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세금 내고 투표도 하는데…외국인들 "우리 공약은 없어요"
2,010 44
2026.05.28 09:21
2,010 44

https://n.news.naver.com/article/079/0004151426?ntype=RANKING

 

"제주에 사는 외국인을 위한 공약은 찾아보기 힘들다. 누굴 뽑아야 할지 모르겠다."
 
지난 24일 제주시 연동 한 카페에서 만난 외국인 30대 남성 A씨는 이같이 말했다. 2012년 제주에서 유학생활을 시작한 A씨는 2021년 영주권(F-5 비자)을 얻었다. 제주에서 직장 생활하며 세금을 내는 A씨는 오는 6월 3일 지방선거부터 처음 투표하지만 "마땅한 후보가 없어 난감하다"고 했다.
 

"외국인 공약 없는데 누굴 투표해야죠?"

중국 안후이성 출신인 A씨는 올해로 제주에서 생활한지 14년차다. 제주대학교에서 이공계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현재 도내 의료업계에서 일하고 있다. 그 사이 중국인 여성을 만나 결혼하고 자녀도 생겼다. 가정을 꾸리며 번듯한 집도 마련했다. 외국인이지만, 일반 도민과 똑같이 생활한다.
 
올해는 그에게 의미 있는 해다. 영주권을 얻은 이후 처음으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때문이다. 공직선거법상 영주 체류자격을 취득한 날부터 3년이 지나면 '지방선거' 투표권이 주어진다. 지방선거는 국민 대표를 뽑는 선거가 아니라 지역에 살며 세금을 내는 주민 대표를 뽑는 선거여서다.
 
하지만 후보들의 선거 공보물이나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공약을 보더라도 외국인 관련 정책은 눈을 씻고 봐도 없다고 했다. "어떤 기준으로 후보를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A씨는 "제주도는 국제자유도시이기 때문에 중국인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외국인도 많이 거주한다. 하지만 말만 국제자유도시이지, 외국인을 위한 정책이나 공약은 아예 없는 거 같다. 다른 영주권자와 이번 선거에서 누굴 뽑을지 얘기할 때 그냥 후보 인상 보고 뽑자는 말이 나온다"고 했다.
 

영주권을 얻은 외국인 A씨. 고상현 기자

영주권을 얻은 외국인 A씨. 고상현 기자 

각종 정책에서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배제

 각종 정책에서 외국인은 차별받는다고 했다. "일반 도민과 똑같이 세금을 내는데 신혼부부나 육아 등 복지정책을 추진할 때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혜택을 못 받을 때가 있다"고 하소연했다.
 
A씨는 "우리 애가 다니는 어린이집 원장님이 월 20만 원씩 나라에서 보육료를 지원해준다고 해서 신청했더니 교육청이나 시청에서 외국인이라서 안 된다고 하는 거다. 부모 중에 한 사람이 한국 국적이어야 지원해주는 사업이었다. 한국 국적과 연관성이 없으면 아예 배제된다"고 토로했다.
 
재난지원금이나 민생회복지원금, 고유가지원금 등 각종 지원금도 제주에서 일하거나 유학생활을 하는 외국인은 받지 못한다고 한다. 영주권자와 결혼이민자만 제한적으로 받는다는 것이다.
 
A씨는 "주변 외국인 친구들을 보면 도민과 똑같이 세금을 내며 일하고 있다. 요즘에는 한국 물가나 환율이 크게 올라서 한국에서 버는 돈을 본국에 보내지 못하고 다 제주에서 쓰고 있다. 힘든 건 마찬가지인데 왜 지원금 나올 때마다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차별하는지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투자해서 영주권 얻었는데 신경도 안 써"

 제주에는 A씨처럼 이공계 석사학위를 가지고 있고 한국어 능력이 출중해 영주권을 얻은 사례도 있지만 일정 금액 이상을 투자하는 '투자이민제도'로 영주 체류자격을 얻은 외국인도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투자이민제도가 시행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제주에서 모두 1990건·1조3천억 원의 투자가 이뤄졌다. 법무부 고시로 지정된 제주 휴양시설에 5억 원 이상 투자하고 5년간 유지하면 영주권을 얻는다. 현재는 기준 금액이 10억 원 이상으로 늘어 투자가 주춤하는 추세다.
 

중국어로 적힌 제주 가게 모습. 고상현 기자

중국어로 적힌 제주 가게 모습. 고상현 기자
지난해까지 투자이민제도로 영주권을 얻은 외국인 투자자와 가족은 모두 1826명이다. 국적별로 보면 중국인이 1750명(95%)으로 가장 많고 이어 미국인 13명, 영국·러시아인 각 4명 등이다. "투자 유치 때만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이후에는 신경도 쓰지 않는다"며 제주를 떠나는 외국인도 많다.
 
(중략)
 

"제주 거주 외국인 목소리도 귀 기울여 달라" 

특히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외국인 혐오로 곤혹스러울 때도 많다. 제주 온라인 기사마다 중국인 관련 내용이 아닌데도 '단골' 댓글로 중국인을 혐오하는 내용이 담겨있는 경우도 허다하다.
 
A씨는 "아파트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지하주차장 원하는 곳에 세울 수 있도록 추첨하는데 제가 뽑은 면과 다른 멀리 떨어진 엉뚱한 곳에 배정했다. '외국인 혐오로 신고하겠다'고 항의해도 바꿔주지도 않았다. 중국인인 아내는 한국말이 서툴러서 직장에서 무시당하는 일도 더러 있다"고 말했다.
 
제주에서 10년 넘게 살면서 누가 지역일꾼이 되는지에 따라 외국인을 향한 시선도 달라지는 것을 체감했다고 한다. A씨는 "누가 도지사가 되고, 외국인에 대해서 차별 없이 정책을 펴느냐에 따라 외국인 혐오가 그나마 줄어들기도 하더라. 외국에 살면서 투표가 참 중요하다고 느꼈다"고 했다.
 
A씨는 "관광으로 먹고 사는 제주에서 해마다 외국인 관광객을 많이 받으려고 하지 않나. 외국인 관광객들이 제주에서 불편함 없이 지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제주에 체류하는 외국인이다. 지방선거에 나서는 후보들이 제주에 거주하는 외국인 목소리도 많이 귀기울여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 고상현 기자

제주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 고상현 기자

댓글 44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더쿠X브링그린💚] 브링그린 덕후 모여라..🌿브링그린 티트리 시카 토너/크림 & 알로에 젤 쿨러 기획 체험단 (100명) 320 05.27 17,008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5,222,380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2,512,020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3,176,398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825,424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125,017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5 21.08.23 8,578,288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72 20.09.29 7,488,559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24 20.05.17 8,699,864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22 20.04.30 8,586,243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555,044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81468 이슈 탱크라는 이유로 불매 운동이 터졌다는 거 밖에서 보면 굉장히 쪽팔립니다. 해외에서 지금 대한민국 상황을 보면 정말 우습지 않겠습니까? ( feat. 스타벅스 ) 15:45 243
3081467 유머 여자친구에게 청혼하는데 격하게 기뻐하는 리트리버 4 15:44 437
3081466 이슈 현재 유행 폭발하고 있는 장난감...jpg 2 15:43 871
3081465 기사/뉴스 대만 진출 1호 치어리더 이다혜, 교복 응원복 논란…"학교 이미지 훼손" 8 15:41 1,154
3081464 기사/뉴스 집주인 이름 '홍길동'에 돈 보냈는데…보증금 8억 가로챈 '삼행시 단체통장' 5 15:39 830
3081463 이슈 마지막 기회 붙잡고 데뷔까지 간 신인여돌 2 15:38 575
3081462 기사/뉴스 "숨진 서산 70대 경비원, 경비실 바닥에 스티로폼 깔고 휴식" 29 15:38 1,931
3081461 정치 이재명 대통령: 시장에서 밥먹는걸로 뭐라하시는 분들 있던데 11 15:38 920
3081460 이슈 습도 미쳐서 꼬순내 도랏어요 5 15:36 1,773
3081459 이슈 80년대 기사 : 요즘애들은 말투도 너무 어리광스럽고 남자애들도 너무 여자애들같음. 남자다운 구석이 없음. 5 15:36 897
3081458 이슈 김연아 뉴발란스 광고 6 15:35 871
3081457 이슈 아이오아이 𝑺𝒖𝒅𝒅𝒆𝒏𝒍𝒚 쇼츠 업뎃 15:34 216
3081456 이슈 변비의 무서운 점.jpg 8 15:34 1,223
3081455 이슈 흑고니 부부의 비밀 6 15:33 479
3081454 정보 교육감 투표용지는 기호 없고 순서 로테이션입니다. 이름을 알고 가셔야 합니다 34 15:33 2,179
3081453 정치 [단독] 이명박, 30일 부산 수영로교회·자갈치시장 찾는다 45 15:33 790
3081452 이슈 [프리미어리그] EPL에 참가하는 20개 구단 중 9개의 구단이 다음 시즌 유럽 대항전에 출전할 예정입니다 15:31 194
3081451 유머 형아들 싸움하는데 갑자기 주인공이 바뀜 6 15:31 858
3081450 이슈 최근 10명단위 정상성모임나갔는데 신기한점.twt 23 15:30 1,518
3081449 이슈 발매 예정인 산리오 인형 굿즈들.jpg (스포주의) 16 15:29 1,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