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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총학생회 투표용지 부족사태 성명문

무명의 더쿠 | 11:43 | 조회 수 3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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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 싹틔운 민주주의의 꽃을 시들게 하려는가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역사 속에서 그 꽃은 피를 마시며 자랐다. 

1987년, 아크로폴리스에 흩뿌려진 박종철 선배의 피를 비롯한 수많은 민주열사의 희생 위에서, 군사독재로 얼어붙어 있던 이 땅에 민주주의의 꽃이 피어났다. 그러나 약 40년이 지난 2026년 오늘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至難)한 투쟁 끝에 쟁취한 민주주의를 보호하고 후대에 전승할 책임을 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지고 있는 책무의 무거움을 추호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꽃“이라며 자랑스레 내거는 바로 그 선거가 누군가에게는 피를 토해 가며 지키고 싶었던 소중한 기치(旗幟)임을 잊었는가.


선거를 관리하는 기관이 선거를 방기하는 참담한 행태를 보라.

지난 6월 3일, 서울 잠실 등의 투표소에서 수많은 주민이 투표용지의 부족으로 인해 선거에 참여하지 못하는 황당한 사태가 벌어졌다. 민주시민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러 온 주민들은 상세히 정보를 전달받지도 못한 채 하염없이 기다려야만 했고, 긴 시간을 기다릴 수 없던 유권자는 결국 투표를 포기하기도 하였다. 철저한 준비를 통해 한 치의 흠결도 없이 선거를 진행하고, 참정권을 보장할 책무를 지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오히려 시민들의 투표 의지를 저해하고 만 것이다.


유권자의 권리를 가로막은 선관위의 안일함과 무능함을 보라.

지방선거의 투표율이 낮을 것이라 예측하였다 한들, 전체 유권자 수의 절반에 불과한 투표용지만을 인쇄한다는 판단은 도대체 어떤 기준에서 나온 것인가. 점차 투표용지가 소진되어 갔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대책 없이 손을 놓고 있던 태도는 어디에서 기인한 것인가. 투표용지 부족 문제가 가시화되고 나서의 현장 소통과 후속 대응은 왜 이리도 미숙했는가. 선거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참정권의 핵심이다. 그 권리를 가장 적극적으로 수호해야 할 기관이 보여준 안일함은 숱한 의문을 자아낸다. 더욱이 선거의 공정한 관리를 위해 헌법기관으로서 독립된 지위를 누리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오히려 그 독립성을 방패로 삼아 무능함을 숨기고자 하는 시도에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다만 우리는 이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대의민주주의의 기본적 권리가 방해받는 작금의 상황은 결코 정쟁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되며, 정쟁의 도구로써 사용되어서도 안 된다. 또한 우리는 이번 사태를 근거로 그간의 선거 결과, 그리고 민주적 선거 체제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는 주장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이에 2026 서울대학교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 운영위원회는 선배 민주 열사들의 타오르는 얼 앞에 서서, 오롯이 선거의 신뢰 회복과 민주주의의 융성을 바라는 한마음으로 이 성명을 발표하며, 아래 사항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강력히 요구한다.


하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경위와 원인에 대해 철저하고 투명한 진상 규명을 즉각 실시하라.


하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스스로의 무능으로 선거 과정의 신뢰를 실추시킨 잘못을 통감하고, 관련자는 응당한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하라.


하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선거 준비 절차 전반을 점검하고,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


2026년 6월 5일


민중해방의 불꽃

2026 서울대학교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 운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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