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0일~4월 30일 내외국인 자조서 분석
강남3구 등 서울 상급지 갈아타기 자금 집중
주식·채권 매각대금, 증여 금액도 1조원대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서울·경기 등 주요 지역에서 다주택자의 매물이 시장에 출회됐던 지난 석달 간 기존 주택이나 토지를 처분한 금액 약 7조6000억원이 주택 매수에 쓰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 재개 전 퇴로를 열어줘 시장에 나온 매물 상당수가 유주택자들이 ‘더 똘똘한 한 채’ 로 갈아타는 데 소화된 셈이다.
동시에 무주택자의 내 집마련도 이뤄졌다. 서울·경기 지역에서 전셋집 등 임대 보증금을 처분해 주택을 매수한 금액도 약 4조원 규모로 집계됐다.
22일 헤럴드경제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국토교통부의 ‘내외국인 주택(아파트·단독·다가구·연립 등) 자금조달계획서 자금 출처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10일~4월 30일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제출된 내국인 자금조달계획서는 2만4974건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2월 10일부터 외국인의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의무화, 가상자산 매각대금 항목 신설 등을 담은 부동산거래신고법을 시행했다.
서울·경기 부동산 처분대금 11.5조…강남3구 등 상급지 금액 높아
내국인이 서울 주택 매수 계약을 하며 제출한 자금조달계획서 중 절반 이상이 부동산 처분대금(1만4974건)이었다. 주택, 토지 처분 금액이 4조3628억원, 임대보증금 금액은 2조3491억원으로 총 6조7119억원 규모다.
서울 주택으로 유입된 갈아타기 자금이 4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사실상 유주택자의 상급지 매수세가 시장을 주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주택, 토지 처분 금액이 높았던 자치구는 송파(4287억원), 강남(3367억원), 서초(2280억원) 등 고가주택이 밀집한 강남3구 지역과 강동(2560억원), 동작(2514억원) 등 선호도 높은 한강벨트 지역이었다. 목동, 여의도 등 재건축 호재가 있는 양천(2328억원), 영등포(2257억원)도 갈아타기 자금 유입이 두드러졌다.

아울러 노원(2832억원), 성북(2064억원), 강서(2002억원) 등 서울 외곽 자치구에도 주택, 토지 처분대금이 집중됐다. 이는 외곽 지역 내 갈아타기와 더불어 경기·인천 등 서울 외 수도권 유주택자들의 서울 진입 수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자신이 거주 중이던 임차주택 보증금 반환받아 주택 매수에 활용한 금액도 2조원대로 집계됐다. 이 중 일부는 비거주 1주택자가 전세보증금을 빼 ‘새 집 매수’를 했을 수 있으나, 상당수는 무주택자가 이 기회에 ‘내 집 마련’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국토부는 지난 12일 올해 연말까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모든 ‘세 낀 매물’ 매매를 허용하면서 “3월 다주택자가 매도한 서울 아파트의 무주택자 매수 비율이 73%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 기간 내국인 자금조달계획서 1만8668건이 제출된 경기도의 경우, 그 중 67.1%(1만2528건)가 부동산 처분대금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기입했다. 주택, 토지 처분대금은 3조2113억원, 임대보증금 금액은 1조6092억원이다. 경기도 광명, 과천, 분당, 수지, 하남 등 선호지역이 분포돼 있어 갈아타기 수요가 유입되고, 구리·동탄 등 비규제지역으로 내집마련 수요가 몰리면서 부동산 처분대금이 약 5조원에 달했다.
주식·채권 팔아 마련한 금액도 1조원대…증여금액 1.3조 달해
부동산 처분대금 뿐 아니라 서울 주택을 매수하기 위한 주식, 채권 매각대금과 증여, 상속 금액도 조(兆)단위였다. 전체 제출건수 중 주식, 채권 매각대금을 기입한 건수는 5788건(23.2%)로, 금액은 1조3590억원이다. 지난 석달 간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증시가 호황을 맞자 주식 시장에서 거둔 차익을 부동산 자산으로 전환하려는 현금이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증여, 상속 건수는 전체의 25.7%(6418건) 비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증여 금액이 1조2981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상속 금액은 25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6·27 대출규제, 10·15 부동산 대책 등 주택담보대출 한도 축소로 자금 조달 문턱이 높아지자 증여 자금을 끌어다 서울 주택을 매수한 것이다.
가상화폐 매각대금을 기입한 자금조달계획서는 1.5%(376건)에 불과했다. 금액은 264억원으로, 가상화폐 시장 침체와 변동성 확대로 코인시장에서 차익을 거둬 부동산으로 넘어오는 코인머니 영향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금융기관 대출을 통해 주택을 매수한 사례는 전체의 61.6%(1만5381건)로, 금액은 5조2562억원이었다. 자금조달계획서 건당 평균 대출액은 약 3억4000만원으로 15억원 이하 주택 6억원, 15억 초과 25억원 이하 주택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 2억원 등으로 대출 한도가 크게 줄어들며 평균 금액도 3억원대를 기록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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