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멋진 신세계' 허남준, 하찮고도 관능적인 新 로코 요물
1,237 3
2026.06.05 21:38
1,237 3


bhalwe

'멋진 신세계' 허남준 / 사진=SBS '멋진 신세계'




로맨스 드라마에서 이런 재벌 남주(남자 주인공)는 흔하다. 흠잡을 데 없는 조건을 갖췄지만 정작 감정 앞에서는 서툰, 그런 남자.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은 냉혈한이 어느 날 나타난 씩씩하고 가난한 캔디에게 속수무책으로 감겨버린 뒤 "나한테 이러는 여자는 네가 처음이야"를 외치며 지갑을 열고 끝내 마음의 문까지 열어주는 전개는 로맨스물의 익숙한 문법이다.


'멋진 신세계'의 남주 차세계(허남준) 역시 자신을 함부로 대하는, 심지어 따귀까지 올려붙이는 당돌한 여자 신서리(임지연)에게 반하는 서사만 놓고 보면 새로울 것이 없다.


하지만 이 익숙한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터져 나오는 차세계의 리액션을 들여다보는 순간 드라마는 뻔한 궤도를 유쾌하게 이탈한다. 난데없이 서리에게 뺨을 맞은 세계는 넋을 잃고 반하거나 흥미롭다는 듯 쿨한 미소를 짓는 대신 황당함에 얼어붙었다가 이내 유치한 분노를 터뜨린다. 급기야 자신을 돈 귀신 취급하는 여자에게 길바닥에서 야자수 이파리로 '꽃타작'을 당하며 엎치락뒤치락 육탄전을 벌이고,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되자 황급히 줄행랑친다. 


로맨스 재벌 남주가 응당 지켜야 할 품격 따위는 미련 없이 내동댕이친 채 촐싹이고 지질한 인간적 빈틈을 드러내는 차세계는, 익숙한 클리셰를 유쾌하게 즐기는 영리한 돌연변이다. 바로 그 빈틈이 시청자를 끌어당기는 힘이 됐고, '멋진 신세계'는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에서 상승 곡선을 그리며 사랑받고 있다.



SvDNRE

'멋진 신세계' 허남준 / 사진=SBS '멋진 신세계'




이러한 차세계의 매력이 날개를 단 것은 전적으로 이를 연기한 허남준의 탁월한 완급 조절 덕분이다. 극 초반 피도 눈물도 없는 M&A 도살자의 서늘함을 내뿜던 그는, 사랑이라는 낯선 감정 앞에서 한없이 서툴고 유치해지는 남자의 거대한 낙폭을 천연덕스럽게 그려내고 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풀세팅을 한 채 서리의 촬영장에 커피차를 조공하고도 단칼에 거절당하는 짠내부터, 광고 촬영장에서 서리의 미모에 눈이 멀어 수많은 스태프 앞에서 "장소고 나발이고 지금 저 여자밖에 안 보인다고!"라며 빽 소리를 지르는 허당미까지. 허남준은 꼿꼿했던 악질 재벌의 척추가 허물어지는 코믹한 붕괴의 순간들을 묘한 사랑스러움으로 완성한다.


무엇보다 허남준이 진정으로 빛을 발하는 지점은, 캐릭터를 가볍게 망가뜨리는 데에만 머무르지 않고 이완됐던 극의 공기를 단숨에 팽팽한 관능으로 조여내는 특유의 묵직한 장악력에 있다. 웃겼다가 어느새 설레고, 허술했다가도 순식간에 관능적인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그의 연기는 "요물 같은 파락호"라는 극 중 대사처럼 심장을 뛰게 하는 불가항력이 있다.


'스위트홈'과 '유어 아너' 등 장르물에서 묵직한 카리스마를 보여줬던 허남준은 '멋진 신세계'를 통해 로맨틱 코미디에서도 확실한 존재감을 증명했다. 코믹과 멜로, 지질함과 설렘의 경계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이 배우의 반전 매력 앞에서는, 그 누구라도 기꺼이 무장해제될 수밖에 없다.



아이즈 ize 한수진 기자


https://v.daum.net/v/20260605070202857

댓글 3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자민경x더쿠💚 저자극 5세대 필링 세럼 ‘닥터 스키니카 플러스 트러블 아웃 필링 세럼’ 체험단 모집📢 102 06.04 55,322
공지 [완료] 서버 작업 공지 6/06(토) 오전 1시 30분 ~ 오전 2시 06.05 5,050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5,323,058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2,612,812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3,215,328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908,463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132,698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6 21.08.23 8,590,254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73 20.09.29 7,495,886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29 20.05.17 8,715,702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22 20.04.30 8,598,941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571,356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89253 이슈 이 정도면 털린 기업 찾는 거보다 안 털린 기업 찾는 게 더 빠를 듯 2 02:21 137
3089252 이슈 코난 그림체는 왜 이렇게 됐는지 좀 알고싶다 8 02:17 389
3089251 이슈 잔루를 그렇게 남기더니 결국 비벼먹는구나 1 02:16 244
3089250 유머 인간 귀여운 나를 봐라 ....나 보라고!!! 1 02:13 293
3089249 이슈 [세로] 아이오아이 - 그때 우리 지금 [더 시즌즈-성시경의 고막남친] | KBS 260605 방송 02:12 40
3089248 이슈 AI로 만든이미지보다 더 완벽하고 때깔좋고 거짓말같다... 4 02:11 895
3089247 유머 인간! 도움!! 나 구하라고 칷씨!! 1 02:10 420
3089246 이슈 아니 시발 우리 엄마가 나 혼내는 톤이랑 똑같아ㅜㅜㅜㅜㅋㅋㅋㅋ 2 02:09 577
3089245 이슈 썩은 개그 날린 펭수의 최후 02:08 188
3089244 이슈 ㅅㅂ 얘네 뚫고 가야돼? 26 02:07 1,720
3089243 이슈 현재 20화까지 업로드된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웹툰 14 02:05 923
3089242 이슈 ✨무인양품 돼지고기 김치찜 도로로 후기 5 02:04 1,093
3089241 정치 (정정) 경찰 추산 2000명이라는 시위대라며 올라왔던 사진 ai주작임 39 02:02 1,227
3089240 이슈 가구 매장 지나가는데 한 손님이 리클라이너에 너무나 편안하게 파묻힌 상태로 직원에게 02:02 818
3089239 유머 아버지 믿습니다 🙌 02:01 153
3089238 이슈 백룸 활용법에 대해 논의하는 플로우 볼때마다 계속 이거생각남 1 02:01 268
3089237 이슈 농심 신상 육포깡 실사.jpg 13 01:58 1,748
3089236 이슈 지피티 개빡치는점. 자꾸 삽질하길래 에효 걍 꺼져 이러면 6 01:54 1,094
3089235 기사/뉴스 [단독] "화장실 좀 쓰자" 선관위 옆 어린이집 들이닥쳤다…공포 55 01:54 2,262
3089234 정치 갑자기 ㅈㄴ 흥미진진하게 돌아가는 상황... 23 01:53 1,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