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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2030 여성은 왜 정원오를 선택하지 않았나… ‘집토끼’ 취급에 돌아선 표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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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05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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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여성 진보성향 강하지만…집토끼 아닌 스윙보터”
“여성·소수자 목소리 경청에 소홀했는지 성찰해야”

 

 

 

6·3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최대 격전지인 서울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인이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를 꺾고 승리했다. 투표 종료 직후 발표된 지상파 3사(KBS·MBC·SBS) 출구조사에서 정 후보(51.4%)는 오 당선인(46.0%)보다 5.4%포인트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정 후보는 개표 시작 13시간 만에 오 당선인에게 역전을 허용하며 결국 고배를 마셨다. 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표율 99.54% 기준 오 당선인은 49.15%(256만590표)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48.13%(250만7130표)를 얻은 정 후보를 1.02%포인트(5만3460표) 차이로 이기고 있다. 

 

 

당초 이번 선거에서는 정 후보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다. 정 후보가 오 당선인을 크게 앞설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다수 발표됐으며, 60%대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이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지지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최대 승부처인 서울에서 막판 역전을 당하며 뼈아픈 상처를 안게 됐다. 이번 선거의 승패를 가른 요인으로는 부동산 민심과 오 당선인의 높은 인지도·다년간의 시정 운영 경험 등이 거론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2030 여성 유권자의 표심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으로 분류되던 청년 여성층 표가 이탈하면서 선거 결과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지상파 3사가 발표한 성·연령별 출구조사를 살펴보면, 20대 이하 여성의 48.5%와 30대 여성의 42.8%는 정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서울시장 선거 출구조사 당시 20대 이하 여성의 67.0%와 30대 여성의 54.1%가 민주당 후보였던 송영길 후보를 지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2030 여성의 민주당 후보 지지율은 크게 낮아졌다. 비록 실제 득표수가 아닌 출구조사 결과를 비교한 수치지만, 2030 여성의 민주당 후보 지지율이 큰 폭으로 하락한 점을 고려했을 때 이들의 표심이 민주당에서 이탈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또 이번 선거에서 30대 여성의 과반 이상(53.6%)이 오 당선인을 지지한 것에 대해 30대의 여성 보수화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여성 의제를 전면에 내세운 군소정당 후보들이 예상 밖의 선전을 거두면서 이번 선거 결과는 여성 유권자를 이른바 '집토끼'로 간주하는 민주당의 전략 실패에 가깝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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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권영국·여성의당 유지혜, 각각 3·4위 기록

 

 


이번 선거에서는 '룸살롱 없는 서울'을 대표 공약으로 내세운 여성의당 유지혜 후보의 선전이 주목받았다. 유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개표율 99.54%를 기준으로 4만3801표(0.84%)를 얻으며 정의당 권영국 후보(5만4149표·1.03%)의 뒤를 이어 4위를 기록했다. 특히 원내 정당인 개혁신당의 김정철 후보(4만3128표·0.82%)를 앞질러 화제를 모았다. 또 유 후보는 2024년 4월 치러진 제22대 총선 비례대표국회의원 선거(2만8942표·0.10%) 때 보다 약 1.5배 더 많은 표를 얻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여성의당 내부에서도 이번 결과를 기대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박진숙 여성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여성신문에 "불과 2년 만에 전국도 아닌 서울 안에서만 여성의당을 선택한 사람이 1만5천명 늘어났다"며 "이는 여성 시민들이 양질의 여성 공약을 내걸고, 여성 의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여성 정치인을 원하고 있다는 것을 선명하게 보여준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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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위원장은 여성 표심과 관련해 "이재명 정부와 집권 여당을 향한 청년 여성들의 실망이 누적된 심판의 결과다. 정부와 여당은 집권 후 여성 의제를 단순히 도외시하는 것이 아니라, 버닝썬 변호인 전치영 비서관 임명, 역차별 부서 신설 등 여성혐오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2030 여성이 단순히 투표를 포기하거나 보수 진영을 택하기만 했다면 이야기가 다를지 모르겠지만, 유 후보가 원내정당 후보를 제치고 예상 밖의 4위를 차지했다는 사실은 여성 유권자의 표심 이동 원인을 명확하게 설명한다"고 진단했다. 

 

 

비록 제22대 총선에서 원외 정당으로 밀려났지만 정의당 역시 꾸준히 여성·소수자·노동·불평등 의제를 내세우며 민주당과의 차별화에서 고무적인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데 이어 올해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권영국 후보는 이번 선거 기간 중 '여성이 안전한 서울, 성평등이 일상인 서울'과 '다양성 공존 도시 서울'을 만들겠다고 강조하며 여성·소수자 의제에 목마른 유권자들로부터 호응을 이끌어냈다. 

 

 

 


정책 실종된 선거…여성·성평등 공약도 부실

 

 


서복경 더가능연구소 대표 역시 권 후보와 유 후보의 득표율을 의미 있게 평가했다. 서 대표는 "이번 선거는 정책이 부각되지 않은 선거였다. 집권당은 '이재명의 사람'이라는 사실만을 부각했으며, 반대 진영은 '이재명 심판론'만을 내세웠다"며 "반면 권 후보와 유 후보는 이를 뚫고 메시지를 보냈으며, 여성들은 이 같은 메시지에 호응했다"고 짚었다.  

 

 

서 대표는 "정 후보 측은 성별을 불문하고 2030 세대에게 소구할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했다. 성평등특별시를 공약했지만, 성평등특별시를 선언한다고 해서 다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젊은 유권자일수록 세심하게 내용적으로 접근해야 하며, 특히 생활밀착형 의제를 들여다봐야 한다"며 "권 후보와 유 후보는 소구할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했으며, 여성 유권자들이 이에 대해 유의미하게 반응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김현영 여성현실연구소 소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성평등공약.zip'을 인용하며 "정 후보와 오 당선인이 얼마나 변별력이 없었는지 보라. 여성의당은 한 페이지에 담기지 않을 정도고, 정의당의 성평등 정책도 종합적이고 탄탄했다"고 평가했다. 또 권김 소장은 "선거결과를 보고 (여성이) 보수화가 됐다고 하는데, 2030 여성들은 집토끼가 아니"라며 "광장 이후 왜 이렇게 됐는지 한 번 생각해 보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 소장도 "현재 30대 여성은 20대 때 강남역 살인 사건부터 미투(Me Too) 운동, '텔레그램 n번방' 성착취 사건 등을 겪으며 여성 폭력과 젠더 의제, 성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광장과 거리에 섰던 세대"라며 "이들은 진보적 성향이 강하지만, 무조건 진보 정당을 찍어주는 '집토끼'가 아니다. 젠더 의제에 따라 표가 움직일 수 있는 '스윙보터' 역할을 하는 세대"라고 분석했다. 

 

 

정 후보 캠프 내부에서도 비슷한 지적과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정책자문단장을 맡은 신현영 전 의원은 SNS에 "정 후보의 패배는 민심이 얼마나 무서운지, 서울 시민들의 생각이 어떠한지 우리에게 큰 경종을 울리는 메시지"라며 "권 후보가 5만표 이상을, 유 후보가 4만표 이상을 득표했다. 중도 외연 확장을 위해 착착개발을 외치면서 그동안 우리 진영의 꼭 필요한 담론인 복지, 환경, 여성, 소수자들의 목소리 경청을 소홀히 하지 않았는지 성찰해야 한다"고 자성을 촉구했다.

 

 


김세원·김희지·신선진 기자 saewkim@womennews.co.kr

 

 

https://n.news.naver.com/article/310/0000137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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