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6·3 지방선거 중 16개 시·도교육감 선거에서 나온 무효표는 108만7120표로 전체 투표의 4.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도지사 선거에서 나온 무효표가 43만3975표(1.6%) 라는 점을 고려하면 2.5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날 오후 4시까지 송파구 2개 투표함에 대한 개표가 이뤄지지 못하면서 개표율 99.92% 기준으로 무효표를 집계했다. 무효표는 투표용지에 아무도 안 찍거나 여러 후보를 찍은 경우, 정규 기표용구를 사용하지 않거나 투표용지가 훼손된 경우 등이 해당된다.
교육감 선거에서 유독 무효표가 많이 쏟아지는 이유는 투표용지에 정당명이나 기호가 표기되지 않기 때문이다. 교육감 선거의 경우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정당에서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 투표용지에도 후보자 이름만 나열돼 있다. 지역별로 투표용지마다 후보자 이름 배열도 다르다.
실제 투표 현장에서는 어떤 후보를 뽑을 지 모르는 채 투표소로 향했다가 투표용지를 받고 당황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지난 3일 충북 청주 성안동 주민센터 투표소에서는 한 시민이 "교육감 선거 후보들은 왜 기호번호가 없냐"며 "지금이라도 공약집을 보게 가져다 달라"고 요구해 투표 관리관들이 진땀을 뺐다. 관리관들은 "비치돼 있는 공보물은 없으며, 투표용지를 이미 받으신 경우에는 자리를 떠날 수 없으니 그대로 기표하셔야 한다"고 안내했다.
지난 3일 서울 대치동에서 만난 한 60대 남성 유권자 조 모 씨는 "자녀가 이미 출가해 교육에는 관심이 없고, 누구를 뽑아야 할지 도통 모르겠어서 아무나 찍었다"며 "방금 투표하고 나왔는데 내가 누굴 찍었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라고 했다. 그의 배우자 김 모 씨는 "이름이 제일 먼저 나온 사람을 찍었다"고 했다. 30대 남성 김 모 씨는 "자녀를 키우지 않는 사람 중 과연 교육감 후보들이 누구인지 알고 뽑는 사람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임명제를 하자는 말도 있던데 차라리 그게 나을 것 같다"고 했다.
특히 올해는 진영 간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후보간 네거티브와 고소·고발전이 이어졌고, 후보들은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만 몰두했다. 이 과정에서 교육 공약에 대한 논쟁 자체가 사라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처럼 무효표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교육감 직선제 무용론도 제기된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책임정치 구현을 위해 공당 추천을 받는 방식이나 시·도지사 러닝메이트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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