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구 민주당 지지층도 서울시장은 '교차 투표'…4만표 차 패배의 결정적 고리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뼈아픈 석패에는 치명적인 역설이 존재한다. 12년간 구청장으로 일한 성동구에서조차 몰표를 얻지 못했다는 점이다. 구청장 선거와 광역단체장 선거는 성격이 다르고, 유권자들이 분리 투표를 하는 사례는 흔하다. 그러나 12년을 함께한 구민들이 후임 구청장은 민주당에 맡기면서 정 후보의 서울시장 도전에는 온전히 힘을 실어주지 않았다는 점이다. 텃밭에서의 이탈이 결국 4만여 표 차 패배의 결정적 고리였다.
4일 서울시장 선거는 현역 시장인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5선 등정으로 마무리됐다. 양강 후보의 득표율(개표율 98.86% 기준)은 오 후보 49.09%, 정 후보 48.21%로 격차는 0.88%p, 표 차로는 4만5497표였다.
패인을 들여다보면 정 후보에게는 특히 뼈아픈 숫자가 하나 남았다. 12년 간 구청장으로 재직했던 성동구의 득표 결과다.
정 후보는 성동구청장을 최근까지 내리 3선을 지냈다. 재임 기간 주민 밀착형 행정으로 입소문을 타던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일 잘하는 구청장'이라고 공개 칭찬하면서 일약 ‘명픽’ 인물로 급부상해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됐다.
그런데 그의 낙선 원인이 다름 아닌 ‘정치적 고향’ 성동구에서의 표심 이탈에 있다는 것이 지표로 드러난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정 후보가 성동구에서 얻은 표는 8만3051표, 오 후보는 7만6519표였다. 정 후보가 성동구에서 이긴 것은 맞지만 격차는 약 6500표에 그쳤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같은 날 치러진 성동구청장 선거다.

유보화 민주당 후보는 8만6103표, 고재현 국민의힘 후보는 7만1325표를 획득했다. ‘일 잘하는 구청장’으로 명성을 떨친 덕에 서울시장 후보로 체급을 올렸다는 정 후보가 정작 성동구 안에서 얻은 표가 자신의 후임 구청장 후보보다 3052표나 적었던 것이다.
통상 기초자치단체장을 오래 지낸 정치인이 상위 선거에 출마하면 자신의 지역 기반에서 강력한 결집 효과를 기대한다. 12년을 이끈 지역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성동구 결과는 달랐다.
구청장 선거에서 유보화 후보에게 표를 던진 성동구민 중 최소 3000명 이상이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정 후보를 선택하지 않은 것이다. 민주당 지지층의 일부가 구청장은 민주당 후보를 찍으면서도 서울시장은 정 후보에게 표를 주지 않은 '교차 투표' 현상이 벌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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