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끌어내리겠다”…투표함 닫히자 ‘복수의 칼’가는 김관영·김영록
김영록 전남지사, 투표 종료 직후 SNS 통해 “당대표 교체 연대 투쟁” 선언
낙선한 김관영 전북지사도 “무소속 42% 득표는 鄭 세력 향한 심판” 가세
지선 압승 외양 속 서울시장·재보선 패배 맞물려…8월 전대 앞두고 계파 갈등 표면화
제9회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16개 광역단체장 중 12곳을 차지하며 수치상 압승을 거뒀지만, 당 내부는 선거 직후부터 거센 후폭풍에 휩싸였다. 특히 민주당의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 지역의 현직 도지사들이 일제히 정청래 당대표를 향해 공개적인 비판을 쏟아내며, 오는 8월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경쟁과 계파 갈등이 조기에 표면화하는 양상이다.
포문은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열었다. 김 지사는 지난 3일 오후 6시 투표 종료 시각에 맞춰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시각부터 정청래를 당대표에서 끌어내리기 위해 내 모든 것을 바치겠다”며 강도 높은 비판 글을 게시했다. 김 지사는 “오만한 당대표가 호남인을 철저히 외면했다”며 당 지도부 교체를 위한 연대 투쟁을 예고했다. 이는 지난 4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초대 수장 후보 경선 과정에서 발생한 ARS 투표 전화 끊김 논란 등 당 지도부의 경선 관리에 대한 누적된 불만이 선거 종료와 함께 분출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북지사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김관영 지사 역시 4일 선거 캠프 해단식에서 정 대표 책임론에 가세했다. 민주당 이원택 후보에게 패배하며 낙선했지만, 김 지사는 자신의 득표율(41.78%)을 언급하며 “단순한 득표율이 아니라 정청래 세력에 대한 도민의 심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선거를 ‘전북도민과 정청래 지도부의 대결’로 규정하며 “다가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도민의) 뜻을 다시 보여줄 것”이라고 밝혀, 향후 당내 세력화에 나설 뜻을 분명히 했다.
호남지역 현역 광역단체장들의 이 같은 동시다발적 공세는 이번 지방선거의 결과가 안고 있는 명암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전북 사수와 충청·강원 탈환 등 지방 권력 상당수를 차지했지만,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 선거에서 뼈아픈 역전패를 당하고 경기 평택을·부산 북갑 등 주요 국회의원 재보선 지역을 국민의힘에 내줬다. ‘상처 입은 승리’라는 당내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인천 연수갑 재보선에서 당선된 송영길 전 대표 또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격전지 패배를 두고 “당대표가 모든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지도부 책임론에 불을 지폈다.
정치권에서는 투표 직후 터져 나온 호남발 비판이 2028년 총선 공천권이 걸린 차기 당권 경쟁의 본격적인 신호탄이라고 보고 있다. 정 대표가 지선 승리를 성과로 내세워 연임 가도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서울시장 패배와 공천 잡음을 고리로 ‘정청래 책임론’을 부각하며 견제에 나선 형국이다.
여기에 조만간 사의를 표명하고 여의도 복귀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점쳐지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국회로 생환한 송영길 전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은 선거 승리를 온전히 자축할 새도 없이, 8월 전당대회를 향한 ‘친청(친정청래)계’와 ‘비당권파’ 간의 치열한 세 대결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김윤정 기자(kking15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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