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와 CNN 등 외신은 26일(현지시간) 둥광핑이 소형 고무보트를 타고 한국 영해에 진입했다가 해경에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태안해양경찰서에 따르면 둥광핑은 지난 25일 오후 9시36분께 충남 태안군 서격비도 북서쪽 10해리 약 18㎞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어선에 발견됐다. 당시 그는 길이 3.3m 규모의 고무보트에 타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은 둥광핑을 긴급체포해 신진항으로 압송했다.
외신들은 둥광핑이 약 300㎞에 달하는 서해를 30시간 넘게 항해했고 발견 당시 탈진 상태였다고 전했다.
대전지법 서산지원은 28일 오전 11시께 둥광핑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한다.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오후 결정될 전망이다.
둥광핑은 중국 공산당 체제에 반대하며 정치 개혁과 인권 개선을 요구해 온 반체제 인사다. 중국 허난성 정저우에서 경찰관으로 근무하던 그는 1999년 톈안먼 사태 10주기 추모 청원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파면된 바 있다.
이후 2014년 톈안먼 추모 행사에 참석했다가 중국 당국에 구금됐다. 이후 여러 차례 해외 탈출을 시도했지만 중국으로 송환되는 일을 반복했다.
둥광핑은 2015년 태국으로 피신해 유엔 인권기구로부터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같은 해 태국 당국에 의해 중국으로 강제송환됐다.
그는 국가 권력 전복 선동 혐의로 복역한 뒤 2019년 출소했다. 이후 대만으로 헤엄쳐 탈출하려 했으나, 베트남에서도 체포돼 다시 중국으로 송환됐다. 그는 불법 월경 혐의로 또 복역한 뒤 2023년 10월 출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둥광핑을 돕는 중국계 캐나다 언론인 겸 인권운동가 셩쉐는 둥광핑이 2023년 제트스키를 타고 한국행을 시도했던 중국 인권운동가 권핑 사례를 참고했다고 밝혔다. 권핑은 당시 인천 앞바다에서 해경에 붙잡힌 뒤 한국에 머물다가 지난해 미국으로 건너가 망명을 신청했다.
태안해경 측은 "현재 한국인권단체 소속 변호인의 조력을 받고 있으며 구체적인 조사 내용은 수사 중이라 밝히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CNN은 대중 관계 개선에 공을 들여온 한국 정부에 이번 사건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인권단체 중국인권(HRIC)은 "70세를 앞둔 인물이 작은 고무보트로 망망대해를 건너야 했다는 사실 자체가 중국 인권 현실에 대한 참담한 고발"이라며 한국 정부에 강제송환 금지를 촉구했다.
한국은 유엔 난민협약 가입국이다. 둥광핑이 난민 신청을 할 경우 정치적 박해 우려가 있는 국가로 돌려보내지 않는 '강제송환 금지 원칙' 적용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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