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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박은식의 호남통신] 민주당 호남 독점, ‘파란 나라’의 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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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05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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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980261?cds=news_media_pc&type=editn

 

광주·전남북 유권자 34~44%가 민주당원
공고한 독점 구조로 민주주의 파괴 횡행
“너희들은 피해자다” 속삭이며 표밭 유지

5·18도 진보 진영에 의해 철저히 사유화
정권은 한예종 이전도 전리품으로 추진
예술인들이 기득권의 실체 목격하기를

 


 

일러스트=이철원

일러스트=이철원
지난 4월 더불어민주당 정준호 의원이 대표 발의한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의 전남·광주 통합특별시 이전 법안으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문화예술 산업은 예술가와 투자자, 제작사, 교육기관, 관객이 유기적으로 얽혀 돌아가는 생태계다. 서울에 집중된 이 생태계와 단절된 채 학교만 옮긴다면 K-문화예술 인재의 요람인 한예종이 지금의 명성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은 불을 보듯 뻔했다. 6·3 지방선거에 맞춰 추진된 이 계획은 문화예술 산업의 발전이나 학생들의 교육 환경 개선보다는 정권의 전리품 배분에 불과했다. 학생들의 성명 발표와 반대 여론이 이어지면서 논의는 중단됐다.

평소 광주의 문화예술 산업을 발전시키려면 기업의 투자 환경 조성과 기존 대학 지원이 우선이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한예종이 광주에 오길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 대중적 영향력이 큰 예술인들이 ‘진짜 기득권’의 모습을 직접 목격하길 바랐기 때문이다.

예술계에는 반기업·반보수 정서가 널리 퍼져 있다. 영화 ‘베테랑’이나 ‘내부자들’처럼 보수 정치인과 언론, 기업가를 ‘거악’으로 설정한 작품들은 대중에게 카타르시스를 제공하며 이러한 인식을 강화해 왔다. 하지만 예술인들이 광주에 온다면 전혀 다른 생각을 갖게 될 것이다. 광주는 진보 진영으로 분류되는 민주당과 노조, 그리고 특정 시민단체들이 절대적 기득권으로 자리 잡은 곳이기 때문이다.

최근 개봉한 영화 ‘빨간 나라를 보았니’는 민주당의 험지인 경북에 출마한 임미애 의원과 남편 김현권 전 의원의 분투기를 그렸다. “꽃은 되지 못하더라도 거름은 될 거다. 거름이 되어야 서울에 꽃이 핀다”는 예고편의 대사를 보며 솔직히 어이가 없었다. 두 사람 모두 이미 비례대표 의원직을 지냈고, 출마한 선거마다 20~30%대 득표율을 기록해 선거비용 전액 보전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경북은 더 이상 ‘빨간 나라’라기보다 파란색이 섞인 보라색 지역에 가깝다.
 

경북의 험지에 출마하는 민주당 파란 후보들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빨간 나라를 보았니'의 한 장면.

경북의 험지에 출마하는 민주당 파란 후보들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빨간 나라를 보았니'의 한 장면.
반면 호남은 진정한 의미의 ‘파란 나라’다. 2024년 총선 당시 호남 28개 지역구에서 비민주당 후보 가운데 선거비를 보전받은 인물은 이정현·정운천 전 의원뿐이었다. 이 높은 벽의 원인을 들여다보면 경악할 통계가 나온다. 전북은 유권자의 44.4%인 67만3905명이 민주당원이다. 전남은 유권자의 37.2%(58만2498명), 광주는 34.7%(41만6897명)가 민주당원이다.(중략)

이런 공고한 독점 구조는 민주주의를 무너뜨린다.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호남의 무투표 당선자 126명 중 125명이 민주당, 나머지 1명은 진보당 소속이었다. 경선 승리가 곧 당선이니 구태가 판을 친다. 장성에서는 경로당 주민의 휴대폰 10여 대를 모아 ARS 투표를 조작하려 했고, 화순에서도 대리응답 적발로 경선이 멈췄다. 광양에서는 현금 781만원을 쌓아두고 불법 전화방을 운영하던 예비후보가 적발돼 자격이 박탈됐다. 선관위가 들이닥쳤을 때 문이 잠겨 있지 않았을 정도로 범죄 자각이 없는 매관매직의 현장이건만, ‘민주주의 성지’라는 이곳에서 민주주의 파괴 행위는 화제조차 되지 않는다.

이곳은 기업가가 아닌 노조와 시민단체가 ‘갑’이다. 대기업 노조는 임금협상을 넘어 지역 내 현안에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일부 시민단체는 복합쇼핑몰 입점까지 가로막았다. 여기에 과도한 공공기여 요구까지 더해지니 호반, 중흥, 우미 등 향토 건설사는 본사를 서울로 이전했다. 그러니 지역 경제는 더욱 위축됐고, 결국 중앙재정 의존도가 높아졌다. 호남 지역의 재정 자립도는 전국 최하위권인 반면 기초생활수급자 비율은 가장 높다. 교통사고 보험금을 노린 한방병원 비율은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예술인들의 작품을 소비해줄 민간 자본이 부족하니 정권이 추진하는 프로파간다 사업에 의존하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그 먹이사슬에 편입되지 못한 예술인들은 호남을 떠나고 있다.

5·18은 진보 진영에 의해 철저히 사유화됐다. 참배하러 오는 보수 정당 지도부를 테러하고, 젊은 직원들의 마케팅 실수를 빌미로 국가 권력이 불매운동을 부추기며 평소 보수 성향 목소리를 내온 기업가를 압박한다. 하지만 과거 5·18 전야제 당일 유흥주점 술자리에 참석했던 김민석, 송영길, 우상호 등은 수십 년간 정치권에서 승승장구하며 이번 지방선거와 보궐선거에도 출마했다. 심지어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는 5·18을 자신의 주취 폭행 사건에 대한 알리바이로 활용했다. 오월 단체들이 주최하는 전야제 행사에는 보수 인사와 언론을 ‘액(厄)’이라 비하하는 노래까지 등장했다. 스타벅스 측의 사과는 진정성이 없다고 비난하면서도 민주당 인사들의 5·18 사유화에는 비판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5·18을 통해 호남 유권자들에게 “너희들은 영원한 피해자”라고 속삭이며 독점적 표밭을 유지한다.
 

지난 4월 28일 서울 성북구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예술극장 앞에서 한예종 총학생회가 한예종 광주 이전 법안 발의에 반발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4월 28일 서울 성북구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예술극장 앞에서 한예종 총학생회가 한예종 광주 이전 법안 발의에 반발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한예종 학생들이 이런 광주의 모습을 본다면 ‘보수 정당과 기업가는 악’이라는 단순한 도식에서 벗어나 우리 사회를 더 입체적으로 이해하게 될 것이다. 무엇이 도시를 쇠퇴시키는지, 진정한 지방분권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될 것이다. 노동자뿐 아니라 기업가의 역할, 진보뿐 아니라 보수의 가치에 대해서도 새롭게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광주의 기득권 구조와 모순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파란 나라’의 실상을 담은 예술작품도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파란 나라 보여주기’는 없던 일이 됐지만, 이번 소동을 통해 많은 이가 그 실체를 조금이나마 알아보는 계기는 되었을 것이다. 언젠가 한예종 출신이 이를 예술작품으로 만들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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