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 무리 지어서 고성에 난동
매일 민원… 단속반과 숨바꼭질
겁 질린 시민들 우회 보행 불편
지난달 29일 오후 1시 대구 남구의 관문인 서부정류장 내 한 벤치. 60∼70대 남성 5명이 담요를 깔아놓고 속칭 ‘구삐’(야바위·화투 도박) 판을 벌이고 있었다. 같은 연령대로 보이는 노인 10여명은 이들을 겹겹이 둘러싸고 훈수를 뒀다.

지난 5월 29일 대구 남구 서부정류장 내 한 벤치에서 60∼70대 5명이 도박을 하며 지폐를 주고받고 있다.
현장은 불법 노점 도박장을 방불케 했다. 이들은 한 사람당 수십만원 상당의 지폐 뭉치를 손에 쥔 채 1만원짜리 지폐를 주고받았다. 도박을 벌이는 노인들은 주위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고성을 질렀고, 구경꾼 노인들은 좋은 패가 나올 때마다 환호를 질렀다. 도박판에서 진 한 노인은 “시간을 때우기 위해 노인들이 정류장에 모인다”고 했다.
정류장을 찾은 시민들은 이들 노인들이 뿜어내는 담배 연기와 욕설을 피해 멀찍이 돌아가야만 했다.
대구 서부정류장 일대가 대낮부터 불법 도박판으로 전락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갈 곳 없는 노인들이 공공장소에 모여 떼 지어 도박을 벌이지만, 관할 지자체와 경찰의 단속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낮 동안 벌어진 도박판이 야간에는 술판으로 이어지면서 일부 노인들은 술에 취해 서로 싸우거나 고성을 지르며 정류장 일대를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경찰 관계자는 “노인들이 돈을 걸고 도박을 한다는 신고나 주취자 폭행으로 출동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고 전했다.

지난 5월 29일 대구 남구 서부정류장 내 한 벤치에서 60∼70대 10여명이 겹겹이 둘러싸고 도박을 구경하고 있다.
시민 강모(71)씨는 “과거 두류공원에서 행해지던 도박판이 이곳으로 옮겨왔다”며 “단속하는 사람도 없어 정류장 이용하기가 무섭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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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2/0004132253?sid=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