려내며 웃음을 유발했다.
반면 서리에게 뺨을 맞은 직후 어깨에 이마를 묻으며 쏟아낸 애절한 눈물 키스신에서는 분위기를 단숨에 반전시켰다. 서리에게 뺨을 맞은 뒤 어깨에 이마를 묻고 감정을 쏟아내는 장면에서 허남준은 사랑에 빠진 남자의 절박함을 정면으로 밀어붙였다. 미세하게 떨리는 호흡과 붉어진 눈시울, 무너지는 몸짓은 차세계가 느끼는 불안과 갈망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숨소리까지 연기한다'는 찬사를 끌어냈다. 코믹과 멜로, 허당미와 서늘함을 위화감 없이 오가는 장악력은 극의 몰입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멋진 신세계 허남준 / 사진=SBS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김은숙 작가 보고 있나"라는 유쾌한 반응이 터져 나오는 이유도 바로 이 지점에 있다. 현실에서 쓰기 힘든 오글거리는 대사를 매력으로 설득하는 능력이 로코 남주의 필수 조건이다. 허남준은 '멋진 신세계'에서 바로 그 감각을 탁월하게 보여주고 있다. '파리의 연인', '시크릿 가든', '상속자들', '도깨비' 등을 집필한 로코 장인 김은숙 작가의 작품에 찰떡같이 어울릴 배우라는 반응이 이어지며, 둘의 작업을 바라는 시청자들의 기원도 커지고 있다.
'유어 아너', '스위트홈' 등 장르물에서 서늘하고 묵직한 카리스마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허남준은 이번 '멋진 신세계'를 통해 로코까지 완벽하게 소화 가능한 전천후 배우임을 입증했다. 극 말미 서리가 의문의 트럭 사고를 당하며 충격적인 전개가 예고된 가운데, 휘몰아치는 비극 속에서 차세계의 처절한 순애보를 허남준이 또 어떤 밀도 높은 연기로 완성해 낼지 기대가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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