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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체’가 개봉 5일 만에 누적 관객 200만 명을 돌파했다. 올해 최고 흥행작 ‘왕과 사는 남자’가 같은 기록을 세우는 데 11일, ‘살목지’가 19일 걸린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빠른 속도다.
표면적인 숫자만 보면 올해 가장 강한 흥행 돌풍처럼 보인다. 하지만 흥행 구조를 뜯어보면 좌석 효율과 관객 반응 지표 분위기는 다르다.
속도의 배경에는 연휴와 대규모 스크린 배정이 있었다. ‘군체’는 개봉 첫날 21만8290명으로 출발한 뒤 부처님오신날 연휴 동안 92만4125명→150만1633명→201만8445명으로 누적 관객이 빠르게 불어났다. 스크린수도 개봉일 1964개에서 연휴 기간 최대 2110개까지 확대됐다.
그러나 효율 지표는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 좌석판매율에서 좌석점유율을 뺀 값을 상영일차별로 비교하면 ‘군체’는 개봉일 -41.8%p로 출발해 연휴 기간 D+2~4에도 -25.2%p→-17.4%p→-19.3%p를 기록했다. 좌석 공급 대비 실제 관객 유입이 충분히 따라붙지 못했다는 의미다. 프랜차이즈 영화관들이 스크린을 몰아줬지만 그만큼 좌석을 채우지는 못한 셈이다.
비슷한 장르 흥행작인 ‘살목지’와 비교하면 차이가 더 선명하다. ‘살목지’는 일반 주말 기준 D+3에 -2.9%p까지 격차를 좁혔다. 연휴 효과를 받은 ‘군체’가 오히려 평범한 주말의 ‘살목지’보다 낮은 효율을 보인 셈이다.
‘왕과 사는 남자’도 첫 주말 D+3·4에는 -20.8%p·-19.9%p 수준이었지만 설 연휴 D+10~14에는 +0.6%p→+12.9%p로 플러스 전환에 성공했다. 시간이 갈수록 실제 수요가 공급을 따라잡았다.
관객 반응 지표도 이 흐름과 연결된다. CGV 에그지수는 ‘군체’ 88%, ‘살목지’ 88%, ‘왕과 사는 남자’ 97%다. 메가박스 평점은 ‘군체’ 8.3, ‘살목지’ 8.2, ‘왕과 사는 남자’ 9.4다.
숫자만 놓고 보면 ‘군체’와 ‘살목지’는 거의 같은 만족도다. 그런데 ‘군체’는 ‘살목지’보다 훨씬 많은 관객이 개봉 초반 몰렸다. 기대치 자체가 더 높았다는 의미다.
그러면 같은 88%라도 의미는 달라진다. 기대 없이 본 관객이 준 88%와 ‘올해 최고 기대작’ 분위기 속에서 나온 88%는 무게가 다르다.
초반 관객이 빠르게 몰릴수록 입소문 확산 속도도 빨라지는데, 현재 시장 반응은 ‘압도적 호평’보다는 ‘호불호가 갈린다’에 가까운 흐름이다.
다만 88%라는 만족도는 장르 관객은 어느 정도 만족했다에 가깝다. 특히 SF·크리처·미스터리 계열은 폭넓은 대중성보다 충성 관객 유지가 중요하다.
영화 흥행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갈린다. ‘왕과 사는 남자’처럼 높은 만족도를 바탕으로 가족 관객까지 붙으며 장기 흥행하는 작품이 있다. 반대로 ‘살목지’처럼 장르 팬층 중심으로 움직이며 평일 관객을 꾸준히 유지하는 유형도 있다. 또 하나는 초반 마케팅 화제성만 강한 작품들이다. 개봉 첫 주 수치는 높아도 둘째 주 급감한다.
결국 이번 주말을 건너 휴일인 총선까지 어떻게 이어질 것인가다. 평일 관객 유지력이 살아남으면 롱런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다.