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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의사 아닌 ‘공돌이 부자’ 환영할 일···삼성 사태 커진 건 오너 방치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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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02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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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용 서울대 교수 인터뷰
제조업 ‘이익 공유’, 빅테크와 비교는 곤란
상식 초월 이익 발생 시 ‘셰어링 룰’ 논의 필요
전사 공통 재원 마련이 ‘노노갈등’ 줄이는 길
오너가 나서서 ‘원 삼성’ 정신 회복해야


(생략)

 

신 교수는 지난달 28일 서울대 경영대의 한 회의실에서 진행된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삼성전자의 성과급 합의와 관련해 ‘공돌이 부자’의 탄생은 ‘의대 쏠림’이 극심한 한국 사회가 환영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공정성 이슈, 대기업 내부 양극화 우려를 야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기업들이 “상식을 뛰어넘는 이익”을 거둔 만큼 “이해관계자들 간 셰어링 룰(sharing rule·분배 또는 공유 원칙)을 논의할 때”라면서도 사회연대임금 등 답을 정해놓은 채로 논의를 하는 것은 경계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최대 위기는 1등이라는 인식과 ‘하나의 삼성’(One Samsung) 정신이 약화된 것”이라면서 “오너가 제 역할을 하지 않고 방치한 것”이 근본 원인이라고도 지적했다.
 

 

-삼성전자 노사 합의에서 긍정적·부정적 요소를 하나씩만 꼽는다면.

 

“파업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을 피했다. 약 5개월 간 정도 끌어온 임단협 협상이 반강제적으로나마 마무리됐고, 노조는 (합의안 투표) 74% 찬성률로 절차적 정당성을 갖췄다. 정부 관계자와 경영진, 노조 위원장이 함께 웃으며 합의하는 모습도 연출했다. 부정적인 점이라면 과연 이렇게까지 왔어야 했냐는 점이다. SK하이닉스와 비교하면 더 그렇다. 삼성에서 일어난 일은 다른 곳으로도 들불처럼 번질 수 있는 상황이고 계열사도 주시하는 좋지 않은 선례를 남겼다.”

 

-두 기업의 대응이 어떻게 달랐나.

 

“비유로 설명하자면 이웃집(SK하이닉스)은 몇 년 전에 용돈 인상(성과급)을 놓고 부모 자식 간에 크게 싸웠지만 자식이 원하는 방향으로 수습하며 집안 내에서 해결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이 일을 지켜보고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이웃집이 상한을 푼 뒤에 요구가 거세졌지만 불통으로 답하면서 내부에서 해결이 안 되고 동네 떠나가라 싸웠다. 결국 비슷한 결론에 도달하고도 엄청난 비용을 치렀다. 맏아들(메모리사업부) 중심으로 결정되면서 ‘한 지붕 여러 가족’이던 조직이 갈기갈기 찢겼다. ‘원 삼성’에서 각자도생의 시대가 됐다. 사실 성과급 제도를 먼저 시작한 건 삼성전자였다. 그런데 경제적부가가치(EVA)가 아닌 투명한 기준과 원칙을 정해달라, 이익에 비해 보상이 적다는 요구가 폭발했다. 젊은 세대는 제도화·문서화도 강조한다. 보통 이런 일은 1등이 아닌 2등 기업에서 일어난다. 삼성전자가 2등이 됐다는 말이다.”

 

-영업이익을 성과급 기준으로 삼는 것을 어떻게 보나.

 

“이익 공유가 전 세계에서 유례없는 제도라는 주장은 지나치다. 미국 제조업들이 1970~80년대에 많이 했고, 삼성전자도 1990년대 세전 실적의 12%를 나눈 휴렛패커드(HP)를 따라서 초과이익성과급(OPI)을 만들었다. 업종이 다른 미국 빅테크 기업들과 비교하는 것도 말이 안 된다. 구글 ·애플은 개인의 핵심성과지표(KPI)와 시장 가치에 기반해 ‘바텀업’ 방식으로 연봉이 결정되지만, 반도체 부문은 협업과 공동 목표 달성이 중요하고, 실적에 대한 개인의 기여분을 찾아내기가 어렵다. 다만 지금 미국 제조업들은 잘 안하기 때문에 ‘올드 패션(old-fashioned·시대에 뒤떨어진)’이긴 하다.”

 

-책에서 영업이익 n% 제도화가 재무적 부담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구성원들의 성과를 가장 잘 반영하는 게 영업이익이라는 데는 동의한다. 하지만 영업이익으로 평가받는 것과 영업이익 일부를 나눠 갖는 건 다른 이야기다. 제조업 특성상 성과 공유라는 개념은 이해되지만, 꼭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이어야 할까.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 10%’로 결정할 당시 기준은 5조(2020년)였고, 10%이면 5000억이라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지금은 (영업이익) 300조, 400조 이야기까지 나오기 때문에 적정 수준의 보상이 무엇인지가 논쟁이 되는 거다.”

 

-1인당 수억원의 성과급 수령이 적정 수준일까.

 

“개인적으로는 ‘공돌이 부자’의 탄생을 우리 사회가 환영해야 한다고 본다. 한국이 ‘의대 쏠림’의 나라가 됐는데, 강남역에서 피부 레이저를 쏘며 6억원을 버는 의사보다는 마이스터고나 전문대, 테크 전공자들이 우대받는 게 더 맞지 않을까. 성과에 걸맞은 보상을 통해 왜곡된 사회적 보상 구조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부터 SK하이닉스 같은 회사가 많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한 이유다. 다만 (반도체 호황은) 구성원의 치열한 노력도 있었겠지만 ‘운발’도 큰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있을 수 있다. 지금은 반도체가 수혜를 받지만 다음은 에너지, 변압기일 수도 있다. 성별·계층 뿐 아니라 중소기업 대 대기업, 대기업 내부에서도 철저한 양극화가 벌어질 수 있다.”

 

-공정성 담보 차원에서 이익의 ‘사회적 분배’를 요구하는 주장도 나온다.

 

“우리 사회가 파이 나누기 게임에 들어섰다고 본다. 주주자본주의라고 하면 노동과 자본이 싸우는 형태인데, 이제는 노동, 자본에 더해 협력업체, 고객, 지역사회, 정부까지 여러 이해관계자가 내 몫을 주장하는 세상이다. 기업들의 지속가능경영(ESG) 보고서에 ‘가치 분배’ 항목이 있지만, 하청 대금 지급이나 기부금 수준의 피상적인 지출 나열에 불과하다. (400조라는) 상식을 뛰어넘는 이익이 발생했을 때의 ‘셰어링 룰’에 대한 사회적 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향의 논의가 필요할까.

 

“과거 진행됐던 동반성장담론을 비롯해 공부에 근거해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본다. 그런데 지금은 룰에 대한 논의보다 시민단체 등이 주도해 사회연대임금, 초과이익 나누기 등 답을 정해놓은 상태에서 진행되고 있어 걱정스럽다. 사실 이익의 초과 부분을 규정하는 것도 정치적 개념이다. 우리는 자본과 노동 사이 분배 비율,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개념에 대해서도 답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마도 정부가 거대한 상생기금을 조성하는 방식이 될 것 같은데, 결국 어떻게 지출하느냐가 중요할 것이다. 삼성전자가 협력업체 등을 언급하며 5년 간 5조원 기여를 언급했는데, 아직 애매하고, (액수가) 연 1조에 그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삼성전자 위기의 핵심은.

 

“블라인드 데이터 연구를 하면서 느낀 것은 삼성이 망가졌다는 것이다. 예전에 SK하이닉스가 보기에 삼성은 존재 자체로 빛나는 1등 엄친아(엄마친구아들)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 1등 자리가 왔다갔다 하더니 자발적 이직률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0.9%인데 삼성전자는 아마 3~4배는 높을 거다. 돈도 감정도 1등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기술전쟁은 결국 인재전쟁이다. 사람들은 돈 많이 주고 행복한 회사에 끌리고 오래 머무를텐데, 돈은 이제 겨우 맞췄지만 감정은 그렇게 할 수 없다. 가장 심각한 게 노노 갈등이다.”

 

-노노갈등 완화 방안은.

 

“삼성전자의 철학인 신상필벌, 성과주의는 존중한다. 임단협 과정에서 회사는 일관된 시그널을 보여줬다. 그런데 이번에 전국민이 집안 싸움을 알게 됐고, 노노갈등을 해결하려면 회사가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원칙을 좀 깨는 것밖엔 없다. (DS와 DX는) 마치 아이스크림 장수와 우산 장수처럼 한 쪽이 울면 다른 쪽이 웃는 그런 관계다. 예전에도 힘들 때는 서로 도왔다. 매출이 안정적인 DX가 설비투자가 필요한 DS에 돈을 대줬고, 시너지도 났다. 그러므로 적자 사업부는 돈 못 주겠다고 하는 건 맞지 않다. 영업이익 일정 비율을 전사 풀을 만들어서 전사 성과랑 연동시켜야 할 것으로 본다.”

 

-‘관리의 삼성’이 문제를 여기까지 끌고 온 근본 원인이 뭘까.

 

“SK하이닉스의 경우 대표가 여러 차례 구성원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언급했지만, 이재용 회장 사과문이나 사장단 성명에는 그런 내용이 없었다. 4대그룹 중에서 정의선(현대차그룹)·최태원(SK)·구광모(LG) 회장은 이 정도로까지 사태를 방치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큰 일은 오너가 나서줘야 한다. 국정농단 때의 일이 영향을 미쳤겠지만, 이제는 아무도 이 회장을 비난하지 않지 않나. 또한 오너의 생각과 강조점이 경영진 인사에 반영되고 조직문화를 바꾸는데, 삼성은 그렇지 못한 게 문제라고 생각한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32/0003449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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