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청스러운 코믹 연기로 완성한 대체불가 '인간 MSG'

극에서 주연이 메인 요리라면 특별 출연은 애피타이저나 장식용 고명에 가깝다. 보통은 가볍게 입맛을 돋우고 퇴장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고명이 너무나도 자극적이고 감칠맛이 넘쳐서 메인 요리의 자리마저 넘본다면 어떨까. 티빙 시리즈 '취사병 전설이 되다'에 등장하는 이상이의 활약이 딱 그렇다. 제작발표회에서 "특별히 많이 출연해서 특별 출연입니다"라던 그의 유쾌한 농담은 곧 이 작품 속 그의 존재감을 증명하는 가장 완벽한 명제가 됐다.
이상이가 연기하는 4중대장 황석호 대위는 묘한 모순으로 빚어진 인물이다. 자기애로 똘똘 뭉쳐 겉으로는 바늘 하나 안 들어갈 듯 꼿꼿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그 속은 한없이 유하고 투명하다. 원하는 바를 향해 거침없이 돌진하는 불도저 같은 추진력을 뽐내지만, 그 과정과 속내가 시청자에게 훤히 들여다보이는 탓에 오히려 눈치코치 없는 곰 같은 모습으로 군 생활을 좌충우돌한다. 과거 프로젝트 그룹 MSG워너비로 대중의 귀를 사로잡았던 그는, 이번 B급 코미디 드라마에서도 서사에 착 감기는 '인간 MSG'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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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발표회에서 "첫 촬영부터 마지막 촬영까지 함께하고 제작발표회까지 오게 됐다"며 웃어 보였던 그의 장기 특별 출연은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가 됐다. 특유의 뻔뻔하고도 능청스러운 연기가 황석호라는 기상천외한 캐릭터, 그리고 코믹한 연출과 완벽하게 맞물리며 작품에서 절대 도려낼 수 없는 대체 불가한 재미를 불어넣었다.
코미디야말로 배우 본연의 매력과 감각이 가장 투명하게 드러나는 장르다. 과장되고 우스꽝스러운 상황마저 자신만의 쫀득한 리듬으로 시청자를 설득해 내는 이상이의 연기는 그가 왜 '특별한 배우'인지를 보여준다. 감독이 애초에 그를 특별 출연으로 섭외해 놓고 왜 첫 촬영부터 마지막 촬영까지 차마 놓아주지 못하고 끈질기게 붙들고 있었는지 그 이유가 장면 곳곳마다 선명하다.
단발성 깜짝 등장이라는 특별 출연의 뻔한 공식을 찢고 기어이 극의 중심부에 묵직하게 자리한 이상이. 극의 틈새마다 기분 좋은 타율로 웃음을 터뜨리는 그가 앞으로 또 어떤 얼굴로 대중의 혼을 쏙 빼놓을지, 벌써부터 그의 다음 행보가 허기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