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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신라 금관, 일제가 굳힌 80년 통설 깨지나…“데스마스크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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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26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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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왕족의 얼굴에 금관을 통째로 씌웠다는 데스마스크설은 명백한 착각에 불과하다. 이제 논란은 끝나야 한다.’

경주 4~6세기 신라 돌무지덧널무덤(적석목곽분)에서 나온 금관의 쓰임새와 관련해 지난 70여년간 통설처럼 여겨져온 ‘데스마스크설’에 대한 신라 고고학자의 파격적인 반박이 나왔다.

심현철 계명대 교수는 오는 29일 국립경주박물관 대강당에서 열리는 신라왕경연구회 1회 학술대회에서 이런 논지를 담은 연구 논문을 발표한다. 그는 ‘금관 실제로 썼는가: 착장 가능성과 데스마스크 논란의 재검토’란 발표문을 통해 데스마스크설은 무덤 주인이 착장한 가슴 장식 또는 목걸이의 착장 위치를 착각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오랫동안 학자들이 제기해왔고 지금도 신라 금관 연구 권위자인 이한상 대전대 교수가 주창하는 데스마스크설은 금관이 무덤 주인 얼굴을 거의 통째로 덮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192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경주 적석목곽분 무덤의 묘실을 발굴한 결과, 금관의 나뭇가지형 장식이 주검의 얼굴과 어깨까지 오므라든 채 내려온 모습으로 발견됐고, 금관 또한 고깔형으로 납작해진 모양새로 출토돼 일종의 용기처럼 망자의 얼굴을 덮는 용도로 썼을 거라는 게 데스마스크설의 요체다.

그런데 심 교수가 서봉총, 금령총, 황남대총, 천마총, 양산 부부총, 대구 달성고분 등 무덤 발굴 현장의 금관·은관·금동관 출토 위치를 분석해보니 이런 전제가 성립할 수 없다는 게 논고의 핵심이다. 어떤 무덤에서든 금관 아랫부분인 관테 바로 아래쪽에 귀걸이(이식)가 정연하게 놓인 모습이 확인되고, 그 아래에 가슴에 달았던 목걸이 장식(흉식)이 나오는 양식이 같았기 때문이다. 금관을 얼굴에 데스마스크처럼 씌웠다면, 귀걸이가 금관 아래가 아니라 금관 내부나 그 위쪽에서 확인돼야 하는데, 이런 양상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일제강점기 금령총을 발굴하고 보고서를 쓴 일본 학자 하마다 고사쿠와 해방 뒤 한국 고고학계의 김원룡, 진홍섭, 윤세영 등이 금관을 두고 ‘재질과 구조가 취약한, 무덤 장례를 위해 급하게 만든 장의용 물품’이라는 주장을 80여년간 계속하면서 오판이 더욱 강화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심 교수는 짚었다.

왕족들이 금관을 평소 주요 행사 등에도 쓰고 다녔는지, 아니면 장례 때만 부장품으로 넣었는지 여전히 논란의 소지가 있지만, 적어도 얼굴에 씌우는 데스마스크 용도는 아닌 것으로 확실하게 고증됐다는 게 그의 논지다.

데스마스크설은 일제강점기 경주 고분을 발굴한 일본 학자들의 견해까지 연원이 올라가며, 해방 뒤부터 지금까지 신라 고고역사학계는 물론 국립경주박물관과 언론에서도 거론하면서 굳어진 통설이다. 지난 2020년 신라문화유산연구원이 공개한 경주 황남동 120-2호분 금동관 발굴 성과 공개회 때도 무덤 주인이 금동관을 얼굴에 쓴 데스마스크 형태로 추정해 소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한 심 교수의 반박은 학계에 큰 파장을 던질 것으로 보인다.

https://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1260337.html#ace04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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