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서울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 붕괴 사고가 서울시가 무리하게 공사 일정을 당기면서 빚어진 참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가 공사 입찰 공고 기간을 예외 조항을 동원해 최소한으로 단축하면서 공사가 부실하게 진행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27일 나라장터에 따르면,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는 지난해 4월 10일 공사비 136억 원 규모의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공사' 입찰을 공고했다. 입찰 공고 엿새 만인 4월 16일 시공사로 흥화가 결정됐고, 같은 달 30일 공사에 착수했다. 경북 지역 중견 건설업체인 흥화는 낙찰 하한선에 턱걸이한 83.742%(약 113억 원)의 금액으로 입찰에 참여한 주요 건설업체 8곳을 제치고 사업을 수주했다. 흥화는 올해 시공 능력 평가 전국 83위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통상 100억 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되는 대형 토목공사의 경우 시공사들이 설계 도면과 시방서를 분석하고 현장 위험 요소를 파악할 수 있도록 수십 일 이상의 공고 기간을 부여한다.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추정 가격이 50억~249억 원 미만인 공사 입찰의 경우 입찰서 제출마감일 전날을 기준으로 30일 전에 입찰 공고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공사는 '긴급 공고' 형식으로 공고 기간을 압축했다. 같은 법 시행령 제35조에 따르면, 긴급 공고 시 입찰서 제출 마감일 전날부터 기산해 최소 '5일 전'에만 공고하면 된다. 시가 택한 공고일(4월 10일)은 마감일(16일) 전날인 15일로부터 역산했을 때 정확히 5일 전이다. 법이 허용하는 최하한선 가이드라인을 단 하루의 오차도 없이 맞춘 '긴급 공고' 형식의 입찰을 진행한 셈이다. 서울시는 입찰공고문에서 "해당 공사는 시내 교통 중심지에서의 고가차도 철거 및 인양 등 난도가 높은 공사"라면서도 엿새 만에 입찰을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고난도 공사를 급하게 추진하면서 공사의 안전성을 담보하지 못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최명기 한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입찰 공고를 하면 시공사 측에서 제안서 등 각종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데, 이를 6일 만에 검토하고 개찰까지 이뤄진 건 지나치게 빠르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송창영 한국재난안전기술원 이사장은 "철거 공사는 신축 공사보다 구조공학적으로 더 많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어 많은 보강 계획이 수반돼야 한다"면서 "그런데 이렇게 짧은 시간 내에 개찰까지 완료된 걸 보면 시가 시공사의 해체계획서 등을 제대로 검토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서울시 측은 "1966년 준공된 오래된 고가차도인 만큼 시민의 안전 확보를 위해 조속히 작업에 들어갈 수 있도록 긴급 공고 형식으로 사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7월 고가차도 철거 공사를 마무리하고 2028년 새 고가를 개통할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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