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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서울 사는데 다지증 수술 하러 대구에 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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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05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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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article/296/0000101218?cds=news_media_pc&type=editn

 

[K-베스트 병원] 수지 접합·관절 분야 - 대구 W병원

W병원은 대구경북의 유일한 보건복지부 지정 정형관절, 수부외과 전문병원이다. 손 미세수술 전문의만 11명으로 24시간 365일 수술이 가능하다. 사진=김승근 기자

W병원은 대구경북의 유일한 보건복지부 지정 정형관절, 수부외과 전문병원이다. 손 미세수술 전문의만 11명으로 24시간 365일 수술이 가능하다. 사진=김승근 기자

#대구 W병원 6층 소아정형외과 입구. 한눈에 봐도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대형 그림 한 점이 걸려 있다. smile, love, Happy 등의 글자와 함께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들이 모두 환하게 웃고 있는 그림이다. 층마다 유명 작가의 그림이나 사진이 걸려 있지만 이 그림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서울에 사는 A군은 선천적으로 한쪽 발 발가락이 9개인 채로 태어났다. 서울의 유명 대학병원을 비롯해 여러 병원에 수술을 문의 했지만 매번 '어렵다'는 답변만 들었다. 발가락이 9개인 경우는 다지증 중에서도 굉장히 드문 편에 속하고 수술도 까다롭기 때문이다. 심지어 어떤 병원에선 '태어난 대로 살아라'는 말까지 들었다. 그래도 포기할 순 없었다. 그러다 발견한 곳이 바로 W병원이었다. 수술을 무사히 마친 후 감사한 마음에 아이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적지 않은 금액을 병원에 기부하려 했지만 병원 측은 완곡하게 사양했다. 대신 그 마음을 담아 기증한 것이 바로 6층에 걸린 그림이다.

#20대 남성 J 씨는 요즘 하루하루 일상이 새롭다. 1년 전 교통사고를 당해 한쪽 팔에 아무런 감각이 없을 때만 해도 좌절감이 컸다. 치료와 재활 과정이 너무나 힘들어 포기하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그는 두 팔을 번쩍 들어 만세를 부를 정도로 회복했다. 그는 상완신경총손상 환우들의 온라인 카페에 '움직이지 못하던 팔이 이렇게 좋아져 너무 기쁘다'는 글을 올렸다. 처음엔 자신의 병명도 알 수 없었지만 이제는 회복 과정을 공유하며 같은 질환을 겪는 환자들에게 '희망 전도사'가 되고 있다.

대한민국 의료 지형도에서 '지방'이라는 단어는 종종 '인프라 부족'이나 '수도권 원정 진료'라는 부정적인 이미지와 연결된다. 그러나 대구광역시 달서구에 위치한 'W병원' 앞에서는 이 공식이 철저히 깨진다. 오히려 서울 대형병원의 의료진이 "수지접합은 대구 W병원으로 가라"며 환자를 전원하는 일이 일상처럼 벌어진다.

서울은 물론 부산, 광주, 제주 등 그야말로 경향 각지에서 환자들이 선천성 기형 수술과 응급 정형외과 수술, 미세재건술, 수부접합 수술을 받기 위해 W병원을 찾는다. 이는 매일 아침 의료진이 모여 콘퍼런스를 개최하면서 1mm도 안 되는 미세한 혈관을 이어 삶의 희망을 재건하는 방향을 모색한 결과다.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 수부외과의 '메카'이자 글로벌 표준이 되는 과정은 오늘도 진행 중이다.
 

W병원은 매일 아침 의료진이 모여 콘퍼런스를 개최해 1mm도 안 되는 미세한 혈관을 이어 삶의 희망을 재건하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사진=대구W병원

W병원은 매일 아침 의료진이 모여 콘퍼런스를 개최해 1mm도 안 되는 미세한 혈관을 이어 삶의 희망을 재건하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사진=대구W병원

이런 성과의 바탕엔 우상현 병원장과 전문 진료진, 그리고 그를 믿고 따라준 환자들이 있다. 우 병원장은 지금처럼 병원이 알려지는 데 일등공신으로 환자들을 꼽는다.

그는 "전국에 병의원 3만5000개, 의사 12만 명이 있는 상황에서 환자가 의사인 '나'를 찾았다는 건 환자에게도 치료의 기회이지만 '나'에게도 기회를 주는 것"이라며 "어떻게 하면 최선의 진료로 빠른 회복과 재활을 도울 수 있을지를 늘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 병원장은 늘 '일기일회(一期一會)'를 강조한다. 평생 단 한 번뿐일 수 있는 만남이기에 그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이 주제로 대구와 경북의 상공회의소 기업인을 비롯해 국세청, 경찰청 등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의료 인문학'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의료와 인문학을 연결한 독특한 강의이다 보니 이른 아침 시간에도 조는 사람이 한 명도 없을 정도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는 후문이다.

일기일회의 정신 앞에 자만은 있을 수 없다. 자만의 결과는 병원과 환자 모두에게 큰 상처가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수많은 응급 수술과 예정 수술을 집도하더라도 책임감의 무게는 항상 같아야 하며, 환자마다 상황이 다르니 수술에 절대적인 '루틴'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의료진에게 "수술 성공률이 99%라고 해도 나머지 1%의 환자들에게는 성공률이 0%, 즉 실패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W병원 신관 9층 외상집중치료실. 사진=대구W병원

W병원 신관 9층 외상집중치료실. 사진=대구W병원

물론 지금의 명성을 얻기까지 성공만 있는 건 아니었다. 30여년 전 엄지발가락을 손가락에 접합하는 수술이 실패로 돌아간 기억은 우 병원장의 의료 인생에 전환점이 됐다. 수술 실패 후 뺨이라도 한 대 맞을 각오로 환자를 만나러 갔다. 그러나 환자와 아내는 "실패를 거울 삼아 꼭 자신과 같은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의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 자리에서 모두가 펑펑 울었고, 그의 의료 철학은 더욱 단단해졌다.

이후 그의 노력이 어떤 결과로 나타났는지는 알려진 대로다. 2017년 2월 2일도 그 중 하루다. 바로 '국내 최초 팔 이식 수술'에 성공한 날이다.

우 병원장은 1999년 미국 루이빌대 연수 시절, 세계 최초로 팔 이식을 성공시킨 팀의 일원으로 참여하며 반드시 한국에서도 팔 이식을 성공시켜 사고로 꿈을 잃은 이들에게 새 삶을 주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18년 뒤 그의 다짐은 현실이 됐고, 국내 의료계의 역사를 새로 썼다.

우 병원장은 뇌사자의 팔을 기증 받아 산재 사고로 왼쪽 팔을 잃은 30대 남성에게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혈관과 신경, 근육은 물론 뼈까지 하나하나 이어 붙이는 10시간의 사투였다.

이 수술은 단순한 의료적 성공을 넘어 제도 변화를 이끌어 냈다. 당시 법적으로 '장기'에 포함되지 않았던 팔과 다리가 장기이식법상 기증 가능 조직으로 편입됐고, 건강보험 적용 논의도 본격화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후 이 환자가 이식 받은 팔로 프로야구 마운드에 서서 시구에 나선 것은 대한민국 의료 기술의 수준이 세계 정점에 도달했음을 알리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우상현 W병원장은 병원이 환자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복지는 시설, 장비, 의료진의 완벽한 조합이라고 말한다. 사진=김승근 기자

우상현 W병원장은 병원이 환자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복지는 시설, 장비, 의료진의 완벽한 조합이라고 말한다. 사진=김승근 기자

우 병원장이 새롭게 써 내려간 의료계의 역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전 세계 수부외과 및 상지외과 분야에서 '바이블'로 불리는 의학 교과서 'Green's Operative Hand Surgery'의 공동 저자로 집필을 마쳤다. 이 책은 '골드 스탠더드(Gold Standard)'로 불리는 최고 권위의 의학 교과서로 내년에 출간된다.

그는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주경야독이 아니라 '주수야필(晝手夜筆)' 즉, 낮에는 수술하고 밤에는 글을 쓰다 보니 몸무게가 불기도 했다"며 "국내는 물론 세계의 의사들이 교과서를 참고해 불편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보상은 이미 받은 거나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세계의 모든 의사들이 보는 교과서의 집필자가 된 배경에는 '의사는 임상과학자여야 한다'는 그의 지론이 있다. 환자의 치료 과정과 예후를 꾸준히 기록하고 분석해 논문과 교과서로 남겨야 후배 의사들에게 살아 있는 지식을 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중략)

한국의 지방 병원장이 세계 최고의 교과서를 집필했다는 사실은 W병원의 술기가 곧 글로벌 가이드라인임을 의미한다. 특히 발가락을 떼어 손가락을 만드는 '발가락 전이술'과 선천성 손발 기형 수술 분야에서 W병원의 임상 데이터는 독보적이다. 발가락 두 개를 동시에 옮기는 '동시 미세 발가락 전이술'은 전 세계적으로도 시도하기 힘든 고난도 기술이다.

이러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W병원은 단일 기관으로는 유례를 찾기 힘든 손목터널증후군 수술 1만2500례를 돌파했으며, 누적 수술 건수는 30만 건을 넘어섰다.

사실 W병원은 진료실보다 수술실이, 수술실보다 콘퍼런스룸이 더 뜨거운 병원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W병원은 2011년 대구경북 최초로 보건복지부 수지접합 전문병원으로 지정된 데 이어, 2018년 정형관절 전문병원으로 지정됨과 동시에 종합병원으로 승격됐다. 정형관절 및 수지접합 두 개 분야 전문병원으로 지정된 사례는 대구경북에서는 최초이면서 유일하다.

그러다 보니 W병원은 국내 유일의 수부외과 세부전문의 양성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 실시된 수부외과 세부전문의 자격시험에서 W병원은 단일 병원으로는 전국 최다 합격자를 배출하며 대학병원들을 제치고 수련 역량 1위를 차지했다. 또 미국, 독일, 인도, 러시아 등 해외 의사들이 우상현 병원장에게 '한 수' 배우기 위해 대구로 향하는 'W 펠로우십' 프로그램은 K-의료 역수출의 상징이 됐다.

우 병원장은 매달 수백 건의 수술을 집도하면서도 매주 콘퍼런스를 직접 주재하며 "임상은 연구로 증명돼야 하고, 연구는 다시 환자의 회복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철학을 전파하고 있다.
 

W병원 졍형관절외상센터. 사진=W병원

W병원 졍형관절외상센터. 사진=W병원

명성이 높아질수록 W병원은 병원의 공익적 가치에도 집중했다. 지역 응급의료기관으로서 W병원은 미세수술, 정형외과, 마취과 전문의 등으로 구성된 24시간 응급수술 체계를 운영하며 365일 불이 꺼지지 않는 수술실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손 미세수술 전문의만 11명으로 국내 접합 수술의 최후 보루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손가락 절단 등 응급 미세수술이 필요한 외상 환자들이 야간이나 공휴일에도 전국에서 병원을 찾거나 헬기로 이송돼 온다.

우 병원장을 만난 날에도 직접 진료한 환자 50명 중 45명이 역외에서 온 사람들이었다고 했다. "병원은 어떤 순간에도 환자를 거부해서는 안 된다"는 그의 소신이 지역을 불문하고 두터운 신뢰로 돌아온 셈이다.

최근 전문의 부족 현상 속에서도 W병원은 마취통증전문의 6명을 확보해 수술이 끝날 때까지 환자 곁을 지키며 환자와 가족들에게 안전함을 확인시키고 있다.

W병원의 성장은 현재진행형이다. 이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각국 환자들이 찾는 정형외과 및 수지접합 미세재건 분야의 대표 병원이 됐다. 최근에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발목 절단을 권유 받았던 환자 2명이 찾아왔다. 이들은 자신들의 걱정과 달리 발목 절단 없이 무사히 수술을 마쳤다.

우 병원장은 "환자에게 뭘 해줄 수 있을지를 고민하면 방법을 찾게 되지만 하기 싫으면 핑계를 찾게 된다"고 말한다. W병원의 성장사는 결국 이런 철학이 만들어낸 의료의 기록이자, '인술'의 역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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