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오전 서울 송파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투표함이 반출된 뒤 시위대가 투표소에 자유롭게 들어가 선관위가 놓고 간 선거 물품을 살펴보고 있다. 선거인 대조전표엔 선거인 이름과 성별 등 개인정보가 담겼다. 김예정 기자
선거관리위원회가 서울 송파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투표자 정보가 담긴 선거 물품을 챙기지 않아 뒤늦게 회수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 정보가 담긴 물품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는 비판과 함께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선관위는 5일 오전 8시53분쯤 경찰이 연 투표함 이송 경로를 통해 2000여명분의 투표함 2개를 잠실7동 우성아파트 경로당에 설치된 제2투표소에서 회수했다. 이 곳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시위대에 봉쇄됐던 곳이다. 경찰과 선관위가 철수한 직후 참정권 침해 등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시위대 20여명이 출입이 자유로워진 투표소 안에 들어갔다. 취재진이 확인한 현장에선 선거인명부 대조 전표, 잔여 투표용지 봉투, 포장을 뜯지 않은 도장 등 선거 물품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선거인명부 대조전표엔 명부 등재 번호와 성명, 성별이 표기돼있었고 빨간 인주가 묻은 도장으로 ‘명부대조필’이 찍혀있었다. 해당 대조전표는 선거 당일 투표용지가 떨어져 투표가 중단된 시점 이후에 투표소를 찾은 사람들에게 대기표 개념으로 나눠줬던 것이라고 한다. 성명과 성별이 쓰여있는 만큼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일부 시위대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으로 투표소 내부를 생중계 했는데, 이 과정에서 선관위가 두고 간 선거인명부 대조전표에 기재된 성명·성별 등 개인 정보가 그대로 노출됐다.

선관위가 두고 간 잔여투표용지 봉투엔 잠실7동 2투표구라고 수기로 쓰여있었다.
투표소에 남겨진 물품들은 보존 기한이 있는 선거관리기록물은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선관위는 뒤늦게 물품을 그대로 두고 나왔다는 사실을 시인하며 선거 물품 회수에 나섰다. 시위대가 물품에 이미 손을 대고 대부분 수집해갔기 때문에 전부 회수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가 됐다. 선관위 관계자는 “보존기한이나 폐기 의무는 없는 물품”이라며 “대조전표는 투표 이전 본인 확인을 미리 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했다.

5일 오전 서울 송파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투표함이 반출된 뒤 시위대가 출입이 자유로워진 투표소에 들어가 선관위가 놓고 간 선거 물품과 쓰레기 봉투를 챙겼다. 한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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