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승세에 가려졌던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다시 오르고 있다. 지난 3월만 해도 찾아보기 어려웠던 연 3%대 예금 상품이 최근 시장금리 상승과 함께 다시 늘어나고 있다. 다만 증시 활황이 이어지는 상황인 데다 주요 시중은행의 금리 인상 폭이 제한적이어서 은행권이 증시로 향하는 자금을 붙잡긴 어려울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전북은행의 ‘JB 123 정기예금’(1년 만기 기준) 최고 금리는 연 3.70%다.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은 연 3.65%, 전북은행 ‘JB 다이렉트예금통장’은 연 3.66%의 최고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은행도 금리를 끌어올렸다. 케이뱅크 ‘코드K 정기예금’과 카카오뱅크 정기예금의 최고 금리는 각각 연 3.41%, 연 3.40%로 3% 중반까지 높아졌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금리를 공개한 전국 19개 은행의 36개 정기예금 상품 가운데 19개 상품의 최고 금리가 연 3%대를 기록했다. 대부분 우대금리를 포함한 수치지만,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2%대 상품이 주류였던 점을 고려하면 분위기가 달라진 셈이다. 다만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주력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여전히 연 2.9% 수준에 머물렀다. 신한은행의 ‘신한My플러스 정기예금’ 금리만 연 3%로 올라섰다.
예금 금리 상승 배경에는 시장금리 오름세가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AAA등급 기준) 1년물 금리는 지난 4일 3.550%로 한 달 전(3.178)보다 0.372%포인트나 올랐다. 최근 한국은행이 1년째 유지해 온 연 2.5% 기준금리의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앞으로 시장 금리와 함께 예금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그렇다고 증시에 쏠렸던 개인 투자자 자금이 예금으로 ‘유턴’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은행권은 보고 있다. 예금 금리가 올랐지만 코스피 상승에 따른 기대 수익률과 비교하면 여전히 투자자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에 못 미친다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5대 은행의 정기예금이 석 달 만에 7조5000억원 가량 늘며 증가세로 전환되긴 했지만, 이는 개인 투자자 자금보다는 반도체 호황으로 일부 기업들의 여유 자금이 유입됐기 때문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개인보다는 기업들의 단기 운용 자금이 은행들의 수신 방어에 기여한 셈인데 얼마나 지속될 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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